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포켓몬 팬들을 거리로 나오게 할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킨 나이언틱의 ‘포켓몬고’가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때 100위권 밖까지 매출 순위가 밀려났었던 포켓몬고는 어느새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각각 25위와 21위(4일 기준)의 매출순위를 기록 중이다.

포켓몬고는 출시 이후 AR게임의 새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을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AR 신기술과 포켓몬의 만남은 시너지를 내며 게임 유저가 아닌 일반인까지 포켓몬고를 즐기며 광풍으로 불렸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여전히 북미/유럽에서는 매출 상위권이지만 한국에서 포켓몬고를 즐기는 유저는 하나둘씩 줄어갔다.

인기 하락의 이유는 명확했다. ‘콘텐츠의 부재’였다. ‘포켓몬’이란 강력한 IP(지식재산권)와 ‘AR’이라는 신기술로 유저들을 넓혔지만, 포켓몬을 수집해 도감을 채우는 것과 ‘체육관’ 콘텐츠 정도를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즐길 만한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힘이 빠졌다.

물론, 국내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것은 맞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서비스 초기 즐길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여기에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페이크 GPS 앱이나, 포켓몬의 숨겨진 개체값을 확인할 수 있는 ‘IV GO’ 같은 앱, 위치 추적 서비스 등으로 인해 열심히 발로 뛰며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이 허탈함을 느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특히,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나이언틱의 안일한 대처는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는 도화선이 됐다. 그렇게 포켓몬고는 유저들의 설치 목록에서 사라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서비스 3년 차에 접어든 현재, 포켓몬고는 다시 한 번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성기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번화가나 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포켓몬고를 즐기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있는 유저들을 발견할 수 있다.

단순히 체감상으로 포켓몬고를 즐기는 유저들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포켓몬고는 지표상으로도 역주행을 시작했다. 매출 순위의 상승은 물론, ‘커뮤니티 데이’를 기점으로 DAU(Daily Active Users) 수치 역시 월 평균 보다 120% 이상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특성상 한 번 순위가 떨어진 게임이 반등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포켓몬고가 이렇듯 반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바 있는 유저들이 떠난 이유에 대한 해답을 나이언틱이 제시했기 때문이다.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신규 포켓몬 업데이트는 물론, AR+ 기능과 날씨 부스트 효과 등의 추가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했다.

그중 소셜 기능 강화는 포켓몬고의 턴어라운드 기점이 됐다. 친구와 함께 팀을 이뤄 체육관에서 배틀하거나 레이드배틀에 참가할 수 있는 기능, 포켓몬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타 트레이너와의 자유로운 포켓몬 교환 등 커뮤니티 콘텐츠 강화는 유저풀을 다시 한 번 확대하는데 일조했다.

실제로도 레이드 콘텐츠가 진행되는 스팟이나 유저들이 많이 몰리는 포켓스탑 같은 곳에서 다수의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으며, 몇몇 커뮤니티에서 포켓몬 교환이나 레이드 콘텐츠 참여를 위해 모집글을 올리거나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는 등 커뮤니티 콘텐츠의 활성화가 상당히 진행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나이언틱에서 주최하는 ‘포켓몬 페스타’나 한국 유저들을 위한 ‘포켓몬고 위크 인 코리아(Pokémon GO Week in Korea)’ 등의 각종 현장 행사들이 개최되면서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지표상으로도 정기 월간 행사인 커뮤니티 데이가 도입된 이후 나이언틱은 “포켓몬고의 사용량이 35% 증가했다.”라는 결과를 공개한 바 있으며, 1억 1천3백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친구로 연결돼 22억 개의 선물을 보내는 등 커뮤니티 활동이 활성화된 모습이다.

환경적인 요인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이브이’가 출시된 바 있는데, 포켓몬고와 블루투스를 활용해 연동이 가능하다.

특히, 포켓몬고에서 잡은 1세대 포켓몬을 GO파크 시스템을 활용해 포켓몬스터 레츠고 피카츄/이브이로 불러오는 것이 가능한데, ‘알로라 나시’ 같은 리전 폼(기존의 포켓몬이 특정 지역에 적응한 결과 달라진 모습)도 불러올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포켓몬고의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되고 있는 포켓몬고의 특성은 신규 콘텐츠의 빠른 확충을 선호하는 국내 유저들의 성향과 맞지 않는 부분으로, 과거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여전한 불안 요소다.

하지만 이렇다 할 AR게임 경쟁작이 없을뿐더러 지속된 업데이트로 초창기 발생했던 문제점이 어느 정도 수정·보완돼 자체적인 리스크가 상당 부분 줄어든 만큼, 포켓몬고의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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