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뚝심 있는 개발사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젤리오아시스가 개발하고 플레로게임즈가 서비스 준비 중인 2079 게이트식스가 출시를 눈앞에 뒀다. 큰 자본이나 거대한 인력은 없지만, 진부함을 거부한 독창성과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게임성은 선명하다. 

유럽식 판타지나 무협 등 검증된 세계관을 벗어나 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것부터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항상 성적이 좋지 않았으며, 그렇기 때문에 흔히 시도하지 않은 영역이다. 

기대와 궁금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헤쳐나가야 할 미션 포인트는 무엇일까. 그동안 주로 조명하지 않았던 부분을 중심으로 풀어보자.

POINT 1: 설정과 이야기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게임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60년 뒤인 2079년 세계에서 펼쳐진다. 황폐해진 현실을 견디기 힘들어진 사람들이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 가상세계 '게이트식스'로 도피하는 시대, 주인공은 가상현실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 슈퍼게이트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인체실험을 겪으며 그들의 음모를 알아차린다.

SF 중에서도 사이버펑크 세계관은 국내에서 마니아의 전유물 취급을 받았고, 그런 이유로 게임 흥행 여부에 비관적 의견이 존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사이버펑크라는 소재가 흥행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긍정 전망도 가능하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인공지능과 초AI 등 미래 과학의 모습은 이미 실제 눈앞에 가까이 와 있다. 더 이상 기술의 결과물이 낯설지 않고, 해당 기술이 불러올 미래상에 대해 관심이 높아져 있다. 그만큼 관련 콘텐츠들이 힘을 받기 시작하는 시대다. 글로벌 콘텐츠의 인터넷 보급으로 인해 소재의 장벽도 일부분 해소되고 있다.

미래세계 및 사이버펑크의 세계관들 가운데서도 2079 게이트식스가 가진 차별점이 있다. 가상현실이 도구 중 하나로 사용되는 다수 작품과 달리 온전히 가상세계 속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 그만큼 게임적 허용도 자유롭고, 이야기의 폭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개발진의 이야기에 따르면, 2079 게이트식스가 전달하는 테마는 예상보다 깊다. 가상세계에서 완벽한 존재인 슈퍼AI가 불완전한 인간에게 종속되어 있는 역설, 그리고 불멸이라는 이상향에 도달한 가상세계 인간들이 과연 어떤 두려움과 욕망을 느낄지도 지켜볼 점이다.

POINT 2: 새로 밝혀진 화제성, 성우들의 열연 기대

화려한 성우진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렉스 역은 성우계 아이돌로 불리며 수백 편의 작품에 출연한 남도형, 그를 돕는 헬라 역은 워크래프트의 마이에브와 스타크래프트2의 미라 한 등 카리스마 여성 캐릭터를 훌륭히 연기해온 안영미가 맡았다.

그밖에 김연우, 김채하, 최지훈, 김보영, 장예나, 김성화, 박성태 등 국내 정상급 성우들을 다양하게 섭외해 게임 몰입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선보였다. 진지하고 감정 변화가 느껴지는 스토리로 예상되는 만큼, 성우들의 더빙 명연기 또한 게임을 즐기는 데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레로게임즈는 지난 29일 성우 라인업을 공개하고, 영상을 통해 더빙 현장 풍경과 성우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정의로운 성격이지만 너무 무게감 있지 않은 주인공 렉스,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남을 배려하는 헬라, 거만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고양이 백도어 등 캐릭터들의 성격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POINT 3: 다양한 캐릭터와 독창적 게임성은 얼마나 어우러졌을까

2079 게이트식스는 출시 버전부터 50종이 넘는 캐릭터와 8장 가량의 시나리오를 갖출 예정이다. 이후 업데이트 일정까지 고려하면 수집형 RPG 장르에서 부족하지 않은 볼륨이다. 이 캐릭터와 어우러지는 요소가 바로 독창적으로 내세우는 게임 시스템이다.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육각형'이다. 일직선으로 하나씩 전투를 클리어하는 대부분의 게임과 달리, 보드게임판처럼 육각형 모양으로 구성된 맵에서 유저 스스로 진행 방향을 선택하고 상황에 따라 버프 및 디버프를 선택한다. 어떤 길로 진행하고 구역을 점령하느냐의 문제는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한 조합에 따라서도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링크 시스템으로 다양한 조합을 구사한다는 것도 캐릭터성에 힘을 실어준다. 적이 특정한 상태이상에 걸릴 경우 링크 스킬이라는 협동 공격을 실시하는데, 캐릭터의 관계성이나 상성에 따라 다른 양상이 펼쳐지게 된다. 그로 인해 사전 전략을 짜는 맛이 늘어난다. 뽑기가 존재하지만 뽑기 만능주의를 탈피하는 게임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단순히 강한 캐릭터를 넣는 것이 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 시스템은 영웅 로스터의 유연한 사용을 지원한다. 스트라이커로 설정된 캐릭터는 대기조에서 SP를 채우며, 사용하면 바로 교체 투입되어 고급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실시간 PvP에서는 상황을 반전시킬 숨겨진 카드가 되기 때문에 캐릭터 활용과 전략성이 대폭 늘어난다.

크지 않지만 단단한 도전, '미션 클리어'를 기대한다

그들만의 길은 어느 정도 화제를 끌고 있다. CBT 플레이부터 어느 정도 만족을 이끌어냈고, 출시 1주 전 사전예약 50만 명을 넘어섰다. 수집형 RPG의 익숙함과 배경의 참신함을 반씩 조합한 모습으로 유저들에게 게임 내실을 보여주었고, 의미 있는 반응을 얻었다. 

2079 게이트식스가 충분한 성공을 거둔다면, 게임계와 세계관 면에서 국내에 뜻깊은 발자취를 남긴다고 볼 수 있다. 국산게임은 성공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사이버펑크 마니아들은 국산 콘텐츠에 대한 또 다른 희망을 기대하게 될지 모른다.

원더5마스터즈로 유명한 젤리오아시스는 모바일게임 태동기부터 오랜 시간 대중성과 작품성 사이에서 고민하며 내실을 다져온 개발사다. 그들이 여느 때보다도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새로운 결과물이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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