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대표 마스코트를 담당했던 '엘린'과 '케스타닉'이 테라 클래식으로 돌아온다.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관과 비교했을 때 테라 IP(지식재산권)의 종족은 다양한 편이다. 테라 클래식의 종족은 엘린, 케스타닉과 함께 휴먼, 하이엘프가 공개되었으며, 원작의 아만, 포포리, 바라카까지 고려한다면 향후 콘텐츠 볼륨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테라의 종족은 단순히 외형적인 특징에 국한되지 않고 종족별 특성을 외형과 세계관에 맞춰 구성했다. 가령, 자연을 수호하는 엘린은 식물 채집 속도 버프인 ‘식물 전문가’와 선공 몬스터를 피할 수 있는 ‘자연의 친구’ 특성으로 특정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종족별 직업은 테라 클래식의 매력 중 하나인 파티 플레이에서 개성을 드러낸다. 메인 딜러로서 일격필살의 공격 스타일에 관심이 있다면, 검투사 포지션의 케스타닉을 선택하면 된다.  

휴먼과 하이엘프도 무사와 궁수 포지션으로서 엘린과 케스타닉 못지않은 매력을 지녔지만 테라의 종족을 고를 때는 후자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기존 판타지에 등장하지 않았던 형태의 종족들인 만큼 엘린과 케스타닉을 둘러싼 배경도 클리셰에 가까웠던 종족관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엘린과 케스타닉은 테라 세계관의 시초인 아룬과 샤라부터 시작된다. 두 태고신은 자신들이 속한 세계 속 영원한 투쟁에 지쳐, 탈출하고 멀리 떨어진 우주에 새로운 공간인 아르보레아를 만들어 안주한다. 

아룬과 샤라는 아르보레아를 취향껏 꾸미고 외부의 침입을 막는 세계의 벽을 두른 후 긴 잠에 빠진다. 이때 그들이 흘린 눈물은 바다가 됐고 굳은 육신은 대륙이 되었으며, 두 태고신이 꾼 꿈에서 등장한 생명체는 현실이 되어 아르보레아에 발을 디뎠다. 그렇게 탄생한 이들이 바로 각 종족의 시초가 되는 신들이다. 

아르보레아를 함께 창조한 태고신과 달리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다음 세대 신들의 사이는 틀어지고, 이윽고 서로를 죽이고자 전쟁을 시작한다. 신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창조한 피조물을 전쟁에 투입하거나 새로운 피조물을 빚었고, 그 결과 기나긴 전쟁 끝에 신계가 봉인되면서 신들이 사라진 피조물들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얼핏 보면 전쟁과는 멀어 보이지만 귀여운 외형으로 사랑받은 엘린 역시 전쟁의 산물이라는 점은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여신 엘리누가 자신의 외형을 기반으로 창조한 엘린은 테라 클래식에서 힐러인 사제로 등장하지만, 원작에서 자연의 수호자로서 사슬에 달린 비검과 암흑 마법을 다루는 비검사로 잔혹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타락한 데바족과 기원을 함께한 케스타닉의 배경은 더욱 암울하다. 과거 신 로크의 보호를 받았으나, 로크와 데바족의 타락으로 자신들의 평판 또한 낮아지면서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종족에게 배척당한 역사를 지닌다. 

이처럼 종족별 역사와 세계관이 깊게 연관되다 보니 원작의 20년 전 이야기를 다루는 테라 클래식에서 다뤄질 스토리도 짚어볼 만한 설정들이 있다. 케스타닉은 로크와 관련된 신체의 문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노출도 높은 의상으로 이를 드러내는 것을 즐기는데, 어째서 타락한 신의 잔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지에 대한 의문은 원작이 풀어내지 못한 숙제다. 

원작의 방대한 배경과 파티 시스템, 논타게팅 전투만큼이나 스토리의 존재감은 테라 IP가 가진 강점 중 하나다. 과연 테라 클래식이 원작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미처 다잡지 못했던 세계관 설정까지 정리할 수 있을지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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