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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준 vs 박인수, 카트라이더를 다시 빛내는 라이벌 이야기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3.14 15:44

23일,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이 10년 만에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1,600석 가량의 좌석이 예매 오픈 1분 만에 매진됐다. 지금 국내 e스포츠 중 가장 핫한 게임을 꼽는다면 카트리그를 빼놓을 수 없다.

카트라이더 대회가 다시 떠오른 이유는 다양하게 분석된다. 업데이트로 게임 유저가 회복하기도 했지만, 게임 스트리밍 전성시대에 카트라이더의 '보는 재미'가 재조명된 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각종 인터넷방송 콘텐츠로 재미와 몰입감에서 호평을 받았고, 대회 자체의 직관성과 긴박감도 관중들을 불러모았다. 거기에,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새로운 스토리가 갖춰지고 있다.

넥슨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결승, 카메라는 두 선수에게 집중될 예정이다. 문호준과 박인수다.

황제 문호준, 드림팀의 탄생

카트라이더를 본 사람 중 문호준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2006년 만 9세의 어린 나이로 데뷔해 이후 차원이 다른 기량으로 대부분의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카트라이더의 황제이며, 최강으로 불린 유일한 선수다. 

한때 독주가 너무 심해 넥슨 측에서 대회 룰을 변경하며 견제했을 정도니, 얼마나 강했는지 길게 말할 필요는 없다. 라이벌 유영혁이 그에 대적하면서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어냈지만 문호준이 한 발 앞선 것만은 분명하다. 데뷔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호준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한창 카트라이더의 '역주행'이 진행되던 작년 12월,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을 앞둔 문호준의 깜짝 발표는 화제성에 기름을 부었다. 팀 Flame의 차기 리그 멤버가 문호준, 유영혁, 최영훈, 강석인, 이은택으로 확정된 것. 5명의 우승을 합치면 무려 28회. 특히 문호준과 유영혁이 한 팀이라는 꿈의 조합이 완성되면서 팬들은 환호했다.

이전까지의 대회 구도였다면 너무 압도적인 팀이라 재미가 없겠다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림팀의 탄생은 새로운 라이벌 구도의 시작이었다. 

신성은 이미 떠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초신성 박인수, 새 시대 예고 

시계는 8월로 되돌아간다. 카트라이더 리그 듀얼레이스X, 락스게이밍의 박인수가 개인전과 팀전 모두를 압도적으로 휩쓸면서 대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박인수는 그동안 온라인에서 절정 기량을 선보였지만 대회에서 잦은 실수와 기복 문제로 미완의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듀얼레이스X에서 그는 제약을 완전히 벗어냈다. 개인전 8강과 4강 모두 문호준과 유영혁 등 기존 쟁쟁한 선수들과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린 기록이 경기 내용을 대신 말해준다.

팀전 역시 박인수의 '무쌍'을 막을 상대는 없었다. 특히 에이스 결정전 기량은 무적이었다. 모든 고비에서 이겼고, 결국 우승팀은 락스게이밍이었다. 문호준이 이끄는 Afreeca Flame에게 한 번 패했지만, 다시 만난 결승 1세트에서 혼자 3킬을 하는 대활약을 펼치면서 복수에 성공했다.

현재 공격적인 승부에서는 따라갈 선수가 없다는 평이며, 예전부터 출중했던 기본기를 가지고 방송 경기에도 적응해 '완전체'를 꿈꾸고 있다.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에서도 새로 구성된 팀 SAVIORS에서 스피드 에이스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16강 1경기 스코어

2019년, 절정으로 치닫는 문호준 대 박인수

새로운 라이벌 스토리를 등에 업고 시작한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많았다. 

경기가 진행되는 매주 토요일 넥슨아레나는 관객으로 가득 찼다. 문호준과 유영혁의 드림팀 Flame이 출전하는 날은 전부 입장하지도 못할 만큼 긴 줄이 아침부터 형성됐다. 그중에서도 Flame과 SAVIORS의 맞대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압도적인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문호준과 박인수 중 올해 최강자는 누가 될 것이냐, 이 문제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엇갈리는 예상과 격렬한 논쟁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올해 첫 맞대결은 팀전 8강이었다. 서로 슈퍼플레이와 명장면이 교차되며 1세트와 2세트 모두 풀 트랙 접전을 치렀다.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왔고, 당연하다는 듯 문호준과 박인수가 출전했다. 현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결국 승리한 것은 박인수였다. 초반부터 미세하게 잡은 우세를 끝내 놓치지 않았고, 막판 유턴 구간에서 최후의 몸싸움까지 승리하면서 먼저 결승선에 골인했다. 

문호준의 클래스와 현재 폼도 만만치 않았다. 둘이 같은 조로 만난 개인전 16강에서 문호준은 박인수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한층 노련한 주행과 약점이 없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하지만 16강 승자전은 두 선수뿐 아니라 다양한 강자들이 1포인트 차이로 승부를 가르는 치열한 난전을 펼쳤고, 박인수가 2위, 문호준이 3위로 결승에 직행했다.

한 쪽이 압도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둘의 승부는 팀전 4강 맞대결에서도 뒷맛을 남겼다. 8강과 마찬가지로 풀세트 접전 명승부 끝에 에이스 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 하지만 후반부로 접어들 무렵 격한 몸싸움 끝에 문호준의 카트가 지나친 튕겨나감 현상으로 맵을 이탈하고 말았다. 게임 물리엔진에서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었다.

결국 SAVIORS가 결승에 먼저 안착하고, Flame이 플레이오프에서 낙승을 거두며 최종 승부는 다시 결승에서 가리게 됐다. 모든 관심과 기대가 돌고 돌아 마지막 무대에 응축되고 있다.

3월 23일, 드라마 1막이 완성된다

스피드전은 SAVIORS가, 아이템전은 Flame이 조금 더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결국 결승전 역시 에이스 결정전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호준과 박인수의 극적인 최종 승부가 다시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른다. 이제 갚아야 할 빚은 문호준에게 있다. 시즌1 결승을 앞둔 현재 박인수의 1:1 전적은 13승 무패,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개인전 역시 둘의 승부에서 우승자가 가려질 가능성이 높으나, 첫 출전에 16강 승자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함께 직행한 신종민도 복병으로 꼽힌다. 단순한 맞대결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주행에 어떻게 영향을 받느냐, 그리고 얼마나 난전을 피해 주행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모든 스포츠에서 스토리는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문호준에게는 그동안 유영혁이라는 맞상대가 있었다. 이제는 눈부시게 성장한 박인수와 서로 겨루면서 e스포츠 전체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 사석에서 서로 매우 친하다는 두 선수의 인터뷰가 말해주듯, 라이벌은 상대를 없애야 하는 적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페이스메이커다.

두 라이벌이 써내려갈 새로운 책은 카트라이더뿐 아니라 국내 e스포츠에 소중한 역사로 자리잡을 수 있다. 2019년 첫 우승컵은 어디로 향할까. 23일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첫 페이지의 마지막 줄이 완성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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