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마블 배틀라인’은 마블 IP(지식재산권) 게임들과 달리, 일러스트의 노출이 많은 카드게임 장르다 보니 아트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믹스 기반으로 개발된 마블 배틀라인은 글로벌 서비스를 겨냥한 만큼, 아트디자인을 북미스타일의 코믹스 풍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NDC 2019에서 넥슨의 이근우 파트장은 “코믹스 기반의 강하고 임팩트 있는 이미지를 상상했다. IP게임이다 보니 쉽게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북미 코믹스 스타일로 그릴 수 있는 아티스트의 섭외가 쉽지 않았다. 또한 프로세스화 되어 있는 코믹스처럼 공정을 만드는 것도 무리였다.”라며 개발 초기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블 배틀라인 팀은 아트디자인 인력 수급에 많은 공을 들였고, 주니어부터 역량 있는 시니어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로 인재를 섭외했다.

인력 충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듯했지만, 또 하나의 난관에 봉착했다. 초기 R&D 작업과정에서 아티스트마다 스타일이 너무 달랐던 것이다. 이 파트장은 “코믹스 풍이라는 큰 틀 아래 통일성을 찾는 것이 과제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던 중 현지답사와 IP홀더의 미팅으로 해답을 얻었다. IP홀더와의 미팅에서 마블 측은 “완전한 북미풍의 코믹스 스타일은 권하지 않는다. 아시아권 아트의 미적 감성을 존중한다.”란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마블 배틀라인 팀은 아티스트 본인의 익숙한 방식을 유지하되, 컬러그레이딩(Color Grading)으로 결과물만 코믹스 느낌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또한 캐릭터를 배경으로부터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후처리 했으며, 대비감을 높여 작은 썸네일로 보더라도 캐릭터가 잘 읽힐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 완성도를 높였다. 
  
물론, IP홀더와의 협업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이 파트장은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을 처음 하다 보니 모든 아트어셋이 완료된 후 출시 직전 즈음 빌드 리뷰를 해주는 형태의 검수를 생각했다. 하지만 인게임에 해당되는 모든 아트어셋이 검수 대상이었다.”라며 어려움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어 “아트디자인을 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스케치 단계에서 검수를 요청하고 IP홀더와 협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아웃소싱의 경우 커뮤니케이션 간소화를 위해 콘티 레벨에서 검수 받고 발주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많이 절감했다.”라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같은 마블과의 협업을 거쳐 마블 배틀라인은 인게임 배틀 레이아웃을 고려한 동적인 액션포즈의 구현, 캐릭터와 상황에 어울리는 이모션, 원근과 뎁스가 느껴지는 구도를 통한 인상적인 캐릭터 구성 등으로 방향성을 정립했다.
  
끝으로 이 파트장은 “최근 아티스트들이 SNS나 아트스테이션 등을 통해 과거에 비해 글로벌하게 활동한다. 특히, 다양한 국적과 문화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면서 스타일이 다양해졌다. 글로벌이나 북미를 타겟으로 아트디자인을 한다고 해서 그 지역에 치중된 스타일에 집중하기보다 본인이 잘하는 것에 비중을 높이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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