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최초의 장수제’를 내세운 삼국지인사이드는 기존 삼국지 IP(지식재산권) 게임과 차이점이 있다.

군주제의 목표는 ‘천하통일’이다. 조조, 유비, 손책을 비롯한 군주들은 타국을 점령해야 살아남는 일종의 약육강식 세계 속에 존재한다. 또한 대규모 군사 훈련과 군량미 보급, 내정 활동 등 범국가적인 활동이 기본이다.

반면 장수제는 ‘입신양명’에 초점이 맞춰진다. 유저는 일개 장수A로 시작해 공헌도를 쌓으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 무엇보다 유저와 장수들과 같은 신분이다 보니, 여타 모바일 삼국지 게임과 다른 소위 ‘월급쟁이’의 시각에서 스토리를 해석하고 풀어나간다. 

삼국지인사이드는 장수 기반의 게임이다. IP만 보고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를 떠올렸다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임 속 유저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CEO적 입장이 아닌 ‘미생’의 장그래에 가깝다. 조조, 유비, 손책 중 마음에 드는 리더를 선택해, 면접을 거치면 신분의 최하층인 9품부터 성장이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유저에게 주어지는 ‘영지’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필드를 점령한 도적, 황건적 무리를 상대하기 위해선 군사를 보충해야 한다. 영지는 이를 위한 기본적인 금화와 군량, 병력을 제공하는 장소로 유저만을 위한 일종의 ‘농장’인 셈이다. 

용어는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일반적인 RPG 시스템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캐릭터의 체력이 부족할 때 회복 물약을 사용하듯, 영지에서 보충한 인력으로 장수의 손실된 병력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임무 수행과 별개로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상당량의 금화와 군량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기존 삼국지 시리즈의 ‘세금’과 일맥상통한다. 

업그레이드된 영지는 보다 많은 자원을 제공하는데 이에 필요한 조건이 유저의 ‘신분’이다. 신분은 말 그대로 ‘자격’을 의미한다. 영지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운용 부대를 확장하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신분이 필요하며, 높은 관직에 오를수록 세력으로부터 제공받는 ‘녹봉’도 풍부해진다. 

세력과 관계없이 신분은 위나라 조비가 처음 시행한 것으로 알려진 ‘구품관인법’에 따라 1품에서 9품으로 분류된다. 주군과 면접을 마친 유저들은 9품에 배정받게 되며 경험치와 별개의 시스템인 ‘공헌도’를 쌓아, 신분 상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공헌도를 쌓는 방법은 간단하다. 각 세력의 수도에 머무른 조조, 유비, 손책에게 직접 국가 임무를 배정받아 해결하는 식이다. 임무 종류는 안부를 전하는 파발마부터 지방 순찰, 인재 등용, 도적 소탕 등 다양하며, 이후 무관 혹은 문관 관직에 오를 경우 관련 임무 해결 시 더 많은 공헌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시장 건설, 신병 모집 등의 임무는 유저가 보유한 장수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보니 캐릭터를 다양하게 수집할수록 효율이 증가한다. 특히, 한번 임무를 맡은 장수는 피로도로 인해 일정 시간동안 다른 국가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 3성 장수라도 가리지 않고 모아둘 필요가 있다. 

국가 임무라는 단어가 다소 딱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임무 자체 난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일반적인 모바일MMORPG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터치만으로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이며, 군부령과 재무령도 충분하게 제공하는 편이라 시간만 투자한다면 누구나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다. 

진행 방식이 간단하더라도 캐릭터가 이동하는 필드를 주의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전략RPG에 삼국지의 시뮬레이션 요소를 녹인 만큼 삼국지인사이드의 필드는 변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캐릭터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5성 장수들이 무작위로 등장해, 특정 자원을 요구하거나 대결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무혼을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세력 내 신분 상승은 국가 임무만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지만 장수의 육성과 장비 제작, 강화를 진행하려면 필드에 존재하는 도적과 황건적을 상대할 수밖에 없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이들의 토벌 과정은 국가 임무와 달리 장수의 병력을 소모하기에 영지에서 지속적으로 병력을 보충해야 한다.

이 밖에도 영지에서 제공하지 않는 ‘석재’와 ‘철광석’, ‘목재’ 등의 자원을 채집할 수 있는 숲과 채석장 경작지도 필드에서 무작위로 오픈된다. 때문에 국가 임무가 자동으로 진행돼서 일반적인 모바일RPG 방식으로 플레이했다간 자원이 부족하게 되거나 고등급 장수 영입이 어려워지는 등 진행이 어려워진다. 

삼국지인사이드의 주요 콘텐츠를 정리하자면 국가 임무를 중심으로 신분과 유저 레벨을 올림과 동시에, 토벌로 장수를 육성해 부대 전체의 전투력을 강화한 후 스토리 모드를 넘어 대규모 세력전인 ‘군단전’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처럼 여러 요소들이 상당히 복합적으로 엮여있는 만큼 한 가지 장르로 특정하기 어렵지만 굳이 말하자면 전략RPG에 시뮬레이션 요소가 더해진 양상이다. 신분, 영지, 임무와 전투력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오히려 시뮬레이션 장르로 접근한 기존 삼국지 게임의 팬들은 삼국지인사이드의 콘텐츠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한편으로 삼국지인사이드가 가진 독특한 면모는 당연하다. 장르와 종목을 불문하고 시작은 언제나 어색했다. 숱한 삼국지 관련 모바일게임이 출시됐지만 이제야 등장한 최초의 장수제 게임이다.

스테디셀러로 변화를 두려워했던 삼국지 IP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직접 플레이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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