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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과 마니아’ 카카오게임즈, 투트랙 전략으로 동력 확보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04.17 15:13

카카오게임즈가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이하 프리코네R)의 선전으로 오랜만에 모바일게임 매출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에 머물렀던 프리코네R은 신규 캐릭터 ‘쥰’의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구글플레이 차트에서 ‘리니지2레볼루션’을 제치고 매출 6위까지 올랐고, 앱스토어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넘어 3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흥행 사례는 MMORPG 장르가 매출 최상위권을 점령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2017년 국내에 소개될 때만 해도 프리코네R의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았다. 소녀전선, 페이트: 그랜드오더 등을 필두로 미소녀 게임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었고 게임 속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마니아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세계와 게임 판타지를 배합한 장르는 소수 마니아 유저에게 익숙한 배경이지, 대중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만한 설정은 아니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이름은’처럼 몇몇 작품들이 이례적으로 국내 관객들을 상대로 흥행했어도 국내 시장에 프리코네R을 퍼블리싱하는 일은 도전에 가까웠다. 

비록 당시 상황 자체가 낙관적이진 않았으나 이를 정면 돌파한 카카오게임즈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보면 효과적이었다. 출시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콘텐츠 퀄리티에 걸맞은 현지화로, 세계관 속 캐릭터의 특징을 녹여냈다. 결과적으로 마니아 유저뿐 아니라 원작의 IP(지식재산권) 팬과 수집형RPG 유저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로 정리되는 마니아 유저의 특성은 카카오게임즈의 전략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게임성과 함께 번역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의 말투와 성격, 표현 등에 주목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마니아 유저들이 가장 주목하는 세부적인 디테일을 프리코네R에 접목한 셈이다. 

이는 6월로 예정된 ‘패스오브엑자일’의 국내 서비스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패스오브엑자일은 이미 ‘완성된 게임’이다. 액션 RPG에 시즌제를 도입한 ‘조상님’격 게임이다 보니 신작 특유의 기대감보다 원조로서 존재감이 보다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규 유저뿐만 아니라 국내 출시 전부터 패스오브엑자일을 즐겨온 유저들을 위해 기존의 과금 체계와 서비스 방식은 크게 바꾸지 않을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과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GDC 2019 현장에서 크리스 윌슨 디렉터가 국내 서비스 방향성에 대해 글로벌 버전과 동일하게 가져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검은사막’을 성공적으로 퍼블리싱한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패스오브엑자일의 흥행 전략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할 만하다. 배틀그라운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버전이 먼저 서비스됐지만 국내 유저에게 패스오브엑자일은 다소 생소한 게임이다. 상황은 비슷하지만 출발선은 뒤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패스오브엑자일은 출시에 앞서 액션 RPG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한 ‘6년 차 신입’만의 완성도와 깊이를 국내 유저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특유의 빠른 전투와 방대한 패시브 스킬 노드, 스킬잼 조합 등은 동종 장르의 스테디셀러인 ‘디아블로’ 시리즈와는 다른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신작 RPG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콘텐츠 부족 역시 6년분의 축적된 노하우로 해결 가능한 장애물이다. 

또한 완성된 게임으로서의 면모는 ‘콘트라:리턴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텐센트와 코나미에서 공동 개발 중인 신작은 단순히 런앤건 방식을 모방한 것이 아닌, 80년대 콘트라 IP를 정식으로 이어받은 후속작으로 모바일로 해석했다. 

출시된 지 30년이 넘은 IP이다 보니, 캐릭터와 스테이지, 탄막 등은 3D 모델링으로 재구성됐지만 원작의 뚜렷한 개성은 사라지지 않고 콘트라:리턴즈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시리즈 대표 캐릭터인 ‘빌 라이저’와 ‘렌스 빈’ 또한 2D 도트 그래픽에서 벗어나, 특유의 마초적 디자인에 입체감이 더해졌다. 

IP 자체가 ‘추억’이라 불릴 정도로 오래된 만큼, 변화는 피할 수 없었으나 바뀐 외견 속에서도 콘트라의 색깔은 유지됐다. 애초에 게임 완성도가 워낙 높다 보니 게임의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런앤건 장르와 RPG를 한데 묶어, 재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정리하자면 원작을 기억하는 중장년층 유저와 RPG 요소에 익숙한 청소년 유저를 동시에 공략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다른 관점에서 프리코네R과 패스오브엑자일, 콘트라: 리턴즈에 깃든 마니아 요소는 흥행의 걸림돌일 수 있다. 종목을 떠나 IP의 인지도는 판매량과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카카오게임즈의 차기작 주인공은 ‘페코린느’가 아닌 ‘라이언’이 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게임즈는 마니아 요소와 대중성을 함께 엮는데 도전했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프렌즈 IP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데 이어, 유저들에게 게임 장르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이해도를 갖춘 개발사와 퍼블리셔 이미지를 견고히 했다. 

올해 기업공개를 목표로 한 입장에서 게임의 대중성과 마니아, 투트랙 전략은 카카오게임즈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 ‘AIR’ 등 대형 타이틀의 출시도 준비 중인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2019년 빠르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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