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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소닉 볼드는 어떻게 '악평'을 '매우 긍정적'으로 만들었을까?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5.27 16:33

시작은 미약했다. 이제는 알차다.

네오위즈 산하 아레스(ARES)팀이 개발하고 서비스 중인 리듬액션 탭소닉 볼드(TAPSONIC BOLD)는 2018년 10월 스팀 얼리억세스로 출시됐다. 

초기 반응은, 돌이켜보면 어두웠다.

아무리 정식출시가 아니라지만 게임의 기본 틀이 완성되지 않았고, 근본적인 재미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스팀 평가도 '복합적'으로, 시스템을 감안하면 부정 평가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정식출시 후, 현재 탭소닉 볼드는 리뷰를 처음부터 다시 써도 될 정도다.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었기 때문이다.

스팀의 최근 평가는 '매우 긍정적'까지 뛰어올랐다. 긍정율은 85%. 엄청난 걸작 취급은 아니어도 준수하다 취급되는 선까지 발전한 셈. 반 년 사이 평가가 급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피드백 흡수는 정확했고, 반영은 빨랐다. 극소수 인력에도 불구하고 역량과 정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탭소닉 볼드 얼리억세스 초창기 화면

개발자들은 유저 피드백 반영에 가장 힘든 점으로 '피드백에 약과 독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하곤 한다.

같은 주제로로 완전히 상반된 의견이 들어오기도 하며, 일부는 오히려 게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자주 들어오는 건의를 막상 반영하자 환영보다 반발이 훨씬 많이 생기는 일도 흔하다. 독을 걸러내고 약이 되는 피드백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탭소닉 볼드의 업데이트는 유저를 실망시킨 적이 거의 없다. 다수가 원하면서도 게임에 보탬이 되는 의견을 정확하게 골랐고, 그 결과물을 항상 가시적으로 보여줬다. 개발진이 장르 및 IP의 이해도가 높고 애정 역시 깊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탭소닉 볼드가 우선 선택한 것은, 게임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작업이었다.

초창기는 탭소닉 탑의 라인 구성과 플레이 방식을 PC에 그대로 옮긴 느낌이 강했다. 터치 입력인 모바일에서는 사선 노트 디자인이 어느 정도 독특한 재미를 주었지만, 키보드로 조작하는 PC 기반에서 반응이 좋지 않았다.

개발진은 사선으로 떨어지던 노트 라인을 과감하게 원근감이 느껴지는 일자형으로 바꿨다. 리듬게임 장르에서 최근 가장 많은 신작이 채택하는 트렌드다. 그러면서 정체성과 같은 라인 변경 시스템은 남겼고, 라인 각도와 노트 스킨 등 다양한 옵션을 준비해 유저들의 취향 차이를 최대한 완화하려 했다.

채보의 평가가 좋지 않자 전곡 교체해버린 것도 과감했다. 키보드의 재미에 맞게 패턴을 모두 새롭게 짰고, 판정 개선과 최적화 작업도 끊임없이 이뤄졌다. 정식출시 즈음에는 까다롭게 평가하던 기존 팬들도 "이제 좀 할 만은 한 것 같다" 까지 나아진 여론을 보였다.

탭소닉 볼드의 전진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초창기 37곡에 불과했던 곡 볼륨은 2019년 5월 기준 86곡까지 늘었다. 우선 탭소닉 볼드만을 위한 완전 신곡들을 대거 수록했고,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던 디제이맥스 레이 수록곡, 그리고 탭소닉 시리즈의 주요 곡들을 차례대로 추가했다.

ESTi와 M2U 등 유명 작곡가가 참여한 오투잼(O2JAM)의 명곡들이 이식된 것은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였다. 여기에 디제이맥스 시리즈 수록곡들은 BGA까지 삽입되면서 더욱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5월 16일, 약속보다 조금 늦었지만 탭소닉 볼드 OST 특전 역시 공개했다.

이런 업데이트는 신년이나 명절이 낀 주를 제외하면 매주 진행됐다.

탭소닉 볼드를 개발 운영하는 아레스팀은 단 4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째온(XeoN)'이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한 왕정현 PD를 비롯해 정연규 테크니컬 아티스트(TA), 이정원 아트디렉터(AD), 김태환 메인 프로그래머까지.

각 파트별 최소 인력만 배치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소수 개발력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고 충실한 업데이트가 쌓이고 있다. 업무의 효율적 배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왕정현 PD 역시 탭소닉 볼드의 호평에 대해 "유저 피드백을 업데이트에 지속적으로 반영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면서, "게임을 즐겨주시는 유저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한편 타이틀 화면에 제휴 스트리머들의 이름이 차례대로 적힌 것에 대해 질문하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팀원들과 고민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게임을 알릴 방법을 고민한 결과 직접 스트리머들에게 연락했고, 그중 회신 및 방송을 진행해준 곳들이라는 것. 왕정현 PD는 "그들이 우리를 알렸으니 우리도 그들을 알리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제휴 방송 노출은 기간 제한 없이 계속하되, 리스트가 늘어날수록 타이틀에 노출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다른 곳에서 노출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탭소닉 볼드는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 그 사실이 남기는 의미는 여럿 있다. 국산게임이 스팀 얼리억세스의 취지에 맞는 훌륭한 개선을 보여줬다는 것, 그리고 이해도와 의지가 있다면 악평을 받은 게임도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

냉정하게, 탭소닉 볼드가 많은 매출을 벌어들이는 게임은 아니다. 스팀 패키지 판매라는 특성상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고정팬뿐 아니라 리듬게임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믿음'을 확실하게 전달했다. 그것은 장기적인 그림에서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네오위즈의 MUCA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끝난 줄 알았던 디제이맥스 IP가 다시 살아난 데 이어, 탭소닉 볼드 역시 또 한번 기분 좋은 반전을 이루어면서 날아올랐다. 이 흐름을 타고 더욱 진화하게 될 모습이 기다려진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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