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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인사이드, 입문은 쓰고 플레이는 달다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04.09 16:35

김용의 무협 시리즈와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게임 IP(지식재산권)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 ‘삼국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적이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전략 시뮬레이션에 특화된 역사물이다. 여기에 위, 촉, 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지금은 RPG나 무쌍류 게임의 잠재력도 보여주었다. 나관중이 현대 게임 업계를 고려하진 않았겠지만, 지난 몇 십 년간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는 등 폭발적인 IP파워를 증명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쉽게 떠올릴만한 대표적인 삼국지 게임은 코에이에서 개발한 ‘삼국지 시리즈’다. 위, 촉, 오 중 마음에 드는 세력으로 천하통일을 노리거나, 커스터마이징한 나만의 군주로 새로운 삼국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 구성과 다양한 장르 변형도 매력적이지만 여타 시뮬레이션 게임과 삼국지 IP 타이틀의 차이점은 RPG 요소의 비중이다. 문명, 토탈워 시리즈도 세력 확장과 전략 전투 면에서 독보적인 개성을 지녔으나, 게임상 유저의 역할은 몰개성한 ‘지휘관’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삼국지 시리즈는 유저에게 위, 촉, 오에 소속된 인물이자 장수와 군주로서 내릴 답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인 장수 등용 과정만 해도 복잡하다. 재야에 숨은 장수를 발굴하려면 특정 아이템을 채집하거나, 멋진 작업 멘트로 호감을 사는 등 역할에 몰입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 

이러한 RPG적 특성을 ‘삼국지인사이드’는 ‘군주제’ 대신 ‘장수제’로 게임성을 극대화했다. 장수제의 장점은 유저가 선택하는 경영의 규모가 다르다. 기존 군주제 방식이 대규모 군사훈련과 군량미 확보, 외교, 전쟁에 초점을 맞췄다면 삼국지인사이드는 유저 개인의 ‘입신양명’에 게임 콘텐츠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1레벨부터 유저는 조조, 유비, 손책 중 한 명을 앞으로 모실 주군으로 선택하고 그의 밑에서 온갖 잡일로 공헌도를 쌓는다. 각 지방에 위치한 장수들에게 대신 안부를 전하는 파발마 역할부터, 소문의 출처 파악, 산적 소탕까지 ‘국가임무’라는 이름 아래 공헌도 퀘스트는 끊임없이 제공된다. 

처음부터 CEO적 위치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군주제와 달리 삼국지인사이드는 신분에 따른 과업과 보상 체계를 철저하게 준수한다. 기본적인 영지 성장과 부대 증편은 과금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오로지 캐릭터 레벨과 신분에 따라서 해금된다. 아무리 레벨이 높다 한들 신분이 낮다면 어렵게 모은 장수를 활용할 기반 자체가 오픈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제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모되는 시간에 비해, 혜택이 크다. 파발마 퀘스트는 장수의 호감도가 쌓이며, 병사 육성과 시장 개선은 능력치를 자연스럽게 강화할 수 있다. 퀘스트에 육성과 수집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녹인 셈이다. 

또한 삼국지인사이드의 월드맵은 시뮬레이션 장르처럼 여러 변수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재야에 머무른 장수들이 도시 사이의 길목마다 나타나 유저에게 도전하거나, 각종 자원이 매장된 지역이 무작위로 열리는 등 눈여겨볼만한 이벤트들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삼국지인사이드의 플레이는 터치 몇 번으로 퀘스트를 자동적으로 클리어하던 모바일 MMORPG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 진행 자체는 자동이지만 퀘스트 선택부터 완료는 유저가 상황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 전투도 PvP콘텐츠인 국사무쌍을 제외하고 스킬 발동과 진영 배치를 모두 설정해야 최적의 효율을 발휘하기에, 자동 기능은 편의를 위한 최저한의 수준만을 제공했다고 보면 된다.

임무와 영지 관리, 전투 콘텐츠 등 여러 방면에서 자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유저의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나, 과정 자체는 ‘번거롭다’기보다 ‘선택지가 많다’로 느껴진다. RPG 진행 방식과 유사한 저레벨 구간과 달리, 신분이 오르고 휘하 부대가 확장되면서 삼국지인사이드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낸다.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인 전투 역시 마찬가지다. 일기토와 진영전으로 나뉜 전투 콘텐츠는 자동 전투를 일체 지원하지 않거나 효율을 극단적으로 낮춰, 유저의 전술적 선택을 승패의 가장 큰 변수로 삼았다. 심리전과 병종에 따른 상성 관계, 스킬과 인연의 변수 등을 유저의 판단에 맡겨 장수의 능력치가 전술을 압도하는 상황을 줄였다. 

애초에 조조, 유비, 관우, 여포 등 높은 등급 장수의 수집 난도가 레어도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라 특정 장수의 유무는 전술적 판단의 가치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일반적인 뽑기 시스템인 ‘등용’ 뿐만 아니라 특정 장수를 초대할 수 있는 ‘연회’, 퀘스트 보상인 ‘무혼’ 등 고등급 장수를 얻을 창구 자체가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고등급 장수를 얻었다 한들 일정 수준 이상의 플레이 타임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레어도의 값어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각 지역 관저에서 머물고 있는 장수를 직접 찾아가 우호도를 쌓고 능력치와 스킬을 강화하는 등 강화 시스템에 장수제의 특성을 녹여냈다. 

다만 복합적인 게임성을 유저에게 정리해서 설명해줄 튜토리얼 기능이 부족한 점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새로운 기능이 열릴 때마다 UI에서 접속하는 방법까지 설명해준다. 또한 삼국지 게임 특유의 한자어나 고사성어 네이밍 센스도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아쉬운 부분은 ‘서순’이다. 세력 선택 이후 저레벨 유저들이 다양한 기능 중 어떤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다음 단계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순서를 이해할만한 창구가 부족하다. 모바일 최초로 도입한 새로운 제도를 자유롭게 운용하기에 기존 삼국지 게임에 대한 지식만으로 커버하기는 버겁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특징을 종합했을 때, 삼국지인사이드는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게임성 자체가 복합적인 만큼, 기존 코에이 삼국지를 경험해본 유저조차 삼국지인사이드의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신분상승’이란 게임 목표도 뚜렷한 데다 몰입한 시간은 고스란히 유저의 전투력에 반영된다. 이와 함께 폭넓은 장수 등용 창구와 강화 요소를 장수제로 녹이는 등 게임의 주제와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엮어내, 삼국지 IP의 새로운 방향성을 감상할 수 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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