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스테이지 일정이 끝난 MSI에 각 지역을 대표하는 최상위 4팀만이 남았다. 중국의 IG를 필두로 한국의 SK텔레콤 T1, 유럽의 G2, 북미의 팀리퀴드는 17일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지역 리그의 위상을 위해 맞붙는다. 

9승 1패의 성적으로 그룹 스테이지 1위를 기록한 IG가 다음 상대로 팀리퀴드를 지목하면서, SK텔레콤은 자동적으로 G2와 결승전 진출을 두고 겨루게 됐다. SK텔레콤 T1의 그룹 스테이지 성적은 7승 3패이며, G2는 5승 5패로 그룹스테이지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두 팀의 대결은 IG와 팀리퀴드 경기 다음 날인 18일에 진행된다. 

두 팀의 상대 전적만 놓고 보면 G2의 압승이 예상된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G2는 SK텔레콤 T1과의 대결에서 2차례 모두 승리했다. 첫 경기부터 G2는 ESPN에서 선정한 파워랭킹을 전면으로 부정하듯 압도적인 실력으로 SK텔레콤 T1을 제압했다. 이어진 두 번째 경기마저 탑 파이크라는 변수픽과 상대 선수들의 실수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경기력으로 지난 롤드컵 준우승팀의 위력을 LCK 팬들에게 상기시켰다. 

이처럼 그룹 스테이지에서 SK텔레콤 T1의 3패 중 2패가 G2에게 당한 기록임을 감안한다면 토너먼트 스테이지는 쉽게 생각할만한 수준의 무대가 아니다. 비단 G2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외 대회에서 LCK팀의 입지는 쉬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아져있다. 

MSI를 비롯해 롤드컵까지 모두 석권했던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SK텔레콤 T1은 종합적인 항목에서 증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국내 리그에서 가장 성공적인 리빌딩 사례로 평가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 리그의 독특한 경기흐름과 환경에 LCK에서 보여줬던 팀워크가 흔들리는 모습이 G2와의 경기에서 드러나곤 했다. 

비록 전적 상 SK텔레콤 T1의 승리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변수는 간과할 수 없다. 우선 토너먼트 스테이지부터 단판제였던 경기 방식이 다전제로 전환된다. 4강과 결승전 모두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이는 그동안 다전제 방식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왔던 SK텔레콤 T1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상대 전적에서 벗어나 전체 성적을 함께 감안해본다면 SK텔레콤 T1의 전적은 G2보다 2승이나 앞서 있다. 이러한 성적은 기세 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SK텔레콤 T1은 마지막 경기에서 괄목할만한 경기력으로 IG의 전승 기록을 멈추는데 성공했지만 G2는 퐁부버팔로에게 일격을 당해, 결국 3위로 개운치 않은 일정을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전적과 경기 방식에 따라 양 팀의 우세가 달라지다 보니, 두 팀의 플레이 스타일과 챔피언 밴픽 등 구체적인 데이터에 팬들이 시선이 몰리고 있다. 특히, MSI에 진출한 팀 사이에서 SK텔레콤 T1의 보다 빠르고 과감해진 플레이 스타일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소위 ‘LCK 스타일’ 특유의 ‘1-3-1’ 압박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합류로 타워를 차례로 공략해나가는 방식으로 변화했으며, 운영으로 상대를 고사시키기보다 오브젝트로 교전을 유도하는 등 우세한 골드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밴픽 또한 선수와 팀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 챔피언으로 풀어냈다. 테디의 시그니처 픽 중 하나인 이즈리얼이 MSI에서 빛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칼리스타는 새로운 대안이 됐다. 클리드 역시 LCK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바 있는 리신과 자르반을 기용해, 공격적인 갱킹으로 경기를 초반부터 터뜨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MSI 일정을 소화하며 한층 더 단단한 팀워크를 선보이고 있는 SK텔레콤 T1의 승리에 가장 큰 복병이 될 요소는 G2의 예측하기 어려운 챔피언 폭이다. 탑, 미드, 원딜 주력 라이너 모두 이번 대회에서 각기 다른 7종류의 챔피언을 기용했고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서포터 미킥스가 인터뷰를 통해 숨겨진 챔피언 픽이 더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좀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밴픽 전략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걱정스러웠던 대회 초반과 달리 SK텔레콤 T1의 경기력은 2019 LCK 결승전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모습으로 조금씩 되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불안 요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G2 또한 LEC 결승전에서 소나-타릭 조합과 그 카운터까지 선보여 3대0 압승을 거둔 팀이다. 

상대 전적이 앞서더라도 승패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만큼 이번 MSI로 해외 대회 속 LCK의 위상을 증명할 수 있을지,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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