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상용화 그래픽 온라인게임,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온라인게임인 '바람의나라'가 초기 버전 복원에 성공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 프로젝트로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바람의나라 1996’은 넥슨이 개발한 바람의나라의 96년 클라이언트 버전으로 되살리는데 성공해, 세계 최초의 온라인게임 복원 사례가 된다.

NXCL의 최윤아 대표는 NDC 2014 세션을 통해 '바람의나라' 복원 과정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바람의나라는 18년을 서비스하며 1,000번 넘는 업데이트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렇다보니 초기 버전의 흔적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복원에 필요한 소스코드가 없었고, PC통신 서비스가 차례로 종료되면서 실행파일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초기 개발자들도 서비스 날짜에 대해서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바람의나라 초기의 기억은 흐릿한 상태였습니다"

"지금과 개발언어 자체가 달랐던 것도 난관이었습니다. 소스코드 확보를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소장품을 찾아보고,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아 게임 잡지와 부록CD 등을 찾아다녔죠. 다행히도 넥슨에서 개발 도중에 데이터를 CD에 저장해 보관해 두었기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것이 97년 버전의 그래픽 데이터와 98년 버전의 서버 데이터, 그리고 99년 버전의 클라이언트였습니다. 하지만 서로 버전이 다른 서버 데이터와 클라이언트 데이터를 구한만큼 정상적 구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픽은 모두 깨져서 나왔고, 당시의 이미지 파일 형식은 지금의 뷰어로 볼 수 없었습니다"


“개발자들의 기억을 더듬어 바람의나라 초창기 이미지 데이터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고, 서버 데이터와 클라이언트 데이터를 조립한 끝에 데이터 복원이 어느 정도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마법, 아이템 등의 데이터는 98년 버전이었죠. 결국 96년의 데이터를 구하기 위해 당시의 게임잡지 공략을 찾아 데이터 복원 작업까지 거쳐 96년의 바람의 나라가 되살아났습니다”


“바람의나라 복원 작업은 원래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야 비로소 온라인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전시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바람의나라 홈페이지, 넥슨컴퓨터박물관 홈페이지 등에서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공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복원된 바람의나라를 공개하려니 당시와 법이 달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1996년에는 심의가 없었기에 게임 서비스 등급이 없었습니다. 문의를 해보니 2000년에 받은 심의 내용을 소급적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바람의나라는 18년간 전체 이용가 서비스를 진행해 왔습니다. 문제는 96년에는 셧다운제가 없었고, 이용자의 연령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서버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람의나라 초창기 개발자이자 복원 작업에 참여한 저스트나인 이효진 이사는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디지털 보존을 위해 개발 도중에도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의나라 백업 자료는 98년에 골드 CD에 저장한 데이터만 무사했고, 2000년 이후 데이터는 CD가 산화되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할 때는 저장 매체와 버전을 맞춰 안정적인 보관 장소에 백업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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