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PC MMORPG 신작 에어(A:IR)가 12일의 테스트를 마쳤다. 

테스트 기간 동안 평일 12시간,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60시간 연속 오픈하며 새롭게 변모한 에어의 콘텐츠를 집중 점검했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하늘은 보다 넓게 변했다. 공간적인 규모뿐 아니고 지상과 공중으로 나뉘어 오브젝트와 콘텐츠가 짜임새 있고 긴밀하게 연결됐다. 새로운 윙슈트와 탈 것, 비행선 등은 스팀펑크 세계관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너트와 볼트, 베어링까지 표현한 디테일은 수준급이다. 

오랜 기간 준비한 게임인 만큼, 콘텐츠도 충분히 준비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본대륙 하스 까지 퀘스트 동선을 깔끔하게 정리했고, 이후 개방되는 하우징, 개척 퀘스트, 진영전 또한 대작 MMORPG를 연상케 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물론 100% 만족스럽다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1차 테스트와 비교했을 때 대폭 줄어든 성장과정과 불필요한 반복 과정이 줄어 체감하는 플레이는 좋아졌다. 

하지만 30레벨 이후 본격적인 PvP 콘텐츠와 엔드 콘텐츠까지의 허들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워로드, 어쌔신, 원소술사 등 클래스와 종족의 특징은 기억에 남을 정도가 아니다. 

‘성장의 온도차’ 30레벨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플레이 감각

이번 테스트의 가장 큰 변화는 대폭 단축된 성장과정이다. 1차 테스트에 비해 30레벨까지의 과정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퀘스트 동선도 메인 스토리만 클리어해도 하스에 돌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다. 

동선뿐 아니라 UI나 맵 곳곳에서 초보 유저를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지상과 공중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오갈 수 있고 자연스럽게 조작과 콘텐츠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익숙한 위키(wiki) 형태로 도움말도 한결 편리하다. 

이처럼 직관적인 퀘스트 동선과 초보자를 위한 부가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보니 에어의 진입장벽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30레벨 이전까지 퀘스트 내용은 스토리를 설명하는 것과 비행과 전투 등의 요소를 숙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장 구간이 짧고 클래스에 대한 설명도 영상으로 설명되어 있다 보니 누구나 부담 없이 다양한 클래스를 체험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튜토리얼 단계에서도 비행이 가능한 만큼, 공중 콘텐츠를 저레벨 구간에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유저는 1레벨부터 거대 비행선 인벤투스 주변을 비행하며 기본적인 조작법을 숙달하는데, 에어의 그래픽은 ‘트루 스카이’ 기술로 실시간 생성되는 구름이나 공중에서의 독특한 시야감으로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다만 하스에 진입하는 순간 극명하게 갈리는 콘텐츠의 온도차는 개선이 필요하다. 메인 스토리 이후 퀘스트의 형태는 각 진영별 개척 퀘스트로 전환된다. 일방통행의 메인 스토리와 달리 맵 곳곳에 퍼져있는 임무를 선택하는 방식은 자유도면에서 매력적인 듯하지만 난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이처럼 메인 스토리와 개척 퀘스트의 방식이 전혀 다르다 보니 30레벨 이전과 이후의 레벨업 속도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개척 퀘스트의 유형도 몬스터 토벌과 재료 채집 등 반복적인 성격을 띠어, 유저들의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어떻게 보면 튜토리얼을 마친 유저를 대상으로 전형적인 MMORPG의 퀘스트 방식을 적용한 듯한데, 소규모 레이드나 파티 퀘스트 등의 방법으로 성장구간을 진영전 직전까지 늘리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뚜렷한 전투의 개성, 하지만 아쉬운 손맛

에어의 전투는 필드에 따라 지상전과 공중전으로 나뉜다. 전장이 다른 만큼, 지상전과 공중전은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 플레이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일반적인 MMORPG와 비교했을 때 에어의 논타겟팅 전투는 차별화된 특징이다. 거너나 어쌔신의 음영전술의 기본공격은 최소한의 타겟팅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스킬샷은 유저가 직접 조준해야 한다. 공중전의 Z축 설정이나 논타겟팅 전투는 스타일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특별히 까다롭거나 어려운 점은 없다. 

클래스 별 특징도 뚜렷하다. 탱커 역할군의 워로드는 높은 방어력과 다양한 상태이상 스킬로 적 진영을 와해하고 미스틱과 원소술사, 어쌔신, 거너 등의 클래스도 파티 플레이에서 딜러, 서포터 등의 역할군을 맡는다. 클래스 별 특징이 뚜렷하다 보니 향후 지상전의 레이드나 파티 퀘스트에서 역할군에 맞춘 임무 분담으로 협동 플레이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투는 쉽고 클래스 별 개성은 매력적이다. 조작은 별다른 노하우도 필요 없다. 어쌔신의 경우 운용난도가 다른 클래스에 비해 높지만 스킬의 구조만 이해한다면 누구나 최대 딜량을 뽑아낼 수 있다. 또한 상대가 특정 상태 이상에 걸린다면 추천 스킬이 캐릭터 옆으로 뜬다거나,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스킬과 스킬 사이의 연계기를 자유롭게 구상할 수 있는 등 자유도 역시 높은 편이다.  

전투 난도는 별다른 문제없이 익숙해질 수 있는 수준이지만 몬스터 1개체를 쓰러뜨기기 위한 자원값이 상당히 큰 편이라 초보자 입장에서 전투 과정은 다소 버겁게 느낄만하다.  

이는 30레벨 이후 길어진 성장구간과 타격감 이슈로 이어진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메인 퀘스트가 없다 보니, 유저는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개척 퀘스트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같은 레벨 몬스터를 잡는데 대략 40%의 체력을 소비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기간과 쿨타임까지 고려한 사냥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래픽은 화려하다. 스킬마다 화면을 뿌옇게 흐리는 블러 효과와 이펙트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충만하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의 감촉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 배경을 와이드하게 비춰주는 시점도 좋았지만 전투 시에서는 클래스의 특징과 몬스터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드러낼 수 있도록 시점의 변환도 필요해 보인다. 

80% 바뀐 에어, 20%의 변화를 기대한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이번 비공개테스트의 전반적인 인상은 합격점에 가깝다.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1차 테스트와 비교했을 때 성장구간과 퀘스트 동선의 개선에서 희망적인 요소를 엿보았다. 기존의 메인 퀘스트를 30레벨 이전 성장구간으로 함축해서 보여주다 보니, 컷씬 연출이나 저레벨 구간 콘텐츠의 볼륨은 늘어났다. 

게임의 운영 또한 기대해볼만 하다. 특별한 서버 이슈도 없었고 테스트 기간 동안 유저 피드백을 기반으로 활발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번 테스트를 통해 에어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출시일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피드백을 통해, 남은 개발 기간 동안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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