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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오브레전드, 투박한 첫인상에 가려진 흥미로운 게임성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5.31 16:41

게임이 재미있을수록 안타까워지는 경우가 있다.

최근 사례 중 하나가 다이스오브레전드였다. 크리티카로 잘 알려진 올엠에서 개발해 4월 1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작년 CBT를 비롯해 올해 2월부터 프리오픈 서비스를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 겉보기에 매력을 느끼고 다운로드 버튼에 손이 가게 되는 게임은 아니다. 어떻게든 눈을 잡아끌기 위해 사투를 펼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이스오브레전드가 준비한 비주얼은 수수하다. 현재 앱 아이콘에 자리잡은 챔피언 밴디트의 얼굴부터 그다지 호감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뒤늦게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깨달았다. 잘 만들었다. 게임의 내실은 죄가 없었고, 그 매력을 깨닫기까지 장벽이 있었던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모노폴리 + 하스스톤? '플러스 알파'가 빛나는 게임 설계

장르는 카드배틀 보드게임이다. 대전이 시작되면 10개의 발판이 동그랗게 자리잡은 필드가 있다. 그 속에서 유저는 주사위의 수만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하수인을 소환하고 스킬을 사용해 상대 챔피언을 쓰러뜨려야 한다.

하수인을 살펴보면 하스스톤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생각하기 쉽다. 공격력과 체력이 존재하고 마나를 사용해 소환하기 때문. 하지만 다이스오브레전드의 하수인은 보드게임에서 구매하는 건물에 가까운 개념이다. 생존 하수인 숫자만큼 매턴 골드를 얻으므로 자원 역할인 동시에, 상대가 그 발판에 도달했을 경우 전투를 벌이면서 장애물로서의 활약도 한다.

챔피언이 장비를 구입해 강해진다는 점도 독특하다. 하수인 및 스킬을 통해 얻은 골드는 맵 시작점을 지날 때 들르는 상점에서 무기 및 방어구로 교환할 수 있다. MOBA 장르의 성장 개념이 떠오르는 동시에, 자원과 병력이라는 두 리소스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RTS의 메커니즘도 일부 존재한다.

요약하면, 기존 개념을 곳곳에서 가져왔는데 합쳐보니 개성이 넘치는 게임이다.

유저는 턴마다 변수에 따라 머리를 쓰고 선택지를 고르며, 필드 설계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시스템과 밸런스 설계가 정교하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카드배틀 장르 특성상 드로우 운에 많이 의지하게 되는데, 필드 구성과 장비의 존재로 인해 '실력'의 비중이 매우 높다. 덱에 카드 10장만 들어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초반에 하수인을 이용해 자원을 얻고, 이후 스킬 카드로 상황에 따른 변수를 창출하며 게임은 진행된다.

매일 1회 500GP에 사는 카드팩만 이용해도 전설팩 마일리지가 쌓인다. 인게임 무료 재화 상품으로 마일리지를 주는 게임은 드물다. 필요 없는 하수인 카드는 원하는 하수인 제작의 재료로 쓰이기 때문에, 과금 없이 매일 적은 시간 꾸준히만 즐기면 자연스럽게 풍성해지는 자신의 카드 풀을 발견하게 된다.

잘 되기 위해서는 - 지르고 싶은 물건이 안 보인다

하수인을 강화해서 스펙이 올라간다는 점은 동전의 양면이다. 다행인 점은 일반적 카드배틀과 달리 하수인끼리 맞부딪쳐서 공-체를 교환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 '땅따먹기'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 거기에 스킬 카드는 강화되지 않고, 무과금 유저도 일반-희귀 하수인을 강화하는 일이 전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인 덱 완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밸런스에 완전히 지장 없다고 볼 수도 없다. 키카드 역할을 하는 고등급 하수인이 강화되면 분명 영향을 미친다. 그 키카드가 필드 싸움에서 상대 스킬에 체력 1을 남기고 사느냐 죽느냐 문제는 큰 스노우볼로 굴러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근본적인 우려는 다시 첫인상으로 돌아온다. UX 디자인과 연출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점. 유료로 구매하는 스킨을 장착해도 마찬가지다. 과금 모델이 착하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게임에 흥미를 갖기'와 '구매로 만족감을 얻기' 유도가 약하다는 점이 먼저 발목을 잡는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큰 예산과 개발력을 들인 게임이 워낙 많아졌기 때문에 중소 규모 개발에서 힘에 부치는 지점일 수 있다. 하지만 센스 있는 연출이나 구매욕을 자극하는 비주얼 상품은 고민할 여지가 충분하다. 사운드 면에서도 귀를 잡는 매력이 약하다. 얼핏 간과하게 되지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부분이다.

게임의 내면으로 평가 기준을 맞출 경우 모처럼 만나보는 잘 만든 카드배틀이다. 소수만 즐기기 아까운 게임성을 가졌고, 카드게임이란 기준에서 놀라울 정도로 확률형 상품도 찾기 힘들다. 그 사실 때문에 칭찬과 걱정을 동시에 하게 된다.

천편일률적 모바일 보드게임에 지친 유저라면, 다이스오브레전드는 건드려볼 가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결 매력적인 모습이 요구된다. '꽃단장'만 잘 하면 입소문을 탈 잠재력이 있다는 점, 그것은 이런 게임을 원해온 유저들을 위한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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