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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기준은 점수로 표현할 수 없다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03.14 08:53

리뷰어의 평가는 신작의 흥행과 부진을 결정하는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소위 ‘명작’ 반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망한 게임’으로 환불 사태까지 감내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유튜브, 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의 시선 역시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과거 게임에 대한 구매력이 개발사의 설명과 트레일러에 의존하는 부분이 컸다면, 이제는 스트리머의 플레이 영상을 보며 구매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현명한 처사임은 분명하다. 충동구매와 시간낭비를 미연에 방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리뷰어의 의견은 유저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다. 일반 유저가 짚어내기 어려운 특징을 객관화된 점수, 평가로 드러내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평가를 받는 모든 종목이 그렇듯 게임의 리뷰 점수 역시 근본적인 질문을 피하기는 어렵다. 리뷰어에게 100점을 받은 게임과 90점짜리 게임의 재미는 정확히 10점만큼 차이가 나는 것일까?

작년 GOTY(Game of the Year) 최다 수상을 겨뤘던 레드데드리뎀션2와 갓오브워의 리뷰 점수를 놓고 보면 여러모로 복잡해진다. 게임인포머, 메타크리틱, IGN 등 해외 매체들은 리뷰 평가를 ‘점수’로 객관화하는 경우가 많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점수 역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점수 시스템이야말로 리뷰에 절대적 기준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복잡한 설명도 필요 없이, 매체별로 매긴 두 게임의 점수는 모두 다르다. 애초부터 각 매체별 GOTY 선정 작품이 각각 다르기에 점수보다 최다 수상작 쪽으로 관심이 모인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리뷰어의 점수는 유저의 폭넓은 게임 취향을 대표하지 않는다. 레드데드리뎀션2나 갓오브워의 장르가 다르듯 두 작품에 매겨진 점수 역시 다른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서 모건이 리바이어던 도끼를 던지지 않는다고 해서, 레드데드리뎀션2가 갓오브워보다 재미없는 게임이 아니듯 말이다. 

두 게임 모두 2018년을 콘솔게임 황금기로 이끈 명작들임에도 불구하고 GOTY를 예상하는 기사에는 재미의 우열에 대한 논쟁들이 끊이지 않았다. 물론 논쟁이 거칠어질수록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평가만으로 고착화되는 선입견이다. 

엄밀히 보자면 게임이 출시된 이후의 평가는 개발사로서 받아들여야 할 ‘결과’다. 냉정하지만 직접 플레이해본 유저의 평가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리뷰만으로 게임성을 섣불리 규정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선입견은 신작 게임 입장에서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심지어 작품과 관련이 없는 외부적 이슈를 문제 삼아, 불매운동을 벌이는 불상사도 있다.  

이러한 불매운동은 비단 게임 업계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90% 이상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 중인 ‘캡틴마블’ 역시 영화 외적인 문제로 인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단적인 예로 다른 마블 영화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현재 캡틴마블의 로튼토마토 내 ‘토마토메터’와 ‘관객 점수’는 큰 차이를 보인다. 

‘블랙팬서’도 비슷한 점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캡틴마블의 경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잘못된 SNS로 마블 팬들의 원성을 산 브리라슨의 전적은 배우의 평가를 넘어, 영화를 둘러싼 젠더 갈등 논란을 야기했다. 그 결과 ‘앤트맨과 와스프’, ‘어벤저스: 인피니티워’ 등 전작들과 달리 성별에 따라 평가가 갈라지는 모습까지 통계 수치로 드러났다. 

정작 영화는 몇몇 유저들이 비난하는 레디컬 페미니즘 요소와 거리가 먼 전형적인 마블의 스타일을 따라간다. 주인공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료와 함께 악당을 소탕하는 과정은 ‘캡틴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를 직접 관람하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마지막 퍼즐을 스스로 놓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평가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평가로 관계자와 회사의 행보를 비판하고자 하는 메시지 측면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지적받아야 할 문제가 있다면 짊어져야 할 책임도 필요하다. 

다만 작품 평가는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깊이 생각할 것 없이 직접 플레이하면 된다. 타인이 적용한 기준은 어디까지나 외부의 요소일 뿐, 유저의 생각이 될 수 없다. ‘다크소울’ ‘블러드본’처럼 극단적인 게임성을 가진 작품일지라도 누군가에겐 몇 번 접하기 어려운 ‘인생작품’일 수 있다. 

‘딱 보면 안다’라는 말로 명작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치지는 아쉬운 사례가 줄어들었으면 한다. 개인의 성향을 객관화시킬 수 없듯 게임의 매력도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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