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보상은 일종의 ‘목적’이다. 

유저는 보상을 얻기 위해 콘텐츠를 플레이한다. 기획자들은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의 홍보와 서비스를 만든다. 구조만 보면 풀기 어려워 보이는 운영도 보상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십상이다. 

NDC 2019에서 강연을 진행한 넥슨의 이민우 기획자의 생각은 달랐다. 과거 위닝퍼트의 개발 경험과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운영 노하우를 통해 얻은 결론은 ‘보상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기획자 입장에서 보상은 유저에게 동기부여 주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다. 참여를 유도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달성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설정하거나, 유저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골프게임 위닝퍼트도 처음에는 보상으로 퀘스트 달성 비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퀘스트에 대한 설문조사로 노력 대비 보상이 적다는 의견을 접수하고 레벨업을 도와주기보다시켜주는 쪽으로 보상 체계를 전환했다. 

이후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유저 수 자체는 늘어났지만 새로운 문제점이 발생했다. 유저의 요구에 맞춰 보상을 추가했으나, PvP 콘텐츠에서 이익을 위해 고의로 패배하는 어뷰징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뒤늦게나마 사태를 막기 위해 매칭 제한 등으로 개선했음에도 위닝퍼트의 플레이 통계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PvP 콘텐츠인 경쟁전에도 일어났다.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보상과 이벤트가 맞물렸다. 여기에 턴제 방식 PvP라는 점에서 유저들은 기존 싱글 플레이와 차원이 다른 피로감을 느꼈다. 이로 인해 위닝퍼트에서 발생한 어뷰징 사태가 다시 일어났다.

보상을 문제를 쉽게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물론 보상이 유저를 모으기 위한 가장 쉬운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플레이의 목적이 게임이 아닌 보상이 되는 순간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최악의 경우 기존 콘텐츠까지 모두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보다 문제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찾아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원인에 대해 단편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육하원칙’에 따라 철저히 분석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와 보상의 궁합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려면, 유저가 보상을 명확히 상상할 수 있어야 하며 도달하는 과정 역시 불확실하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상 체계는 대상과 조건이 명확하게 제시되는 1인 콘텐츠와의 궁합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이 기획자는 “다인 콘텐츠는 여러 변수로 인한 불확정성으로 아무리 매력적인 보상이 제시되더라도 유저들에게 가치만큼의 기대감을 주기 어렵다”라며 “어떤 요소가 보상의 접근을 막는지 파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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