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MMORPG ‘에어’(A::IR)의 2차 테스트가 시작됐다.

에어는 공중 필드와 대규모 진영전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과거 지스타와 첫 테스트에서 80% 이상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며 분골쇄신해 이번 테스트를 준비했다. 

1차 테스트에 참여했던 유저 입장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육성과 전투다. MMORPG에 스팀펑크, RvR, 지상전과 공중전 등 특색이 강한 콘텐츠를 하나로 녹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30레벨 이후 본격적인 RvR 콘텐츠와 하우징, 파티 퀘스트가 오픈되는 대륙 ‘하스’에 입성하기까지 살펴본 에어의 첫인상은 합격점에 가깝다. 

‘가이드+퀘스트’ 프롤로그로 녹여낸 초중반 성장동선

처음 에어를 접한 유저라면 도입부의 급작스러운 전개에 당황할 수 있다. 기억을 잃고 하늘에서 추락하는 주인공은 마치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 설정을 따온 듯 오프닝을 장식한다.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은 여느 판타지물에서 자주 차용되는 콘셉트다. 하지만 유저 역시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에어의 세계관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스토리와 기본기 설명은 평소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비공개테스트 임에도 불구하고 영상 가이드가 갖춰진 ‘위키’ 기능으로 조작이나 UI를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유저들은 거대 비행선 ‘인벤투스’를 시작으로 여러 장소에서 스팀펑크 요소를 찾을 수 있다. 1레벨부터 부스터를 사용한 슈퍼점프와 글라이더, 태엽으로 작동하는 전투 인형까지 사소한 오브젝트 하나에서도 기름 냄새와 베어링 소리가 담겨져 있다. 일반적인 판타지 장르에서 떠올릴 수 있는 마력, 엘프, 마법과는 다소 다른 방식의 표현법이지만 시스템 상으로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독특한 점은 일종의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는 초중반 구간의 분량이다. 에어의 주요 콘텐츠인 진영전과 파티 퀘스트, 하우징 콘텐츠에 접근하려면 기본적으로 30레벨 달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낮은 레벨이 아닌 만큼 긴 성장과정을 메인 콘텐츠도 없이 플레이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 30레벨 육성에 필요한 시간은 이틀을 넘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왜 기억을 잃었는지, 악의 무리 ‘검은사도’를 앞에 두고 왜 벌핀과 온타리 세력으로 나뉘게 되었는지 등 스토리의 핵심을 성장과정에 치밀하게 녹여냈다. 게다가 캐릭터 생성부터 하스 대륙 진출까지 주요, 서브 퀘스트만 클리어해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30레벨을 달성할 수 있으며, 이를 보조하는 퀘스트 동선도 스토리 흐름에 발맞춰 제작된 것을 확인했다. 

30레벨 전까지 과정이 프롤로그에 가깝다 보니 퀘스트 내용은 UI에 내장된 기능을 알아보거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전투 기술을 익히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때로 상판과 하판으로 구성된 인벤투스나 섬들을 이동할 때 동선이 복잡해질 경우 자동이동으로 지형지물을 익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여러모로 에어의 초반은 짜임새 있는 모습이다. 게임의 핵심 콘셉트와 배경은 어색함 없이 어우러졌고 메인 콘텐츠에 돌입하기 전 설명되어야 할 배경도 프롤로그에 적절히 녹여냈다.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성장구간을 효율적인 퀘스트로 풀어내 별다른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진감래형 전투’ 배움은 쓰고 피해량은 달다

같은 개발사의 작품이기 때문일까? MMORPG로서 에어의 전투는 크래프톤의 전작인 ‘테라’를 연상시킨다. 일반 공격조차 특유의 논타겟 액션으로 풀어냈으며, 근접 클래스라도 스킬을 시전할 때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게다가 외견적 특성만 다른 종족과 달리 워로드, 거너, 원소술사, 어쌔신, 미스틱 클래스는 AOS 게임의 역할군처럼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1레벨부터 클래스가 정해져 있고 저레벨 구간 몬스터의 체력도 일반공격만으로 잡기 어려운 편이라, 클래스 고유의 스타일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전투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클래스 별로 2가지씩 존재하는 ‘전술’ 시스템은 상황판단 능력과 조작을 필요로 한다. 가령 어쌔신은 단검과 표창을 상황에 맞게 운용할 수 있는데, 두 방식의 스타일이 극명하게 다르다 보니 일정 수준 이상의 DPS를 거두려면 스킬 순서와 UI배치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다른 MMORPG와 비교했을 때 다소 번거롭고 까다롭게 느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전투의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발휘되는 클래스의 성능은 뛰어난 편이다. 가령 축적된 스택을 피해량으로 터뜨리는 어쌔신의 경우 보유한 스킬이 풍부해질수록 구사할 수 있는 콤보 또한 많아져, 고레벨로 거듭날수록 사냥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공중 전투도 30레벨 이전까지는 지상 전투와 궤를 같이한다. 장소 자체는 지상과 공중으로 분류되었어도 하스에 돌입하기 전에는 비행선을 몰아볼 기회가 없기에, 탈것을 타고 지상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클래스 스킬을 구사한다. 

스타일에 숙달될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비단 MMORPG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장르에서도 목표하는 바이지만 콘텐츠의 완성도 측면에서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그래픽 자체는 화려하다. 스킬 시전 시 구현되는 효과는 블러와 이펙트로 다소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충만하게 채워져 있다. 하지만 전투 지역이 지상이냐, 공중이냐에 따라, 체감되는 타격감의 차이는 확연하게 벌어진다. 

단순히 외견상의 문제점이 아니다. 실제로 스킬 종류에 따른 피격 모션의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다 보니, 적중 유무를 피해량 폰트와 소리만으로 체크해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되곤 했다. 

그래도 개선점은 뚜렷하다

비공개테스트인만큼 그래픽 최적화나 사냥 난도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고 있으나 우려되는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점을 발견하고 피드백하기 위해 시작한 테스트인 점을 감안했을 때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뚜렷한 것은 긍정적이다. 

이제 갓 30레벨을 달성해 RvR의 입구에 도착했다. 주말을 시작으로 다음주부터는 많은 유저들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다. 에어가 추구하는 게임성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구현된 RvR인 만큼, 남은 테스트 기간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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