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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박양우 신임 장관, 게임계 '목소리' 담을까?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4.09 16:29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새로운 얼굴이 결정됐다. 박양우 장관이 게임을 포함한 문화체육 산업진흥이란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다.

2기 내각 구성이란 진통 속에서 문체부장관 인사청문회는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진행됐고, 지난 1일 청문보고서 통과 후 3일 장관 임명이 재가됐다.

박양우 신임 장관은 1958년생으로 1979년 행정고시로 공직을 시작했다. 문화관광부 공보관, 관광국장, 문화산업국장 등 문화정책 업무를 두루 거친 후 문화관광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마쳤다. 이후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한국예술경영학회 회장, 중앙대학교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게임계와 인연도 있다. 비록 개인사정으로 고사했지만 2009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된 일이 있으며, 차관 재직 시기 게임 등 문화콘텐츠의 산업화에 목소리를 내온 인물로 평가된다.

문체부는 항상 게임산업 진흥과 콘텐츠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의도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임 도종환 장관 시절 역시 게임 방면으로 큰 움직임이 없었다. 장관 본인이 게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점도 있었고,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록 논쟁에서 문체부가 능동적인 대응이 부족한 채 인식 개선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 역시 아쉬움을 자아냈다.

박양우 장관이 기대받는 지점도 게임 이해도와 소신에서 나온다. 인사청문회 당시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록 여부에 대한 질문에 "게임중독에 대한 의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면서 "게임에 긍정적인 면도 굉장히 많이 있으며, 개인적으로 질병 인정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게임산업 이해는 높으나, 오랜 시간 관료 사회에서 활동한 인물이고 문화계 현장 업무를 겪어본 경험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예술경영과 대학교수로 강단에 오래 서는 등 이론에 밝지만 장관으로서의 일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국내 정치구도에서 게임은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정신의학계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보건복지부와 학부모 인식을 등에 업은 여성가족부의 협공을 문체부가 받아내야 하는 형국이다. 2개 부처에 비해 문체부의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도 악조건이다.

입법부 또한 비슷한 사정이다. 국회에 문화콘텐츠로서 게임산업의 이해를 가진 의원은 손에 꼽는다. 익명의 정계 관계자는 "현대 문화를 이해하는 젊은 의원이 별로 없고, 특히 다선 의원들은 아예 게임을 모른다"면서 "게임진흥 법안은 교문위 통과조차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문체부가 게임산업의 목소리를 전부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계는 문체부를 향한 요구를 멈출 수 없다. 현재 정책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둘러싼 왜곡된 인식과 규제 문제가 거론된 지 오래됐다. 개선점은 찾기 어려웠다. 과도한 사행성 게임을 규제하고 셧다운제와 같이 부당한 규제는 해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 게임계의 큰 불만이다.

게임계 가운데 중소규모 및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 및 투자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최상위 게임사들은 매출 면에서 큰 타격 없이 오히려 몸집을 키우고 있으나, 그밖의 기업들과 격차가 벌어지며 양극화 현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글로벌 경쟁 체제가 되면서 마케팅 및 유통 비용이 급증하는 추세고, 기업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새로운 시도를 막고 게임 플랫폼과 콘텐츠가 획일화되는 결과를 낳는다. 문체부가 컨트롤 타워 위치에서 조절해야 할 부분이다.

인디게임 시장은 더욱 절박하다. 출시해도 홍보 통로가 아예 없던 과거에 비해 환경은 나아졌으나, 까다로운 심의 과정과 비용은 아직도 발목을 잡는다. 그 결과 한국 게임이 한국어로 출시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 한 인디게임 개발자는 "지원금은 바라지 않으니 돈을 가져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심의 관련 법 개정을 위해 가장 힘써야 하는 곳은 국회지만, 문체부 및 게임위 역시 행정과 소통에서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소규모 개발 지원 문제는 문체부 역량에 따라 개선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에 신임 장관에게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 문화가 지금만큼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일은 역사적으로 없었다. 그 중심에 게임이 있다. 전체 콘텐츠 수출액 중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 그만큼의 대우와 선진화된 인식을 얻고 있는지 돌아보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제에서 문체부는 산업과 정책의 중심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게임계 내부에서도 진통은 많다. 업체는 정부를 믿지 못하고, 유저는 업체를 믿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현실이다. 소통안과 타협안을 마련해 규제할 부분과 풀어줄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씨앗을 심고 기반을 다지는 게임산업 진흥을 박양우 장관에게 기대해본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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