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는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소위 ‘고인물 게임’이 된다.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 캐릭터가 성장하는 장르적인 특성상, 기존 유저와 신규 및 복귀 유저의 간극을 줄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05년 출시 이후, 약 15년간 서비스 중인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역시 이 같은 흐름을 극복하지 못했다. 다만, 블리자드는 2006년 와우로 돌아갈 수 있는 ‘와우 클래식’의 출시로 복귀 유저들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와우 클래식이 갖는 의미는 과거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함이지만 현재의 와우가 신규 및 복귀 유저의 유입이 어려워진 만큼, 2006년의 와우를 부활시켜 복귀 유저들이 보다 쉽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렇듯 MMORPG는 와우 클래식 같은 독특한 방식이 아니라면, 복귀 유저들이 정착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구조다.  
  
<지속된 콘텐츠 추가>
MMORPG의 큰 특징은 방대한 콘텐츠다. 필드보스, 던전, 레이드, 생활콘텐츠, 항해, 길드, 다양한 방식의 PvP 및 RvR 등 수많은 콘텐츠가 존재하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된다. 
  
신규 콘텐츠는 게임 내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긴 기존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기 위한 방식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콘텐츠의 난이도는 게임을 현재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성장 정도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러한 콘텐츠 추가 기준 및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게임을 현재 즐기고 있는 유저들은 게임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방대한 콘텐츠를 소화하기 버거운 복귀 유저들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빠른 템포로 추가되는 엔드콘텐츠 수준의 업데이트로 인해 기존 유저와 복귀 유저의 성장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으며, 복귀 유저가 이 템포를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복귀 유저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존 유저들과의 까마득한 차이에 막막함을 느끼고 빠르게 이탈한다.

<기존 유저들의 복귀 유저 배척>
게임사들은 위에서 언급한 첫 번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 획득하기 어려웠던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성장에 필요한 아이템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복귀 유저들의 정착을 장려한다.
  
하지만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복귀 유저 정책과 달리,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있던 유저들은 복귀 유저를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모든 유저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MMORPG 유저들은 레이드에 도전하기 위한 파티를 모집할 때 일정 공격력 이상 혹은 특정 아이템 보유 등의 자체적인 기준을 설정한다. 난도가 높은 레이드를 클리어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스펙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파티 가입 조건을 클리어 기준보다 훨씬 높게 설정해 복귀 유저들이 참여하기에 무리가 있다.
  
특히, 복귀 유저가 게임사에서 제공한 이벤트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면 파티에 가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복귀 유저는 기존 유저에 비해 숙련도가 다소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기존 유저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복귀 유저와 함께 파티를 맺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파티에 가입하지 못한 복귀 유저는 레이드를 즐기지 못하거나 혼자서 클리어할 수 있는 별도의 모드를 플레이해야 하는데, 파티로 도전하는 레이드에 비해 클리어 효율이 떨어지며 복귀 유저 입장에서 느끼기에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다. 
  
또한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은 MMORPG의 본질적인 재미와 거리가 먼 만큼, 복귀 유저들이 흥미를 느끼기에 무리가 있다.
  
<실력보다 중요한 캐릭터 스펙>
MMORPG는 리그오브레전드(LoL)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과 달리, 공평한 위치에서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다. 
  
자신이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 캐릭터가 성장하는 만큼, 오랜 시간을 할애한 유저가 그렇지 않은 유저에 비해 더욱 강력할 수밖에 없다. 즉, 아무리 자신이 컨트롤에 자신이 있더라도 캐릭터의 스펙이 부족하면 콘텐츠를 즐기는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PvP 혹은 RvR 콘텐츠에서 이 같은 문제는 더욱 심화된다. 아무리 컨트롤이 뛰어난 유저라도 압도적인 성장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 결국, 성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복귀 유저는 자연스럽게 해당 콘텐츠에서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MMORPG가 캐릭터의 성장 정도와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를 가릴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면서 어느 정도 문제점이 보완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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