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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러닝액션 장르, 다시 달릴 수 있을까?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8.12 17:46

장르의 흥망성쇠는 필연적이고, 순환을 통해 다시 발전한다. 지금 주저앉더라도 결국 앞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게임, 러닝액션 이야기다.

러닝액션은 모바일게임 태동기부터 인기를 끌고 발전해왔다. 피처폰 시기 인기를 끈 게임빌의 놈 시리즈는 지금도 시대를 앞서간 게임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원버튼으로 화면을 돌려가며 플레이하는 방식은 직관성까지 갖춘 발상의 전환이었다.

스마트폰이 정착되면서 드래곤 플라이트가 러닝액션을 점령했다. 무기를 강화시켜 적기를 파괴하고 길을 만들어 진행하는 고유 게임성은 액션감을 함께 부여했다. 아직까지 매출 순위에 이름을 보이면서 장수게임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한다.

대중적인 장르이니만큼 러닝액션의 인기는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 2011년 장르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은 템플런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3D 시점으로 종방향 최고의 게임성을 자랑했고, 서양에서는 이후 출시한 대부분의 러닝액션이 템플런과 비교대상에 오르는 난관을 겪어야 했다.

이후 국내 모바일 러닝액션은 횡방향 대세로 흘러간다. 윈드러너와 쿠키런이라는 쌍두마차가 중심에 있었다. 윈드러너는 '선명한' 게임이었다. 그래픽과 게임 디자인이 아기자기하면서도 뚜렷했고, 당시 기준 이펙트 품질도 차별화됐다. 속도를 높였을 때의 쾌감은 라이트유저와 코어 게이머를 모두 매료시켰다.

쿠키런은 섬세한 캐릭터 디자인을 접목시켜 IP의 힘을 구축했다는 것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2009년 맨바닥에서 오븐브레이크 출시로 독특한 감성을 다졌고, 그 세계관과 캐릭터는 후속작 쿠키런에서 흥행을 터트렸다. 최근 용감한 쿠키 탄생 10주년을 기념한 유저 프로모션은 결과물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사례 중 하나다.

IP 가꾸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시간이 흘러 2019년 시장의 러닝액션 장르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구글플레이 매출 100위권 안쪽을 기준으로 잡을 때, 확실하게 생존했다고 인정받을 한국 러닝액션은 드래곤 플라이트를 제외하면 후속작 계승에 성공한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정도다. 기존 게임방식을 유지하되 콘텐츠를 완전히 바꿔 차별화를 가져간 점, 그리고 앞서 말한 캐릭터의 생명력을 활용한 점이 생존 비결이다.

러닝액션 유행 시기는 물론, 지금도 장르 계승을 노리는 수많은 게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쓰디쓴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게임성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한계였다. 횡스크롤 자동 돌진에 별 같은 포인트를 먹으며 장애물을 넘는 기본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모바일게임 환경에서 러닝 경쟁이 과금 모델에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도 유저들이 조금씩 떠나는 이유가 됐다.

조이맥스는 2018년 윈드러너Z 출시로 IP의 부활을 노렸다. 훨씬 깔끔해진 디자인을 자랑하고, 유저 4명이 실시간으로 경주를 벌이는 챔피언십 리그 콘텐츠는 매력적이다. 다만 지금까지 성적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러닝액션 유행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확신을 가지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윈드러너Z에서 선보인 4인 동시경주 챔피언십 모드

하지만 러닝액션은 죽지 않았다. 발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흥행작 중 최초의 러닝액션으로 꼽히는 게임이 남극탐험이다. 그만큼 오랜 역사와 생명력을 가졌다. 장르의 접목과 재창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금 시기에 보편적 장르인 러닝액션도 새 동력을 찾아 날아오를 잠재력은 충분하다.

러닝액션 플레이 공식을 토대로 장르의 곁가지를 개척한 사례가 리듬액션이다. 중국에서 개발한 뮤즈대시는 달려가며 적을 물리치는 기본 게임에 리듬 노트를 결합시켰고,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성과 흥행을 모두 검증받았다.

러닝액션과 리듬게임을 접목한 뮤즈대시

그밖에 미개척 아이디어는 많다. 장르 융합으로 세계를 휩쓸었던 배틀로얄을 비롯해 AOS나 오토체스류 등 현재 대세 장르들은 모두 몇 개의 게임을 절묘하게 연결시킨 결과 탄생했다. 그리고 해당 게임들이 러닝액션과 연관될 여지도 있다.

특유의 속도감과 직관성을 갖춘 러닝액션 장르의 도약을 기다려본다. 오랜 시간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에 개척할 것도 많다. 달리기는 아직, 멈출 때가 아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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