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의 유통을 금지하고 가족친화 정책을 고수하던 애플 앱스토어의 빗장이 해제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등급분류기준 협약의 개정안을 의결하고, 이달 5일 개정된 내용으로 애플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자체등급분류 기준 협약 개정안에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게임위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게임물을 유통하는 내용과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의 등급표시 방법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26일 게임위로부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 받았지만,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게임물은 국내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자체등급분류 기준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애플이 정책 변화를 도모한 이유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아이지에이웍스가 공개한 ‘2019년 상반기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 총정리’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마켓별 매출 비중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78.6%로 1위를 기록했다. 원스토어가 11.9%, 애플 앱스토어는 9.6%로 뒤를 이었다.

국내의 경우, IOS 보급률이 안드로이드OS에 비해 현저하게 낮지만,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게임의 출시가 불가능했던 것 역시 이 같은 현상에 일조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이 유통되기 시작한 이후,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인기 및 매출 순위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의 대표 장르인 고포류(고스톱·포커류)게임이다. 23일,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각종 고포류게임은 인기 및 매출순위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고포류게임은 모바일게임의 결제 한도가 초기화되는 매달 초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만큼, 성인 유저들의 구매력이 있는 장르다.

앱스토어 인기순위 탑10(26일 기준)은 6종의 고포류게임이 자리를 차지했다. 1위는 네오위즈의 피망 뉴맞고: 고스톱, 2위는 NHN의 한게임 섯다, 4위는 네오위즈의 피망 섯다, 7위 NHN 스타피쉬의 한게임 신맞고: 대한민국 원조 고스톱, 8위 NHN의 한게임 포커, 9위 네오위즈의 피망 포커: 카지노 로얄(7포커 로우바둑이 하이로우)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매출순위 또한 50위 안쪽에 5종의 고포류게임이 가파른 순위 상승을 보이며 애플 앱스토어 차트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고포류게임으로 강세를 나타내는 네오위즈와 NHN이 이번 애플 앱스토어의 정책 변경으로 인해 수혜를 입고 있으며, 넷마블은 자회사인 천백십일을 통해 원조이 포커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서비스의 영향력은 비단 고포류게임에 국한되지 않는다. MMORPG 장르도 앞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관리 규정에 따르면, MMORPG는 유료 재화를 활용한 거래소 기능 유무에 따라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는다.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나 웹젠의 뮤오리진2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에서 문제가 되는 기능을 제외한 12세 이용가 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다. 더불어 각종 제약으로 인해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게임사도 존재한다.

아직 애플 앱스토어에서 12세 이용가 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이 청소년이용불가 버전을 출시한 것은 아니지만, 별도의 추가 개발 없이 기존 버전을 애플 앱스토에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성과가 기대된다.

다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리니지M 정도를 제외하면, 애플 앱스토어 유저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기존에 서비스 중인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일러스트의 수위 문제로 출시 시기가 불분명했던 스마트조이의 라스트오리진이나, 마켓에 따라 다른 캐릭터 일러스트를 제공하고 있는 시프트업의 데스티니차일드 같은 게임들도 성과를 낼 전망이다.

한편, 1대1 개인거래, 무한PK 등을 내세워 28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블루포션게임즈의 MMORPG 에오스 레드를 시작으로, 리니지2의 계승작인 리니지2M 등 성인 유저를 겨냥한 신작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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