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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게임이 아닌데?’ 내가 광고에서 본 게임은 어디에 있을까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03.12 14:49

유튜브 광고에서 본 불멸강호:천애신서(이하 불멸강호)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디아블로3’를 연상케 하는 아이템 드랍 효과와 콘솔급 액션성, ‘던전앤파이터’의 직관적 UI가 모바일게임으로 구현된 듯한 느낌이었다. 플레이 영상도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스킬연출은 기존 액션RPG와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고, 프레임 드랍 등의 기술적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광고로 표현된 불멸강호의 모습은 타 게임의 장점을 모은 종합선물세트에 가깝다. 물론 영상 속 UI의 디자인과 연출방식이 저작권법에 저촉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스런 시선도 있었으나, 무엇보다 기존 흥행작들보다 뛰어난 퀄리티임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이 없는 이유가 궁금했다.

바로 불멸강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다. 실제로 체험해 본 불멸강호는 중국 무협 모바일게임의 왕도를 걷는 게임이다. 같은 장르의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무림 세계관과 손쉬운 육성, 폭넓은 강화요소, VIP 과금혜택 등을 갖췄다. 특히, 별다른 과금 없이도 재화와 장비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편이며 종종 이벤트로 유료 아이템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자동전투의 효율이 뛰어나 ‘보는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큰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별다른 조작 없이 좌선에 들어가면 수억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으며, 특정 아이템을 사용할 경우에는 오프라인 상태로도 사냥을 지속할 수 있다. 

여러모로 편리한 게임이다. 무협이나 MMORPG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스토리부터 메인퀘스트까지 시스템이 알아서 진행해준다. 이처럼 방식 자체가 방치형 게임에 가깝다 보니 캐릭터의 능력치가 적금처럼 쌓이는 걸 바라보고 싶은 유저라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감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풍족하고 여유로운 플레이 방식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단점이 한 가지 있다. 광고 영상에서 유저들의 이목을 끌었던 화려한 플레이는 게임 속 그 어디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점이다.

애초에 게임의 재미를 떠나 광고 속 불멸강호와 모바일게임 불멸강호는 동일한 게임이 아니다. ‘현질하지 않아도 3일 동안 전 서버 1위가 됐어요’라는 문구는 마케팅적 관점에서 이해라도 할 수 있다. 국내 유저들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과금 문제를 은연중에 드러내면서 중국게임 특유의 여유로운 운영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영상과 인게임 화면과의 괴리감은 다양한 관점으로 애써 해석해도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문제다. 불멸강호를 플레이하면서 아이템은 즉시 인벤토리로 수납돼, 필드로 드랍되지 않았으며 UI 디자인과 스킬 연출 역시 광고의 모습과 판이하게 다르다. 단순히 다운그레이드로 발생된 문제가 아니다. 

게임 방식 역시 천지차이다. 광고 버전 불멸강호의 액션은 무쌍류 게임들과 유사하다. 필드 내 리스폰 된 다수의 몬스터를 화려한 액션으로 제압해 장르의 손맛을 재현해 내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모바일 버전은 해당 지역에 유저가 갔을 때 비로소 몬스터들이 등장해 전투가 수동적으로 느껴진다. 

중국산 게임의 과장, 허위 광고는 처음이 아니다. 던전앤파이터의 요소를 광고로 도용한 ‘아리엘’, ‘신명’과 함께 ‘왕이되는자’와 ‘마피아시티’는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선정성과 자극적인 요소로 인해 사회적인 우려를 사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광고 형태를 막기 위한 법률적 근거는 존재한다. 현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34조 1항에 따르면 ‘등급을 받은 게임물의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하거나 그 선전물을 배포ㆍ게시하는 행위’는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허위, 과장 광고들이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해외 플랫폼으로 송출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을 제재하기 위한 법적 효력은 발휘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광고 제재 조치가 국내 게임을 향한 규제로 돌아올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물론 다소 확대 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사행성 오락을 막기 위한 심의 법안이 플래시게임의 규제로 이어질 뻔한 사건의 양상과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외부적 문제를 제외하고 본 불멸강호의 게임성은 여느 중국산 무협 모바일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이 재미있고 재미없다는 문제가 아니다. 

이와 관련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법상 과대광고 제한 조항을 바탕으로 준비 중이며, 올해 새 기준을 마련해 실제와 완전히 다른 게임을 노출하는 행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라고 발표해, 허위 광고를 향한 제재조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로 게임을 접한 유저들에게 과연 이러한 게임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무료 게임인 만큼 가벼이 넘어갈 문제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현재 게임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그리 달갑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대체하기 어려운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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