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르듯, 유저들이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도 각양각색이다. 처음 게임을 접한 신규유저와 일정 수준 이상 게임을 즐긴 복귀유저의 차이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NDC 2019에서 강연을 진행한 넥슨 코리아 김슬기 파트장은 이러한 시선차의 원인으로 ‘경험의 유무’을 꼽았다. 신규유저의 경우 새로운 시스템을 학습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수동적인 반면, 복귀유저는 과거 자신의 플레이 방식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해석한다. 때문에 신규유저만큼 복귀유저 역시 지속적으로 관리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등 장기 서비스 유저들은 일정한 플레이 패턴이 관찰된다. 콘텐츠가 질리거나,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이탈하고 복귀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보다 경쟁작들이 자주 출시되는 만큼 이러한 패턴 주기가 더 빠른 편이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신규유저를 새롭게 유입하는 전략 보다 복귀유저를 유입하는 방향으로 콘텐츠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본적으로 복귀유저들은 신규유저보다 게임의 높은 이해도와 좋은 기억을 담고 있기에, 신규유저만큼 중요한 표본인 셈이다. 

김 파트장은 ‘던전앤파이터’와 ‘히트’의 FGT 영상을 통해 신규유저와 복귀유저가 새로운 게임 시스템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3가지 사례로 나눠 설명했다. 

1, 캐릭터 선택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신규유저들은 일러스트와 스킬 이펙트, 범위 등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요소를 이유로 캐릭터를 선택했다. 반면, 복귀유저는 과거에 자신이 플레이했던 ‘거너’ 캐릭터를 다시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선택의 주된 이유로 ‘친숙함’을 내세웠다.  

모바일게임 히트는 온라인게임과 다른 패턴이 관찰됐다. 복귀유저는 던전앤파이터와 달리 오히려 해보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를 선택했다. 선택한 이유도 경험해보지 않은 ‘신선함’을 체험하고 싶었다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김 파트장은 2가지 사례의 원인으로 ‘이건 해봤으니까’라는 공통된 경험적 접근을 지목했다. 던전앤파이터는 직접 해봤을 때, 익숙한 캐릭터를 선택했고 히트 역시 이미 육성한 캐릭터보다 새로운 캐릭터에게 신선한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2. 시스템 학습

신규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신규유저는 던전앤파이터의 스킬 가이드와 초기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기존 콘텐츠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시스템 기획자가 의도한 가이드 방향에 따라 움직였고 새로운 기능를 학습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반면, 복귀유저는 과거에 경험했던 게임과 새로운 시스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했다. 유료였던 초기화 시스템을 눌러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며 스킬 자동선택 버튼을 누르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추천 스킬 트리를 검색하는 등 자신의 경험에 의존했다.

이러한 현상은 히트로 이어졌다. 복귀유저는 신규 시스템 ‘은총’을 어색해 했으며 효과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 스킬의 개념으로 은총을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신규 유저보다 학습 시간이 오래 걸렸다. 

3. 난이도 체감

던전앤파이터를 처음 접한 유저들은 저레벨 성장구간의 APC캐릭터 개입을 반가워했다. 별다른 조작 없이 스테이지를 진행해주니 체감난이도의 만족감도 높았다. 

복귀유저는 과거 던전과 비교했을 때 진입장벽이 너무 낮아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스킬을 사용해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체감하기 전에 끝나는 스테이지의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히트의 복귀유저들은 높아진듯한 진입장벽에 당황스러워했다. ‘리부트’ 업데이트 이후 늘어난 몬스터 체력으로 인해 스테이지 클리어가 어려워지자 자신의 캐릭터가 약해졌다고 느꼈다.   

결과적으로 신규유저는 콘텐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복귀유저는 과거의 콘텐츠를 기억하며 현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반응하는 상황이 다수 관찰됐다. 

김 파트장은 이러한 사례를 ‘절차기억’으로 설명했다. 반복학습을 통해 별도의 과정 없이 몸으로 습득한 기억들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것보다 정확하다. 즉, 차이를 몸으로 실감하는 것이다. 변화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복귀 유저의 사례처럼 의도치 않은 변화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복귀유저가 느끼는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팁도 설명했다. 신규 유저의 튜토리얼과 다른 복귀 유저만의 ‘적응 가이드’를 마련하고 변화된 시스템의 핵심을 녹여 내야 한다. 잦은 텍스트보다 한 번의 체험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가이드를 구성해 변화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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