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한 6관왕을 차지하는 등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뒤흔들었던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일본명: 黒い砂漠 MOBILE)’이 일본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7월부터 일본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을 착실히 준비해온 펄어비스는, 2월26일부터 일본에서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

펄어비스가 대만에 이어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에 비해 약 3배 이상의 거대한 규모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2018년 연간호)’에 따르면, 일본의 2018년 10월 기준 게임산업 연간 매출은 177억 1,550만 달러(한화 약 19조 9,706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344억 달러(한화 약 38조 8,700억 원)의 전체 매출을 기록한 중국과 315억 5,350만 달러(한화 약 35조 5,671억 원)를 기록한 미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의 전체 매출은 57억 6,500만 달러(한화 약 6조 4,971억)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역시 일본 진출과 연관된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엑스박스 버전을 북미와 유럽에 오는 3월 4일 출시할 예정인데, 일본 역시 콘솔시장이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공으로 일본 시장에서 IP 파워를 입증한다면 자연스럽게 콘솔시장에 진입해 IP를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동안 일본 게임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들의 성과는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베스파의 ‘킹스레이드’나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등의 국내 게임들이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긴 했지만, 불모지라고 불릴 만큼 MMORPG의 성공 사례는 유독 드물다. 현재(15일 기준) 일본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더라도 상위권에 위치한 MMORPG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기대해 볼만한 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가장 큰 강점은 검은사막 IP가 갖는 파급력이다. 지난 2015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은 출시 이후 온라인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 PC 하드웨어 시장에 업그레이드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한 최근 출시된 게임빌의 모바일 MMORPG ‘탈리온(일본명: Vendetta)’이 양대 마켓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일본 시장에서 MMORPG가 흥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으며, 액션 RPG 못지않은 액션성이 강조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특성상 기존의 모바일 MMORPG와 다른 재미로 현지 유저들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 시장은 오랜 기간 서비스 중인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충성도 높은 유저들의 확보가 중요한데, 그동안 펄어비스가 1년 동안 지속된 주 단위 업데이트를 통해 국내와 대만에서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확보해왔던 만큼 운영의 노하우를 발휘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현재 검은사막 모바일은 현지에서 유저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한 분위기다. 지난 1월 8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사전예약자 수는 50만 명(8일 기준)을 넘어선지 오래다. 또한 도쿄에서 열렸던 검은사막 모바일 유저 간담회는 현장을 방문한 관객들에게 뛰어난 퀄리티를 바탕으로 호평받았다.

일본 미디어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일본 최대 게임 매체 ‘패미통(ファミ通)’은 “검은사막 모바일은 새로운 게임 체험을 만들고 있으며, 2019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다.”라는 평가를 내렸으며, ‘전격온라인(電撃オンライン)’은 리뷰를 통해 “뛰어난 액션성과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으로 몰입감 있는 세계를 구현했다.”고 언급했다.

펄어비스가 현재 검은사막 모바일의 일본 서비스를 앞두고 가장 집중적으로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현지화 작업이다. 지난 14일 2018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펄어비스는 “일본에서 현지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타 서비스와 차별화할 생각이다.”라며 일본 시장 공략 방안을 공개했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해 아키야마 타카토시 일본 운영 총괄 PD는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며, 게임성을 해치는 아이템은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단순한 현지화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 서비스만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공적인 일본 시장 안착은 펄어비스의 2019년 사업 계획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차세대 엔진 개발로 올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펄어비스가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등의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로 MMORPG 불모지로 평가받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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