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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드림 한국서비스 1주년, 악조건 속 피워낸 정성 운영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1.30 16:15

일본에서 모바일 캐릭터 리듬게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퀄리티와 매력을 모두 잡아야 한다. 

미디어믹스 기반으로 설계된 뱅드림 프로젝트는 2017년 3월 현지에 뱅드림! 걸즈밴드파티!(이하 뱅드림)를 출시한 이후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오랜 기간 왕좌를 차지해온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데레스테)를 제치고 장르 내 최고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뱅드림이 가진 무기는 엄청난 품질의 일러스트와 캐릭터 간 스토리 강조, 리듬게임 자체의 세련된 재미에 있다. 거기에 신경 써서 제작된 밴드 음악과 유명 커버곡들이 완성도를 높인다. 아이돌마스터와 러브라이브라는 거대 IP 속에서 신생 게임이 치고 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부터 게임성을 입증한 셈이다.

카카오게임즈(이하 카카오)가 2018년 2월부터 한국 서비스를 개시했고, 검증된 게임이니만큼 한국 서비스를 향한 관심도 높았다.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 이런 질문을 종종 받았다. "뱅드림이 왜 국내에서 생각보다 부진한 걸까요?" 대답은 언제나 비슷했다. 

"아니오, 생각보다 선방쇼를 펼치고 있는데요"

사실, 뱅드림 한국 서비스는 다방면으로 악조건 속에서 시작해야 했다. 국내 게임사의 퍼블리싱 소식이 공개되자 마니아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온 이유가 있었다.   

천체관측을 천체관측이라 부르지 못하고

카카오에 대한 이미지는 국내 라이트유저와 코어유저가 극명히 갈린다. 캐릭터 캐주얼게임은 두루두루 사랑받지만, 해외 퍼블리싱 게임을 자주 겪은 코어유저들은 불신이 쌓여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뱅드림은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코어유저를 공략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이미지 전환이 첫 번째 과제일 수밖에 없었다.

가장 근본적인 악조건은 일본 버전보다 1년 늦게 시작했다는 점이다. 캐릭터 콘텐츠 게임에서 1년은 큰 격차다. 카드와 악곡이 몇 배 다양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한국 서비스가 몇 달 지난 뒤, 관련 커뮤니티들에 일본 뱅드림 이용에 관한 문의글이 줄을 이었다. 

국내 출시 전부터 일본 앱스토어를 통해 즐기고 있는 유저도 많았고, 신규 유저조차 기본 스토리와 메뉴 사용만 익힌 다음 일본 버전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쪽이 이득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최신 이벤트 스토리를 유저들이 직접 번역해 공유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었다.

재화를 풍부하게 지급하고 이벤트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해서 따라잡으려 해도, 이미 일본 역시 그렇게 하고 있었다. 현지 운영이 좋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차이를 좁히는 일이 쉽지 않았다. 

악곡 저작권에 의해 들쑥날쑥해진 곡명 현지화도 난관이었다. 일본은 저작권자 권리가 매우 강한 국가다. 커버곡마다 저작권자의 의중에 따라 제목 표기를 다른 방식으로 들여와야 했다. 대부분은 한국어로 번역해 적었지만 '천체관측'은 일본어를 영문으로 적은 'Tentai Kansoku'로 들어오고, '夏祭り'는 일본어를 한글로 적은 '나츠마츠리'가 되는 등 표기법을 통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음반 자켓 현지화 디자인

악조건 속에서 한국 뱅드림 운영팀은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카카오 이름을 보고 운영은 포기하고 시작했는데 정성을 많이 쏟아서 놀랐다"는 반응이 유저들 사이에서 종종 발견되었다.

최대한 빠르게 따라가려는 노력과 피드백이 돋보였다. 커버곡 업데이트만 해도 현지 순서에 집착하지 않았다. 일본과 한국에서 지명도 높은 곡을 성심껏 조사하고, 많은 유저가 원하는 곡을 정확하고 빠르게 가져왔다. '로미오' 같은 곡은 현지 추가 1개월 만에 한국에 업데이트되기도 했다. 

한국 서비스 불과 1개월 후, 일본 뱅드림은 최고 등급인 4성 카드 획득 확률을 1.5%에서 3%로 영구 상향했다. 이것 역시 악조건이었다. 카드 풀이 적을 시기에 확률을 섣불리 따라 올리면 매출 타격이 따라올 위험이 컸다. 하지만 카카오는 논의 후 곧장 확률을 올리는 방향을 택했다. 유저를 잃지 않겠다는 판단이었다.

깔끔한 현지화 작업도 눈에 띄었다. 번역 퀄리티는 뛰어났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초월번역'도 곳곳에 나타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앨범 커버 이미지까지 전부 한글을 넣어 새로 디자인한 부분은 아트 팀의 노고를 짐작케 한다. 현지 성우가 직접 ‘카카오게임’ 게임사 콜과 한국어 인사를 녹음하는 등 현지와의 협업도 활발했다.

어찌 됐든 정성이다

'애정표현'도 확실했다. 캐릭터들의 생일마다 그에 어울리는 생일 케이크를 만들고 테이블을 꾸며 축하하는 자리를 만드는 일은 그 정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 그밖에 공지들도 내용이 충실했고, 유저 의견에 대한 답변도 매우 빨랐다. 

걸그룹 여자친구 곡 콜라보는 국내 운영진이 '다각도로 활로를 찾는다'고 평가할 만한 사례였다. '오늘부터 우리는'과 '밤'을 리듬게임 속으로 들여와 이전까지 접점이 없던 유저층에게 노출을 시도했다. 밴드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세계관이 깨진다며 기존 유저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기간 한정이었기 때문에 적절한 타협안이 되었다.

불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서버 문제는 잦은 이슈로 떠올랐다. 종종 접속 불량으로 이벤트 등 콘텐츠를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서 "뱅드림 퍼블리싱에 투자를 줄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버 개선만 이루어진다면 한국 서비스 점수는 만점에 가깝다.

한국서비스 1주년 기념 독점 일러스트, 예쁘다, 그런데 왜 윷가락이 5개일까

한국 뱅드림은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해 재화를 뿌리고 있고, 한국 독점 일러스트를 공개한 데 이어 밴드별 특별 영상을 차례대로 오픈할 예정이다. 4성 확률이 두 배로 오르는 드림페스 역시 1주년에 맞춰 열린다. 

뱅드림이 한국에서 거대한 흥행작이 되기는 어렵다. 유저층의 한계가 있고, 위에 언급한 악재들도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1년 사이 충실하게 콘텐츠를 쌓아올려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무엇보다, 카카오가 최선을 다 해 운영했다는 성공적 사례를 유저에게 남기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가치가 된다.

끝으로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에게 남기는 조언, 협력라이브를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다. 초심자라도 쉬운 난이도로 열심히 치면 다른 유저들이 점수 커버를 해줄 것이다. 죽더라도 손 놓지 말자. 피버만 쳐주면 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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