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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의 정석' 삼국지 게임, 도원결의는 어떤 미래를 꿈꾸나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4.08 18:16

"지난달 삼국지가 나왔죠. 이번 달에도 삼국지가 나옵니다. 다음 달에도 나올 겁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열고 삼국지를 검색해보자. 스크롤을 내리고 내려도 끝나지 않는 삼국지 게임들의 물결을 만나게 된다. PC 및 콘솔 플랫폼도 무수한 삼국지를 품고 있다. 스토어에 등록된 모바일게임에 한정해도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은 100개가 넘는다. 

디자인도 다양하다.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린 실사풍부터 시작해 귀여운 2D 스타일, 미소년풍이나 코믹풍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장들을 여체화한 미소녀게임까지 존재한다. RPG를 비롯해 전략, 경영이나 퍼즐 등 장르나 주인공도 제각각이다.

오랜 기간 고정유저를 확보중인 넥슨의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이나 최근까지 높은 매출을 기록한 이펀컴퍼니의 삼국지M 등 성공 사례도 심심찮게 나온다. 의문이 들 법하다. 왜 삼국지 소재 게임은 쉬지 않고 나올까, 그리고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삼국지는 아시아권에서 가장 미디어화에 성공한 역사적 시대상이다. 이야기 측면에서 기승전결이 뚜렷하며, 다양한 캐릭터도 흥행 요소가 되었다. 정식 역사(정사)와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연의)에 따라 달라지는 내용이 이야기 소재로 떠오르기도 한다. 

수많은 시대 가운데 삼국지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진입 장벽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출사표, 삼고초려, 도원결의, 읍참마속 등의 단어를 못 들어본 사람은 극히 적다. 각종 미디어에서 삼국지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과정에서 일부 지식은 생활 상식 이야기를 들을 정도다. 오죽하면 커뮤니티에서 "관우를 모르면 무식한 것 아니냐"는 사람들까지 생겼을까. 

현대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조선 시대 주요 판소리 중 하나인 적벽가는 바로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기반으로 나온 소리이다. 그만큼 중국 삼국시대의 역사 및 민담은 국내에도 뿌리가 깊다. 

일본의 삼국지 사랑도 만만치 않다. 게임 분야에서 삼국지의 원류는 일본이다. 코에이社의 삼국지 게임들이 가장 유명하고, 90년대 초반부터 삼국지 무장쟁패와 제갈공명 와룡전 등 끊임없는 라인업을 자랑했다. 아케이드 플랫폼으로 흥행한 천지를 먹다 역시 빠질 수 없다. 만화 분야에서도 조조를 주인공으로 인물과 스토리를 재창조한 창천항로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동아시아 지역의 절대적 인지도와 함께, 소비층이 확실하다는 것도 사업적 장점이다. 남성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고, 대개 너무 어리지 않은 연령에 타겟층이 맞춰진다. 소위 '아재'로 분류되는 세대이고, 소비력도 뛰어나다. 마케팅 면에서 큰 고민거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5월 23일 출시 예정인 토탈워: 삼국

지금 이 시간에도 삼국지 게임은 출시되고 개발된다. 그 과정에서 자본력은 조금씩 높아지고, 정체되어 있던 퀄리티의 향상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 넥슨은 진삼국무쌍8 모바일 MMORPG 계약을 발표했다. 코에이의 IP를 기반으로 오픈월드를 채택하고, 특유의 액션감을 구현해 원작의 재미를 모바일로 살리겠다는 각오다. 최근 2주년을 맞이한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와 2년 6개월이 지난 조조전 온라인도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다. 

네오위즈도 3월 27일 모바일 횡스크롤 RPG 삼국대난투를 출시했다. 레트로 감성의 코믹 도트 그래픽이 무기다. 비트박스 아티스트 히스(Hiss)와 배경음악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게임 분위기를 살린 것도 독특하다. 

삼국지 종주국인 중국 게임들도 개발을 쉬지 않는다. 환유가 개발하고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국내 퍼블리싱하는 삼국지인사이드는 모바일게임 최초로 장수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게임성 부분 호평에 힘입어 출시 하루가 지난 오늘(8일)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2위에 올라 있다. 그밖에 게임펍의 디펜스게임 삼국지킹덤디펜스도 10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영국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가 개발 중인 토탈워:삼국은 5월 23일 발매 예정이며, '삼국지 끝판왕'으로 기대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지닌 토탈워 시리즈의 정통 신작이기 때문에 게임성도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거대한 스케일의 전투를 실시간으로 지휘하는 시리즈 특성에 삼국지라는 IP가 얼마나 훌륭한 조화를 이룰지 주목된다. 

삼국지 게임의 시장성 전망은 엇갈린다. 부정적인 입장은, 공급 과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 흥행작이 자주 보이는 것 같지만, 엄청나게 쏟아진 게임 양을 생각하면 타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거기에 토탈워:삼국처럼 거대 자본 게임과 경쟁해야 할 미래를 감안하면 레드오션이라고 분석할 여지는 충분하다. 

반면 삼국지가 아직도 잠재력이 남은 IP이기 때문에 아직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특히 라이트유저의 모바일게임 유입이 계속되는 흐름에서, 삼국지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소재는 아직 없다는 것.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공급량에 비해 크게 발전한 게임성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독특하거나 질 높은 게임을 어필한다면 아직도 틈새는 남았을지 모른다. 

어느 쪽이 정답이든 고민할 부분은 같다. 이제 삼국지라는 소재 자체만으로 이득을 보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 게임성과 재창조를 고민할 때다. 

삼국지는 스토리의 큰 줄기가 정해져 있다. 과거 영걸전 시리즈처럼 후반부를 비틀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결국 큰 줄기에서의 IF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디테일과 스토리텔링 기법에서 다양한 시도가 요구되는 이유다. 

최근 미디어물은 캐릭터의 재해석과 세련된 연출을 무기로 꺼내드는 편이다. 게임 역시 캐릭터가 변화할 필요성이 감지된다. 일본과 중국은 활발하게 진행된 작품이 다수 있다. 외형뿐 아니라 새로운 성격을 부여하고 그에 맞는 장르도 연구할 가치가 있다. 그만큼 삼국지에 활용할 분야는 많고, 유저의 요구도 많다. 

모두 성공할 수는 없다. 경쟁을 통해 게임은 발전한다. 삼국지 게임은 많았지만 질적 경쟁력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최근 차별화된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발전 모습이 보이고 있다. 많은 고민이 모여 진정한 작품으로서의 삼국지 게임들이 등장했으면 한다. 유저들이 가장 바라는 점이기도 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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