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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업G] ‘출시만 3번’ 라스트오리진은 쓰러지지 않았다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03.19 08:23

모바일게임 사상 이렇게 관심을 받았던 게임이 있었던가 싶다. 

출시와 무기한 점검, 재출시를 오가며 화제가 됐고, 이 과정에서 몇 번 쓰려져도 이상하지 않을 프로젝트는 꿋꿋하게 앞을 보고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2달 남짓한 기간 동안 개발사 스마트조이가 겪은 이슈들은 많았다. 

첫 오픈 당시 성인을 위한 미소녀게임으로 입소문이 났고 예측 보다 3배 이상의 유저들이 몰려 서버가 폭주했다. 이후 2번째 오픈을 진행했으나 이번에는 구글플레이의 검열 문제로 인해 스토어에서 내려가게 됐다. 

소규모 개발사 입장에서 견디기 어려운 문제들인 듯 보였지만 스마트조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구글플레이와 원스토어을 동시에 준비했고 향후 업데이트에 대한 로드맵으로 게임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했다.

라스트오리진의 개발 총괄 복규동 PD와 구글 이슈, 대응 현황, 업데이트 방향성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우선 라스트오리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복규동: 라스트오리진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컬렉션 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난도 높은 전략RPG를 지향하고 있다. 많은 캐릭터를 모아 육성하고 조직한 스쿼드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Q: 게임 내 소위 ‘덕심’을 자극하는 캐릭터 설정이 많다. 라스트오리진의 개발 콘셉트는 무엇인가?
복규동: 콘셉트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초점을 맞췄다. 특유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어떻게 표현할 것이며 여성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며 발생하는 억지스러운 설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실성과 핍진성을 살리려 노력했다. 

물론 다른 게임의 캐릭터처럼 덕심을 자극하는 클리셰적 요소도 있다. 세계관과 요소를 융합하면서 미소녀게임치고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를 제작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보통 서브 컬처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일본의 색깔을 지닌 경우가 많다. 라스트오리진은 한국 청년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과분하게도 많은 유저들이 사랑해주시는 캐릭터를 대거 준비할 수 있었다. 

덧붙이자면 라스트오리진에는 선정적이거나 고어 요소 등 어떻게 보면 반사회적으로 보이는 요소가 있다. 이러한 부분이 배경에 사실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설정이 필요했고 개발사의 의도에 유저도 공감해주셨다고 생각한다. 

Q: 여러 캐릭터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복규동: 일본 서브컬처 캐릭터는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내면은 주인공 없이 살 수 없는 종속적인 캐릭터가 많다. 대부분의 캐릭터 성격이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몰개성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에이미 레이저는 남성에게 호의적으로 접근하지만 상대를 이용수단으로 생각하고 개인보다 조직에 충성하는 등 매우 독립적인 캐릭터로 디자인했다. 또한 요한나는 인종까지 설정한 바이오로이드로 에티오피아의 모델을 기준으로 설정해, 지나치게 백인 위주로 디자인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Q: 구글 검열 이후, 재출시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발사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복규동: 허탈하기도 했지만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이만한 흥행이 개발사 입장에서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닌 만큼 정상화가 무엇보다 우선시 됐다. 아트팀은 100장이 훨씬 넘는 그림을 기준에 맞게 수정했다. 모델이 3D로 되어있어 단순히 그림만 바꾸면 되는 작업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팀은 원스토어 출시를 준비하고 내부적인 작업도 전개해, 정신이 없었다. 

Q: 유저를 위해 검열 과정을 정리해줄 수 있나?
복규동: 구글의 개발자 정책에 콘텐츠 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표현이 포함되면 안된다는 부분에서 저촉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시다시피 구글은 자체 검열을 개발사에게 맡기다 보니 문제점에 대한 수정은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 어차피 수정할 거면 제대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Q: 구글과 원스토어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하려면 부담이 클 것 같은데
복규동: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iOS 버전을 먼저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유저분들에게 개발 초반에 빠르게 업데이트해야 하는 부분에 차질이 생겨 무척 죄송스럽다. 

Q: SD캐릭터의 해상도가 상당히 높다. 그만큼 용량도 큰데, 굳이 원본을 그대로 넣는 이유가 궁금하다
복규동: 우선 아트디렉터가 장인 정신을 갖췄다. 캐릭터 그래픽이 깨지면 게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전투 시 연출의 줌인, 줌아웃이 자유로운 편인데 고퀄리티로 구현되길 원했다. 컬렉션류 게임에서 캐릭터만 보고 있어도 재밌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컸다. 

고퀄리티 일러스트로 인해 메모리를 다소 많이 잡아먹는 경향도 있다. 갤럭시노트6 정도면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권장사양을 너무 높게 잡은 감이 있었다. 현재 해상도를 낮추는 옵션도 준비 중이며 이에 따라 앱 용량이 더 커질 예정이다. 물론 이 과정은 아트디렉터가 준비하기로 했다. 

Q: 개발 인원이 적다는 커뮤니티의 글이 화제가 됐다. 현재 스마트조이의 개발 인원은 몇 명 정도인가
복규동: 작년 3월 프로토타입 개발 당시에는 5명이었지만 현재는 23명에 향후 추가될 인원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예정이다. 직원을 뽑는 데 있어 사고 치지 않는 인원을 뽑다 보니 빠르게 확장하진 못했다. 회사 인원 전원이 개발팀이라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Q: 외부적 이슈가 많아 게임 내적으로 알리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A: 업데이트 준비 중인 콘텐츠는 많다. 스토리 전환점이 될 챕터6 스토리와 각 캐릭터의 서브 스토리, 이벤트 스테이지가 준비될 예정이다. 또한 컬렉션류 게임에서 중요한 숙소 콘텐츠도 세력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심타워 형태로 고려 중이다. 

이와 함께 서약, 대형 이벤트 스테이지, 새로운 세력과 캐릭터를 최대한 많이 준비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중파 일러스트는 여유가 되는 만큼 일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가할 것이다. 

Q: 첫 정식 서비스 당시 서버가 폭주하면서 큰 이슈가 됐다. 유저들에게 이 정도로 주목받을 것이라 예상했었나?
복규동: 라스트오리진은 바이럴마케팅에 의존하는 만큼 유저 수가 천천히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다. 최고치에 대한 목표는 있었지만 이 정도의 속도로 접속자 수가 늘어날 줄은 몰랐다. 

흥행에 대한 분위기도 파트별로 나뉘었다. 아트와 기획팀은 ‘우리가 해냈다’라는 느낌으로 축하했지만 시스템 기획과 프로그래머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 테스트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대가를 치렀다고 볼 수 있다. 

Q: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구글간의 검열 온도차가 다소 아쉽진 않았나?
복규동: 다른 게임들도 검열된 걸 보고 정책적인 부분에서 어쩔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저 라스트오리진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고 생각했다. 

Q: 출시 이후 캐릭터 너프가 이뤄지고 있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 내린 판단인지 궁금하다 
복규동: 너프만 하진 않고 보통 반반 정도라 보시면 될 것 같다. 또한 너프해서 과도하게 약해졌을 경우 버프도 연이어 진행한다. 밸런스에 대한 피드백은 매주 이뤄지는 만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 이유 없이 너프만 하는 경우는 없다.

Q: PvP모드 도입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복규동: 협동전은 나올 수 있지만 PvP모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경쟁 콘텐츠는 과금으로 일정 수준까지 더 빨리 도달하는 사람이 더 강하다. 무엇보다 라스트오리진은 ‘서열 세우기’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를 위해 만든 게임이다. 

협동전은 내부적으로 나온 아이디어가 많다. 친구 스쿼드를 NPC로 처리하는 레이드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Q: 원스토어 버전의 출시일은 언제이며, 추가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복규동: 사전예약 보상으로 아탈란테를 지급하며 공중 지원기를 콘셉트로 한 피닉스가 등장할 예정이다. 현재 원스토어 버전은 최종 검수 중이며 늦어도 이번 주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Q: 발생한 이슈에 대해 카페 운영진의 빠른 대응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통과 관리 등 카페 운영에 중심을 둔 부분이 있다면? 
복규동: 개발사 규모에 비해 운영팀의 규모가 큰 편이다. 모두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직원으로 운영팀이 바쁠 경우 다른 팀에서도 지원을 나오기도 한다. 

평가에 대해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라스트오리진의 메인 고객은 사회적으로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이라 생각해, 소통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발생한 이슈에 대해 최소한 사과라도 해야 했고 기다려달라는 말을 전달해야 했다. 

Q: 게임을 운영하면서 답답한 부분은 없었는지
복규동: 메일을 처리하는 직원이 3명이나 되지만 모두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의견들이 온다. 매크로가 아닌 수작업으로 처리하다 보니 답변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 

Q: 해외 시장의 반응은 어느 정도인가
복규동: 현재 4개국, 10개 이상의 업체와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 보니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Q: 상점에 마련된 2가지 정액제 상품 이외에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아이템을 고려 중인지
복규동: 자원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보니 관련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도 구상 중이다. 다만 적어도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상품을 팔지 말자는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가격을 모두 공개하는 이유 역시 소비자를 납득시키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상품에 대한 구상이 느리더라도 신중하게 처리하고자 한다. 

Q: 스킨과 아이템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복규동: 페로 스킨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아무래도 부관으로 쓰고 싶어하는 유저가 많았던 것 같다. 또한 정액제 상품이 많이 판매되었으며 포춘 스킨, 자원 등도 인기가 높았다. 

Q: 개발진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가장 컸던 캐릭터 디자인이나 설정이 있다면?
복규동: 챕터6 스토리와 관계된 캐릭터, 라비아타가 대표적이다. 개발진의 취향 스펙트럼이 꽤 넓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키가 170이 넘는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반감이 많았다. 서브컬처 캐릭터는 160을 넘길 수 없다는 불문율을 어겼기 때문인 것 같다. 알렉산드라는 이 캐릭터를 누가 좋아하냐는 의견까지 나왔었다. 

Q: 기존 컬렉션류 게임과 비교했을 때 라스트오리진의 포지셔닝은 무엇인가
복규동: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게임성과 캐릭터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개발 초기 게임으로서 포지셔닝은 다키스트 던전급으로 높은 난도를 추구했다. 개발진이 플레이해도 5명의 캐릭터 중 1명만 살아남고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정도였다. 

물론 개발을 진행하면서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고 판단했으며 모바일게임에 어울리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른 게임에 비해 전략적인 난도는 여전히 높은 것 같다. 개발자 입장에서 레벨링으로 편하게 넘기보다 전략적으로 클리어하길 바란다. 

Q: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난도의 이벤트 스테이지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는지
복규동: 최소한 레벨링을 하면 깰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준비할 생각이다. 전혀 깰 수 없는 스테이지를 만들고 싶진 않다.

Q: 캐릭터 별로 의외의 사용처가 발견되고 있다. 개발진도 예상했던 부분인지 궁금하다. 
복규동: 모든 육성 방식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방향성이 등장하면 개발자 입장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다. 가령 라이카의 경우 죽지 말라고 달아놓은 스킬을 활용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유저 스스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고마운 일이다. 

Q: 일러스트를 둘러싼 트레이싱, 표절 의혹이 발생한다면 내부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 
복규동: 무조건 징계해야 한다. 창작자 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표절은 개발진에서 직접 검수하기 때문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오크의 녹색 피부처럼 창작물로 가공된 요소들을 가져다 쓸 수 있다. 하지만 표절, 트레이싱이 명백히 밝혀졌을 경우에는 확실한 징계를 약속드리겠다. 

Q: 개발진 입장에서 유저들이 라스트오리진을 어떤 방식으로 즐겨줬으면 하는지 궁금하다
복규동: 취향에 따라 즐겨줬으면 한다. 스타일에 따라 빠르거나 느리게 혹은 라이트하거나 하드코어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했다. 방식이 다르다 해서 도전의 폭이 달라지진 않는다. 힘이 닿는 만큼 재밌게 플레이하시면 된다.

Q: 오랜 시간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복규동: 불미스러운 일로 서비스를 못한 부분부터 사과의 말을 먼저 전해 드려야 할 것 같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초심 잃지 않고 운영에 전념하겠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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