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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월드 체험기를 마치며... 가상이 아닌, 가상의 엔터테인먼트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7.17 23:39

방탄소년단과 함께 3주를 보냈다. 

노래를 어느 정도 알지만 팬은 아니었다. 큰 재미를 느낀 것도 아니고, 적응하기 힘든 감성은 계속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를 앞두니 한 구석이 허전했다. 조금 정이 든 것은 확실했다.

BTS월드는 영리한 위치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현실 아이돌의 가상 매니저로 경험하는 세계는 분명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기초 체력은 모자랐다. 기대치에 비해 성적에 힘이 붙지 않는다는 점은 줄곧 지적받는다. 세계를 뒤흔드는 IP이기 때문에 짊어져야 할 짐이지만, 게임 자체의 문제점을 부정하기도 어렵다.

마지막 체험기로 조금 큰 영역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현실의 유명 캐릭터를 가상에서 재해석했고, 그것을 다시 현실의 유저가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해. 그것이 'BTS월드를 3주 즐긴 남기자' 타이틀을 굳이 따낸 목적이기도 하다.

BTS월드의 키워드는 중요했다 - 여성향, 아이돌, 실사

BTS월드는 3개 키워드가 모두 매력적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시장성 면에서 파고들 가치가 충분했다. 늘어나는 여성유저 수요를 충족시키는 게임이 많지 않은 시장 상황에, 아이돌 팬덤의 막강한 소비력은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실사촬영은 세계적으로 게임 표현의 대안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키워드 디자인은 좋았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게임 디자인 그 자체다.

시장성이 충족됐다면 다음은 게임성이다. 여성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게임'은 무엇인지, 거대한 팬덤의 현실 아티스트라는 특성을 게임에 어떻게 녹일지. 여기에 실사 촬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게임 디자인은 무엇인지. 

현실과 가상, 그 경계에서

BTS월드는 게임이란 가상 플랫폼과 실제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다는 특성을 가진다. 그렇다면 처음 고민할 과제가 있었다. 여기 등장하는 7인은 현실 캐릭터인가, 아니면 가상 캐릭터인가. 이 물음은 얼핏 사소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튼 방탄소년단이므로. 하지만 게임 세계관을 확립하는 데에 중요한 분기점일 수 있었다. 

BTS월드는 두 방향을 골고루 채택한다. 메인스토리는 현실의 BTS다. 철저히 실제 에피소드에 기반한 데뷔 과정을 다룬다. 그리고 어나더 드라마에서 'IF' 스토리와 함께 가상 캐릭터로 재해석된 멤버들을 만난다.

그러나 게임성 측면에서 실사 화면과 인터랙티브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모자란다. 시네마틱 감상이 게임 경험과 별개로 미션 클리어 후 보너스처럼 제공된다는 의미다.

유저가 BTS월드에서 조작하고 상호작용하는 부분은 스케줄과 카드 강화를 통한 성장, 미션 수행, 그리고 SNS에서의 선택지 고르기다. 이 모든 것들이 실사 기법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없다. 인터랙티브가 활성화되지 않은 실사 촬영물은 게임 몰입요소가 되기 어렵다.

어나더 드라마는 새롭고 매력적이다. 멤버 개인이 촬영한 시네마틱도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주 요인은 진행을 위한 스트레스보다 예측 불가능한 경험을 받는 즐거움이 더 크다는 것이다. 반면 현실 캐릭터에 비중을 둔 메인 콘텐츠는 유저 스트레스 비중이 게임 성취를 앞선다.  

아미를 과소평가하다

우습게 봤다는 뜻이 아니다. 아미를 겨냥한 설계와 마케팅은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게이머로서의 아미가 가벼운 게임을 원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BTS월드는 지나치게 친절하고 간단하다.

게임 목적과 플레이를 최대한 간략화하고, 반복 플레이로 레벨을 올리고, 성장 자유도 역시 없다. 한 화면에 적은 정보를 보여주기 때문에 원하는 플레이를 위해 요구하는 터치량이 많아진다. 카드 목록은 오직 멤버 필터링만 있고 능력치순 정렬은 불가능하다. 너무 복잡한 UI/UX도 문제지만 필요한 부분을 빠뜨린 경우 역시 단점이 된다.

게임 경험이 적은 팬이라도 수많은 앱 사용과 콘텐츠 체험을 가지고 있는 시대다. "그들이 이 정도는 소화할 수 있을 거야"란 마인드로 조금 더 복잡한 설계를 했어도 무방해 보인다. 일명 비(非)게이머 대상 게임이라도, 게임 본연의 재미를 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매출이 품질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가 고개를 젓는 게임이라도 타겟층 욕구를 충족시키면 성공한 게임이 되곤 한다. BTS월드는 팬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나름의 설계를 갖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성과가 온전하게 동작하지 않는 이유는 윤활유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임 조작과 시스템이 흥미롭지 않다는 것이다. 과금 모델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고민할 점이다. 날개는 효율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며, 5성 뽑기 확률 1%는 온전히 운이나 마일리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체험기 2편에서 차라리 스타일링 부분을 확장해 아이러브니키처럼 만들었으면 재미있었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반쯤은 가볍게 썼지만, 실제 꾸미기와 관련된 육성 콘텐츠는 유저 자유도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나을 수 있다. 그밖에도 서브 요소가 메인 줄기로 왔으면 좋았을 부분이 요소요소 보인다.

가상 엔터테인먼트는 유저의 어떤 욕구를 충족시킬 것인가

게임은 어떤 방향으로든 유저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성취감을 준다. MMORPG의 레이드는 타인과 협력해 강한 적을 무너뜨리는 성취를 얻고, 공포게임은 현실에서 못 느끼는 섬뜩한 감정을 얻으려는 욕구를 해소한다.

BTS월드에서 충족하려는 욕구는 육성과 교류로 나뉜다. 방향은 적절하다. 다만 육성이라 하기에 볼륨과 자유도가 부족하고, 교류라고 하기에 장기적 콘텐츠 문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BTS를 붙잡고 무한정 촬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게임플레이 설계에서는 육성을 주 테마로 잡고 성장 콘텐츠를 다변화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동안 다수의 여성향 게임은 '팬심'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게임 내면의 질에 크게 투자한 경우는 드물다. 그 결과 폭넓은 유저를 유치하기 어려웠고, 수익성 기대가 낮으니 투자가 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BTS월드는 그 나선 중간쯤에 머무른다. 팬심 이상의 매력을 끌기 부족하지만, 이후 가상의 엔터테인먼트를 바라볼 게임들에게 새로운 숙제와 방향성을 남긴다. BTS월드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게임은 앞으로도 나올 것이며, 나와야 한다. 현실의 욕구가 가상에서 펼쳐지는 엔터테인먼트는 아직도 연구 가치가 무한하다.

현실의 BTS와 각자 유저가 키운 BTS의 모습은 분명 다르다. 육성 시스템에 상상력을 발휘할수록, 유저들이 멤버 카드에 다시 물을 줄 이유는 생긴다. 또 매니저로 접속해 그들을 만나볼 동기부여가 마련되길 바란다. 뷔의 4차원 토크, 진의 왕자병 토크는 가끔씩 그리워질 것 같으니.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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