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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세, 게임계 공격의 급소는 '전담 치료기관'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8.21 15:11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면서, 질병코드 찬성측 인사들의 핵심 어젠다가 드러나고 있다. 바로 ‘게임중독세’다.

게임중독세의 골자는 2013년 등장했다. 당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인터넷게임 중독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게임사 매출의 1%를 중독치료에 써야 한다고 주장한 것. 발의안은 계류 끝에 가라앉았지만, 2019년 WHO 질병코드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2일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자신이 주최한 청소년 게임중독 대책마련 토론회에서, 민관협의체를 비판하는 한편 게임업계에 게임중독세를 걷어 치유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들도 같은 발언을 남겼다.  

참가자들이 입을 모은 지점이 하나 더 있다. "게임중독을 예방 및 치유를 전담하는 기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는 지금 큰 이슈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전장일 수 있다.

윤종필 의원

게임에 지나치게 빠진 청소년 및 성인을 위한 치유 시설은 존재한다. 가장 중심이 되고 있는 곳은 게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다.

게임과몰입힐링센터는 분명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출범할 시점은 순탄하지 않았다. 시작하자마자 개점 휴업 상태라는 언론의 저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치유 체계와 연구를 갖춰나가면서 성과를 냈다. 5년간 축적된 상담 데이터는 17,000건에 달하며,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분량이다.

힐링센터의 중요한 특징은 상담인들을 중독의 개념으로 치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과 심리에 대한 심층 상담으로 근본 원인을 찾으려 노력하며, 문화적 치료도 병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각지에 센터를 확대시키는 한편, 과몰입군으로 판단될 경우 원스톱 지원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질병코드 찬성측이 전담치유기관 신설을 주장하는 것은 지금의 힐링센터와 다른 기조로 게임이용장애를 대처하는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치유기관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주도하는 치료 센터도 생긴다. 대부분 기관에 들어가는 지원금은 관련 활동의 인건비에 사용된다.

게임에 '중독' 개념이 적용되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게임에 빠진 사람을 향한 진단을 누가 주도하느냐"는 것.

중독 치유 목적의 기관은 자연스럽게 보건복지부 산하로 들어간다. 중독 개념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그 주체는 게임 전문가들이 아닌 의료계가 된다.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잡는다면 교육 관련 민간단체들도 참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국 게임중독세의 지원을 받게 될 곳은 보건복지부와 정신의학계와 교육계, 그리고 해당 기관과 연계될 민간단체들이다. 이 모든 과정은 전담 기관 설립으로 인해 진행된다.

중독세라는 단어 선택부터 지적사항이 생기고, 전담 치료기관은 이와 연결된다.

게임에 빠지는 현상은 과몰입, 과용, 이용장애 등 다양한 명칭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독의 개념으로 풀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아직 충분히 논의된 정설이 없다. 한국 정신의학계 일부를 포함해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측이 사용하는 일방적 표현이란 주장도 많다.

작품마다 문화적 특성이 극명히 다르고, 재미나 감동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리며, 빠져서 하다가도 스스로 질려 그만두는 게임의 개념에서 중독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할 부분은 많다.

과잉의료 논란이 불거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행성이 존재하는 게임에 빠질 경우 도박중독의 영역에서 치료하고 그밖의 과몰입 현상은 게임과몰입힐링센터가 담당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 중심 게임에서 해당 문제가 주로 나타나는 것을 감안하면,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빠지는 것과 같은 미디어 몰입 문제로 함께 연구할 여지도 있다.

게임계가 이 부분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설령 게임중독세가 시행되더라도 그 세금이 현재 힐링센터의 확장과 연구 발달에 사용된다면 본래 취지를 살릴 여지가 있다. 게임과 게임계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게임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석하는 움직임은 업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질병코드 찬성측이 주장하는 전담 치유기관은 게임계는 물론 실제 청소년과 가정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남는다. 실질 효과가 없을 경우, 남는 것은 자금의 흡수뿐이다.

게임업계의 수익 역시 중요한 문제지만 가장 중요한 지점은 아니다. 앞으로 길게 이어질 대립에서 지켜야 할 주요 가치는 2개로 요약된다.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몰이해를 막는 것, 그리고 게임을 둘러싼 가정과 사회 갈등에 근본적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 치유의 주체를 놓치지 않는 일은 가장 큰 전제조건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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