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흔든 BTS가 게임계도 흔들 수 있을까.

BTS월드의 정식출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실사 시네마틱 육성 시뮬레이션', 단어 하나씩은 모두 익숙하지만 합쳐보니 생소한 장르다. 방탄소년단 멤버와 직접 소통하고 그들을 육성하는 한편, 독점 영상을 만나보게 된다.

BTS월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넷마블이 3연속 흥행으로 모바일시장 국면을 이끌 것인가도 흥미롭지만, 더 장기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BTS월드의 성적표에 따라 게임계 미래 지형이 달라질 수도 있다.

실재하는 아이돌을 기반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넷마블은 BTS월드와 다른 장르로 BTS 기반 게임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문화 코드를 자사의 게임 노하우와 확실하게 결합하겠다는 각오다.

넷마블의 IP 활용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은 기대 요소다. 킹오브파이터즈와 일곱개의대죄는 동아시아권에서 많은 팬층을 보유한 거대 IP다. 인지도를 자산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유리하지만, 게임의 질에 대한 눈높이도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넷마블은 5월부터 연이어 고정팬들의 시각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실 아이돌 IP를 게임에 녹여내는 일은 조금 다르다. 실사 시네마틱 기반이기에 게임 캐릭터와 달리 콘텐츠를 무한정 만들 수 없다. 정해진 촬영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추가 프로모션 비용도 비교적 많이 들어간다.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문도 무난히 통과한다면, 비슷한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게임시장과 아이돌시장의 본격적 제휴라는 가능성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눈부시게 성장하는 여성유저의 숫자와 구매력이다.

국내외 게임계에서 여성유저를 타겟으로 한 장르는 오랜 기간 변방 취급을 받았다. 과거 아이러브커피 등 흥행작이 있었지만 SNG 장르에 국한됐다. 캐릭터 위주 여성향 게임은 오랜 기간 정체를 겪었다. 소비 시장이 크지 않으니 퀄리티 발전도 더뎠다.

문화산업에서 여성 소비력이 강해지고 게임을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지형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러브니키(기적난난)와 러브앤프로듀서를 개발한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는 이미 아시아권에서 무시하지 못 할 존재감이 됐다. 

게임 코어팬이 함께 늘어난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2018년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퍼블리싱한 앙상블스타즈는 우려를 딛고 사전예약 100만 명을 돌파했고, 지금까지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관련 게임들의 팬미팅이 점점 많이 열리는 모습도 고정 유저가 단단해지는 현재를 보여준다.

이런 흐름에서 BTS와 게임의 결합은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잠재력이 넘친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여성유저를 겨냥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판이 깔리는 셈이다. 게임 다양성이 풍부해진다는 것은 성별을 불문하고 장기적으로 건강한 신호다.

넷마블은 몇 달 간의 침묵을 깨고 연속 히트를 기록했다.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와 일곱개의대죄: GRAND CROSS를 연달아 최상위권에 올렸고, 세 번째로 BTS월드를 타석에 세운다. 상반기 대미를 장식하는 카드다.

중요한 것은 게임 내용이다. 게임이 만족스러울 경우 BTS 기존 글로벌 팬은 물론 게임 위주 유저들까지 합류해 상상 이상의 호성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IP라도 게임에 매력이 없으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된다. 

개발사 테이크원컴퍼니는 과거부터 도시를 품다 등 실사 인터렉티브 어드벤쳐를 개발하며 이 방향 장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것도 중요 포인트다. 실사 게임이 아직 낯선 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성이 열릴 수도 있다.

BTS월드가 받게 될 성적표에는 한 과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도가 교차된 결과물이 26일 나온다. 그 속에 새로운 가능성이 들어 있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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