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는 2019년 상반기를 바쁘게 보냈다. 

연초부터 프렌즈 IP(지식재산권) 게임과 함께 콘트라, 프린세스커넥트 등의 타이틀을 출시했고, 온라인게임도 배틀그라운드로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 5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타이틀이던 검은사막의 이관으로 카카오게임즈는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했다. 다음게임 시절부터 이어진 펄어비스와의 협업은 5월부로 마무리되었지만, 퍼블리셔로서 노하우와 입지를 다져온 카카오게임즈는 패스오브엑자일 서비스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출시 6년이 지난 ‘중고신인’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PC방 점유율에서 패스오브엑자일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오픈 첫날 동시접속자 7만 명을 기록한데 이어, 출시 2주 만에 같은 장르인 로스트아크를 넘는 콘텐츠 파워를 증명했다. 

출시 전 하드코어 한 게임성과 낮은 인지도로 우려하는 유저들의 의견도 있었으나 핵앤슬래시 특유의 빠른 전투 흐름과 방대한 커스터마이징 볼륨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스테디셀러로서 거듭나고 있다. 

패스오브엑자일과 마찬가지로 프린세스커넥트 리다이브(이하 프리코네R) 또한 마니아 유저를 대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정 캐릭터 ‘쥰’의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매출 순위는 구글플레이 차트에서 리니지2레볼루션을 제치고 매출 6위까지 올랐고, 앱스토어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넘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프리코네R의 흥행 사례는 MMORPG 장르가 매출 최상위권을 점령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거둔 성과이기에 의미가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미소녀게임 장르가 대중화된 것은 맞지만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IP인 프렌즈 시리즈와는 궤를 달리하며, 프리코네R의 서비스는 모험에 가까웠다.

이러한 마니아 장르의 성과는 새로운 캐시카우 창출을 고려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게임 매출은 94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1%, 전분기 대비 6% 하락했다. 이로 인해 온라인게임 매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검은사막의 부재와 신작 모바일게임의 출시 지연을 메울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록 당시 상황 자체는 낙관적이지 않았으나 대중성과 마니아, 투트랙 전략을 선택한 카카오게임즈의 라인업은 점차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메신저와 연계된 프렌즈 시리즈는 대표적인 캐주얼 모바일게임 IP로 자리를 잡았으며 뱅드림!과 앙상블스타즈, 프리코네R은 폭넓은 마니아 유저층의 수요를 만족시키며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카카오게임즈의 다음 타깃은 ‘대형 IP 게임’이다. 자사가 보유한 프렌즈 IP뿐만 아니라 도라에몽과 디즈니 캐릭터가 연계된 캐주얼 모바일게임이 개발 중에 있으며, 온라인게임 ‘테라’와 웹소설 ‘달빛조각사’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MMORPG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여민수 대표는 “프렌즈레이싱 흥행 이후 인하우스 게임의 개발 속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도라에몽 캐주얼게임 개발을 발표한 상황이다”라며 “앞으로도 카카오는 경쟁력 있는 게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방향성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에어’(A:IR)의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한다. 온라인게임 특유의 넓은 공간과 스팀펑크 콘셉트를 융합한 에어는 대규모 진영전 콘텐츠를 경쟁력 삼아, 유저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 분기 적자를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에게 필요한 것은 검은사막의 공백과 모바일게임의 부진을 메울 새로운 캐시카우의 발굴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배틀그라운드와 패스오브엑자일, 프리코네R의 성과는 단순한 선방 이상의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언뜻 보면 단순히 타이틀 선점의 혜택일 수 있으나, 카카오게임즈의 운영적 기반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카카오게임즈의 하반기는 대중성과 마니아로 구성된 투트랙 전략 중심으로 흘러갈듯 보인다. 무엇보다 올해 기업공개를 목표로 한 게임사인 만큼 하반기 역시 에어, 테라 클래식, 달빛조각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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