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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작’ 핵으로 몸살 앓는 에이펙스 레전드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03.15 15:13

출시 1개월을 갓 넘긴 에이펙스 레전드가 무분별한 에임핵과 핵 광고 유저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동안 에이펙스 레전드는 타이탄 폴’ 시리즈 특유의 가벼운 조작감과 배틀로얄 콘텐츠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었다. 무엇보다 탄탄한 게임성과 함께 별다른 구매 요소 없이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유저들의 시선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무료 정책과 허술한 안티 치트 방안이 맞물려, 현재 에이펙스 레전드의 환경은 게임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혼잡한 상황이다. 이러한 치터(Cheater)들의 횡포는 레전드 픽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배틀로얄 게임처럼 에이펙스 레전드 역시 같은 스쿼드로 배정될 경우, 유저들은 동일한 음성 대화 채널로 묶인다. 넓은 맵에서 아이템을 탐색하고 적의 기습을 대비해야 하다 보니 게임 내 보이스 채팅의 전략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치터들은 이러한 특징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우선 음성 채팅을 활용해, 해석하기 어려운 중국어로 녹음된 핵 광고 음성을 송출한다. 이와 함께 치터의 중국 메신저 아이디를 채팅창에 반복적으로 올려 구매를 유도한다. 이 모든 과정이 ‘봇’처럼 보일 만큼 획일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유저 사이에서 알아보기 어려운 아이디는 치터로 의심받기 십상이다. 

이러한 치터의 유해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광고 이후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면 모르겠지만 치터들은 ‘생업’에 전념하기 위해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다. 레전드 픽 이후 본인의 광고 활동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게임에서 이탈한다. 이에 같은 치터 혹은 이에 실망한 유저 또한 스쿼드를 탈퇴해, 3인 스쿼드가 기본 구성인 게임에서 혼자 남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레전드를 픽하고 지상으로 강하하기 전까지 반 이상의 유저가 경기장을 벗어나는 상황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게임 전 소개되는 챔피언 스쿼드 역시 비정상적인 수치를 기록한 유저들이 대대수라, 게임 시작 전부터 전의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관찰됐다. 

게임 내 치터의 숫자가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강하 시 경기에서 이탈하는 유저의 숫자에서 그 심각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물론 넓은 맵과 아이템을 여유롭게 독식해, 압도적인 화력전을 펼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품었던 때도 있었다. 몇 십만 대미지 기록을 보유한 챔피언 스쿼드에게 헤드샷으로 죽기 전까지의 일이다.

이에 EA는 공식 홈페이지와 레딧으로 35만 명이 넘는 치터를 밴했으며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과 협력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사례를 감안한다면 이번 치터 사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에이펙스 레전드를 차세대 배틀로얄 강자로 거듭나게 한 이유 중 하나는 접근성이다. 국내 유저의 경우 VPN으로 우회해 아이디를 등록해야 하지만 과정 자체는 국내 게임 회원가입 절차보다 훨씬 간단하다. 주민등록번호 없이 메일과 간단한 인증 절차만 거친다면 누구든지 플레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성의 수혜를 치터들 또한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치터들이 레전드 픽 이후 게임에서 탈주해, 스쿼드를 폭파해도 별다른 패널티가 없는 점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안티 치트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선마저 없다 보니 유저들의 고통은 배가되고 있다. 

이처럼 유저들이 에이펙스 레전드로 또다시 몸살을 앓게 되면서, 핵과 대리유저를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국내 커뮤니티 사이에서 다시 올라오고 있다. 

현재 국내 현행법은 게임 핵 제조 및 사설서버 운영에 참여한 유저의 경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도록 명시되어 있다. 또한 대리 게임 역시 작년 12월 바른미래당 이동섭 국회의원이 발의한 ‘대리게임 처벌법’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의회를 통과하면서, 6월 말부터 처벌받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치터들의 주요 활동 무대가 트위터, 디스코드 등 해외 플랫폼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색출 과정은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대리게임 전문업체도 별다른 조치 없이 운영을 이어오고 있어, 개정 이후 강도 높은 제재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적 조치도 마련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부분은 개발사의 안티 치트 시스템 구축이다. 포트나이트는 국내 런칭에 앞서 머신 밴으로 ‘비핵화’를 선언했으며, 앞선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데마시아’ 보안 프로그램으로 헬퍼 사태를 종식한 바 있다. 흥행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중요한 부분인 만큼 치터들의 종말이 오기까지 개발사들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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