넥슨이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샌드박스 MMORPG ‘야생의땅 듀랑고(이하 듀랑고)’가 서비스 1주년을 맞이했다.
  
개척형 오픈월드 게임을 표방했던 듀랑고는 단순한 성장이 강조된 MMORPG가 아닌, 다른 유저들과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오픈 초기 수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도 대다수의 유저들이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표지판에 도트로 그림을 그리거나, 미니게임을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등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고, 다른 유저들과 함께 즐기는 샌드박스형 게임의 본질을 추구하는 게임성이 돋보였다. 
  
이은석 디렉터가 “듀랑고는 준비된 콘텐츠를 즐기는 놀이공원 방식이 아니다.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생각해서 찾는 능동적인 놀이터 방식으로 진행된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는데, 결과적으로 개발진의 의도대로 게임이 흘러갔다.
  
그 결과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열린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듀랑고는 기술·창작상 부문 기획/시나리오와 그래픽 분야를 수상했으며, 최우수상에 선정되는 등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물론, 상업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 출시 초기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과금 요소가 많지 않고, 일반적인 MMORPG처럼 경쟁형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순위가 하락했다. 
  
다만, 넥슨이 듀랑고를 개발하면서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것보다 다양한 유저들이 새로운 재미를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성과는 분명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듀랑고는 2019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에 준비한다. 그 중심에는 지난 24일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 ‘세컨드 웨이브’가 있다. 세컨드 웨이브 업데이트는 1월 4주 차 첫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5주간 세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업데이트다.
  
주목할 부분은 업데이트 내용이다. 1차 업데이트로 ‘개인 소유섬 도입’과 ‘단체 지원 요청 보상’이 개편됐으며 ‘농사/건설 개편’, ‘불안정 섬 군도 추가’ 등의 깊이 있는 콘텐츠 추가가 예정되어 있다.
  
먼저 개인 소유섬의 도입은 유저들의 사유지 관리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를 대폭 완화시켰다. 기존의 사유지는 수시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재산을 잃기 쉬운 것은 물론, 사유지를 이사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게임을 잠시 쉬었다가 돌아온 유저들의 경우 모든 재산이 사라져 정착에 상당한 애로사항이 존재했다.
  
이번 업데이트로 개인섬이 추가됨에 따라 이 같은 불편함은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섬의 경우 넓은 대지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부분을 사유지로 선언한 뒤 사용할 수 있으며, 건축물의 내구도가 소모되지 않는다. 또한 유지비까지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사유지 관리의 부담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단체 지원요청 보상의 개편은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단비같은 소식이다. 듀랑고는 스킬 간의 구조가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특성상, 많은 유저들이 함께 플레이하면 필요한 스킬을 분배해서 투자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반면, 혼자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경우 자신이 습득하지 않은 스킬의 결과물이 게임 내 중요하게 쓰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회사(요리 물품, 채집 도구)’와 ‘엽록포럼(식물 자원, 농사 물품, 의상 제작 재료)’, ‘개척회의(광물 자원, 동물 자원)’, ‘위원회(각종 제작 재료, 건축 재료)’로 구성된 단체의 보상이 유저의 레벨에 맞는 유용한 보상으로 변경된 만큼, 보다 효율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듀랑고에 불어온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은 긍정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한때 200위권까지 떨어졌던 듀랑고의 매출 순위는 현재(30일 기준) 124위까지 반등했다. 반등한 순위가 결코 높다고 볼 수 없지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서비스가 장기화된 게임이 한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후 다시 반등하는 케이스가 많지 않았던 만큼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한 듀랑고의 향후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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