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최초 OOO인 전투!’, ‘온라인 MMORPG의 스케일, 모바일로 만나다!’, ‘OOO vs OOO으로 싸워라’.
  
모바일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상투적 광고 문구다. 이렇듯 대부분의 모바일 MMORPG는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수준의 ‘대규모 PvP’를 강점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실제 게임에 접속해서 플레이를 해보면 머릿속으로 그렸던 거대한 세력 간의 웅장한 전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자신의 눈앞에서 돌아다니는 몇몇의 상대방과 합을 겨루고 있는 모습에 실망하곤 한다. 대규모라는 표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적인 문제다. PC와 비교했을 때 성능이 뒤처질 수밖에 없는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상 한 서버에 많은 유저를 수용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다.
  
특히, 비동기나 MO 방식의 게임과 달리 MMO는 거대한 월드 내에서 수많은 유저들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서버에 가해지는 부하가 상당히 크다. 새롭게 오픈한 게임을 플레이할 때 한 번에 많은 인원이 입장하면서 서버에 무리가 생겨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어려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한 번에 많은 유저를 수용하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한 화면에 많은 캐릭터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술 및 환경적인 요인이 문제인데, 작은 화면에 많은 캐릭터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한 화면에 많은 캐릭터를 담아냈을 때 발생하는 버벅거림이나 끊김 현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게임 플레이가 어렵다. 여기에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의 그래픽으로 인해, 한 화면에 많은 캐릭터를 담아내는 일은 보다 큰 기술력을 요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들은 조금이라도 유저와 거리가 먼 상대라면 보이지 않게 설정하거나, 그래픽이 다소 뭉개진 형태로 보이게 하면서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같은 방식의 해결책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유저들이 대규모 PvP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도록 하는 이유가 된다. 기본적으로 한 화면에 보이는 캐릭터가 적으면 지금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 팀 단위 PvP인지 대규모 PvP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조금이라도 거리가 멀어진 캐릭터가 자신의 화면에서 보이지 않거나 그래픽이 뭉개져서 보일 경우,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상당한 방해가 된다. 특히, 보이지 않던 상대방이 닌자처럼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자신을 공격하는 등 실력 이외의 요소가 승패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유저들이 제대로 된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밖에도 직관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이 역시 모바일의 화면 크기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 작은 화면에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고 전장에 설치된 여러 가지 오브젝트까지 활용하려면 유저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히 늘어난다. 
  
조작의 한계 역시 유저들이 대규모 PvP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아무리 모바일게임의 조작 편의성이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고는 하나,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전투가 반복되는 대규모 전장에서 제대로 된 콤보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숙련된 유저가 아니라면 결코 쉽지 않다.
  
분명 수동 전투의 메리트가 강조되는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유저들이 자동전투를 사용한다는 것은 많은 유저들이 조작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PC 앱플레이어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모바일 MMORPG에서 대규모 PvP는 어찌 보면 ‘맞지 않는 옷’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다수의 모바일 MMORPG 개발사들은 핵심 콘텐츠로 대규모 PvP를 제외하지 않는다. 그만큼 대규모 PvP는 PC 플랫폼부터 이어진 국내 MMORPG 유저들의 ‘최애’ 콘텐츠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사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은 맞지만, 단순히 구색을 갖추는데 그치는 것이라면 하지 않느니만 못할 수 있다. 
  
대규모 PvP 콘텐츠의 개선은 사실 기술적인 측면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선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모바일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접근으로 유저들에게 재미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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