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중심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발휘하는 장르가 있다. 바로 수집형 RPG다. 
  
지난해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2019년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카카오게임즈의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이하 프리코네)’ 등으로 대표되는 수집형 RPG는 캐릭터 디자인과 애니메이션 연출, 스토리에 힘을 실으면서 타 장르와 차별화된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하이엔드 그래픽 기반의 MMORPG가 등장하면서 점점 고사양의 기기가 요구되고, 플레이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하이퀄리티 애니메이션과 수준 높은 일러스트레이션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보는 재미’를 강점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편의성과 가벼움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RPG의 기본 법칙을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성장의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유저들의 성향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소위 말하는 ‘오타쿠게임’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이 분명 존재하는 만큼, 명확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다. 
  
하지만 시장성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검증됐다. 이는 매출순위가 증명한다. 에픽세븐은 쟁쟁한 MMORPG를 제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3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프리코네 역시 대작이라 불리는 MMORPG 신작 틈바구니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3위를 기록했다. 스마트조이의 ‘라스트 오리진’ 역시 지금은 다소 주춤하지만, 출시 직후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넥슨은 ‘시노앨리스’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1월, 스퀘어에닉스와 포케라보가 공동 개발한 시노앨리스의 글로벌 퍼블리싱(일본, 중국, 홍콩, 대만 제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노앨리스는 동서양의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요코오 타로 디렉터의 독특한 세계관과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수집형 RPG다. 
  
장르만 보면 뻔한 수집형 RPG가 또 하나 출시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 수집형 RPG라는 장르적 특성상 기존 게임들과 게임성의 차별화를 꾀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시노앨리스를 들여다보면, 큰 틀에서 기존의 수집형 RPG와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시노앨리스는 뻔한 수집형 RPG일까? 그렇지는 않다. 시노앨리스의 경쟁력 중 하나는 소재부터 참신한 스토리다. 동서양 여러 동화 속 캐릭터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든 작가들을 부활시키기 위해 싸우는 내용을 그린다. 니어 오토마타로 잘 알려진 요코오 타로가 원작 및 감수를 맡은 만큼, 어두운 분위기와 다소 그로테스크한 감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시노앨리스는 일본 선출시 이후 국내 유저들 역시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게임의 강점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국내 유저들에게 본질적인 재미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캐릭터가 아닌 무기를 수집하는 방식 또한 색다르게 다가온다. 캐릭터마다 직업이 정해져 있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와 달리, 시노앨리스는 한 캐릭터가 다양한 직업을 플레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신데렐라 캐릭터라도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브레이커, 소서러, 클레릭 등의 다양한 직업이 될 수 있다. 또한 직업에 따라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변하기 때문에 수집하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노앨리스는 일본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달성과 더불어 누적 가입자 4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단조로운 전투 방식이나 유저 유입과 관련된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전투시스템을 살펴보면 상당히 단순하다. 별다른 조작이 필요 없으며,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 때마다 터치해서 사용하면 된다.

연출 역시 단조로워 화려한 컷신과 애니메이션으로 무장한 최근 수집형 RPG에 비해 보는 맛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만큼 성장 구조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유저 유입과 관련해서는 이미 일본 버전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코어유저들을 끌어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일본 출시가 2년 전인 것을 고려하면, 꾸준히 플레이 중인 계정을 두고 신규 계정을 육성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넥슨이 어느 정도 수준의 현지화를 선보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몇몇 불안요소가 눈에 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노앨리스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일러스트의 퀄리티는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수집형 RPG와 비교했을 때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약 2년의 서비스로 축적된 콘텐츠는 라이브 서비스의 안정감을 확보할 것이다. 
  
여기에 넥슨이 다수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시노앨리스의 성공적인 국내 퍼블리싱을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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