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아이돌그룹이 재결합하고 신곡을 발표할 정도로 꾸준히 인기인 것처럼, 문화콘텐츠의 팬덤은 상당히 강력하다. 온라인게임도 굳건하고 탄탄하게 팬덤이 구축되어 있는 게임이 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름 한번은 들어봤을 게임, 바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다. 

1998년 출시되어 어느새 서비스 기간은 20년을 넘겼다. 98년에 태어난 아이가 대학에 진학했을 정도이며, 당시 20대였던 유저는 거의 인생의 절반을 리니지와 함께한 셈이다. 한때 사회 문제로 확산되기도 할 정도로 온라인게임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막강했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리니지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하던 시절부터 강산이 2번은 바뀌는 동안 인기는 조금 하락했을지 몰라도 그 팬덤과 유저들의 애정, 혹은 애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확실한 것은 여전히 강력한 팬덤을 가진 게임이고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한국 온라인게임의 산증인과 같은 게임, 리니지에 커다란 변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래픽과 시스템의 대격변, 바로 리마스터의 결정이다. 

향후 이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리니지의 역사에 확실한 분기점이 될 것은 확실하다. 2번의 테스트를 거치며 팬들의 의견이 반영됐고, 업데이트 여부가 관심을 모았는데 결국 엔씨소프트는 3월 27일 본서버 적용을 결정했다.


“리니지 리마스터는 유저들이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며, 이 과정은 유저들의 의견이 최우선이며 중심이 됨을 약속드린다.”

엔씨소프트가 테스트 과정에서 강조한 이야기다. 결국 본서버 업데이트 결정은 개발팀이 파악한 수치에서 충분한 데이터가 나왔고 유저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 부분을 확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첫 테스트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리마스터 첫 테스트에서 확 달라진 인터페이스와 속도감으로 불만이 있었는데, 이에 엔씨소프트는 2차 테스트를 발빠르게 결정했다. 유저들의 만족하지 않으면 업데이트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으며, 이후 진행된 리니지 20주년 행사에서 유저들과 소통하며 리마스터의 방향성을 공유했다.


2차 테스트에서는 기존 리니지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속도감을 개선하며 기존 유저들의 만족감을 높이는데 힘썼다. 물론 새로운 인터페이스도 선택적으로 지원하며 신규 유저를 위한 준비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2번의 테스트는 리니지의 새로운 도약의 착실한 과정이 됐다.

물론 여전히 리마스터에 부정적인 유저들도 존재한다. 

새로워진 그래픽은 리니지의 아이덴티티를 해치며, 자동사냥의 도입 역시 리니지의 게임성에 반한다는 의견이다. 그래픽이 게임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의 형태도 큰 불만이 없었는데, 엔씨소프트가 다소 무리한 결정을 했다고 평가하는 유저도 존재한다. 

과거에 비해 완화되긴 했지만 리니지는 캐릭터가 사망했을 때 패널티가 강력한 편이며 PvP나 시스템에 있어 과거의 틀과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기존 유저들의 입장에서 리마스터의 도입은 게임의 급격한 변화로 20년 동안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인 것이다.

편리한 기능도 많지만 기존 시스템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상당히 클 가능성이 있다. 유저들의 큰 반발은 이러한 괴리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2번의 테스트에서 확인한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자동사냥 기능)은 상당히 유용했으며, 항상 게임에 집중하고 있지 않아도 사냥부터 아이템 정리까지 원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다. 여기에 핸드폰으로 게임의 조작이 가능해지며 언제 어디서든 리니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기존 시스템에서 상당히 급격하게 진행된 편의시스템으로 기존 유저들이 이질감을 느낄만한 수준인 것은 확실하다.

자동사냥의 적용을 필드와 특정 던전으로 제한하며, 유저들의 수동플레이 경험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됐다. 모바일게임의 자동사냥과 달리 리니지 리마스터의 플레이 서포트는 이름 그대로 자리를 비우거나 눈을 떼야 하는 경우에 필드 사냥 등으로 게임의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마스터의 도입에 대해 앞으로의 리니지를 위해 결정한 부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동안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시장 안착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 많은 인력을 기반으로 신작을 준비하며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소기의 성과를 냈고, 리니지M은 서비스 이후 매출1위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사업의 방향성은 확실하게 이해하고 분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제 중요한 것은 ‘리니지의 미래’다. 

원작인 리니지가 리니지M 서비스로 인해 초기에 매출하락이 있었던 만큼, 이제 기존 IP(지식재산권)의 강화와 유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리니지 매출은 기존의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리니지M과 자기잠식 우려를 깨끗하게 지워낸 것은 아니다. 2019년 하반기 리니지2M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모든 IP의 중심이 되는 리니지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리니지가 흔들리면 엔씨소프트의 게임사업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에 기존 유저들도 만족할 수 있고, 새로운 유저들도 게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다. 앞으로도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는 그만큼 중요한 게임이란 의미다. 유저들의 반발도 예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게임산업은 모바일에 이어, 스트리밍 기술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에 안주하다가는 변화와 트렌드에 뒤쳐질 수 있다. 유저들이 언제까지 현재에 만족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엔씨소프트가 리마스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0년 후에 이번 리마스터 결정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알 수 없지만, 리니지 역사에 큰 변화로 기록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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