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어느 때보다 바쁜 1분기 일정을 보냈다.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신규 프렌즈 IP(지식재산권)게임 개발 소식을 전한데 이어, 모바일MMORPG ‘테라 클래식’의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보강할 ‘패스오브엑자일’의 6월 서비스 계획까지 발표,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서비스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패스오브엑자일의 국내 서비스를 발표하자 커뮤니티에는 ‘갓카오’라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유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눈에 띄는 성공작은 없었지만 그동안 각각의 타이틀에서 보여준 정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기업공개라는 커다란 비전을 바탕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착실하게 게임 라인업을 강화하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후 제일 먼저 선보일 작품은 모바일 애니메이션RPG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이하 프리코네R)다. 다양한 미소녀게임들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코네R의 경쟁력은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 연출이다. 

‘그랑블루 판타지’의 개발사 사이게임즈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WIT STUDIO, 작곡가 다나카 코헤이 등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동종의 게임 중에서도 손꼽힐만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실제로 프리코네R은 출시된 지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양대 마켓 매출순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담당한 만큼 프리코네R의 국내 서비스 방향성도 지켜볼만한 부분이다. 그동안 카카오게임즈는 프렌즈 시리즈뿐만 아니라 ‘앙상블스타즈’, ‘뱅드림!’ 등의 타이틀로 국내 마니아들을 폭넓게 수용해왔다. 단순히 출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우 팬미팅, 콜라보 카페 등 오프라인 이벤트도 주도해, 서브컬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드러낸 바 있다. 

6월 출시를 예고한 핵앤슬래시 온라인게임 패스오브엑자일은 해외 버전의 운영 방침을 전면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다. 국내 버전은 현재 서비스 중인 글로벌과 완전히 동일하게 운영되며, 서버 또한 기존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제공될 예정이다. 유료 모델도 특유의 ‘Non Pay to Win’ 정책을 고수한다. 

비록 출시된 지 5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스테디셀러’ 면모는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패스오브엑자일은 디아블로 시리즈에 이어 핵앤슬래시 장르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2018년 스팀(Steam)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 게임 TOP10에 선정되는 등 여전한 콘텐츠 파워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신작 출시 흐름을 뒷받침할 카카오게임즈의 기존 라인업들도 1분기 내 업데이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는 작년 신규 전장 ‘비켄디’와 날씨 ‘월광’, 총기 ‘Bizon’, ‘플레어건’ 등을 추가했으며, 배틀그라운드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등 활발한 운영을 기반으로 PC방 점유율 2위를 사수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도타2 등 올해 1분기 화제성 높은 작품들이 등장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배틀그라운드 점유율 순위 유지는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에이팩스 레전드가 국내 정식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순위를 유지하면서, 배틀로얄 장르 내 입지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검은사막 역시 지난 1월 배틀로얄 콘텐츠 ‘그림자전장’ 업데이트 이후 ‘모험일지’, 랭킹 시스템 ‘전장의영웅’ 등을 추가했다. 그림자전장은 MMORPG 특성과 배틀로얄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엮어 초보 유저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모드로 다소 제한적이던 MMORPG PvP 콘텐츠의 새로운 방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출시 1주년을 맞은 뱅드림!과 앙상블스타즈는 기념 프로모션으로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두 게임의 ‘아이돌’이란 콘텐츠와 다수의 성우가 참여한 특징을 활용해, ‘팬미팅’과 ‘콜라보 카페’라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물론 마니아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인 만큼 참여율 저조의 우려도 있었으나 사전예약제로 진행된 이벤트 참가 신청이 매진될 만큼 많은 관심을 보였다. 작년에도 서울 코믹월드에서 뱅드림! 부스를 운영한 바 있는 만큼, 이러한 오프라인 이벤트 노하우는 향후 프리코네R의 국내 이벤트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외적인 부분으로 자회사 ‘Life MMO' 출범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Life MMO는 실제 일상을 게임처럼 만들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카카오게임즈 내부 조직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자회사이다. 

위치기반서비스를 기반으로 게임 요소를 삶에 녹여내겠다는 Life MMO의 목표는 현 시점에서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드웨어적 특성이 강한 유저의 삶과 게임을 묶는 과정은 기존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만 설명하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Life MMO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R’에 미래의 IT 기술로 평가받는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이 적용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스태디아를 필두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융합은 신규 시장의 개척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카카오게임즈의 활동을 종합하자면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28일 프리코네R 외, 다른 신작들의 출시가 이어지진 않았지만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유지와 패스오브엑자일이란 스테디셀러 라인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테라 클래식’과 ‘달빛조각사’, ‘프렌즈 탁구’ 등의 신작들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한 해는 1분기만큼이나 바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