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예고했던 굵직한 신작 미션은 2개 남았다. A3:STILL ALIVE, 그리고 세븐나이츠2다.

2019년은 여러 의미에서 넷마블의 전환점이다. 출시한 게임은 넷마블을 다시 주목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주었다. 반면 기업 평가에서 회의적 시각이 급격히 늘어나기도 했다. 침체된 주가는 그 사실을 반영했다. 

신작의 결과물은 화려했다. 작년 12월 블레이드앤소울(블소) 레볼루션을 선두로 킹오브파이터즈(킹오파) 올스타, 일곱개의대죄:GRAND CROSS, BTS월드, 쿵야 캐치마인드까지. BTS월드의 평가가 엇갈렸으나 글로벌 화제성은 충분히 일으켰고, 다른 게임들은 평가 또는 매출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넷마블의 상반기 매출은 1조원. 거대 기업으로 손꼽히기 부족하지 않다. 그에 비해 영업이익(322억원)이 따라오지 않았다. 인건비 증가를 지적하는 미디어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지급수수료 등의 영업비용이 꼽힌다. 

2019년 2분기 넷마블의 지급수수료는 전년동기대비 10.5% 늘어난 2292억원. 분기매출 5262억원 중 무려 40%를 넘는 비율이다. 다른 게임사에 비해 막대한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IP 로열티다.

넷마블은 리니지2레볼루션의 IP 로열티로 2년간 엔씨소프트에게 약 1,60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레볼루션 시리즈의 매출 10%가 로열티로 지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블소 레볼루션의 고매출을 감안하면 2개 게임의 로열티만 해도 어지간한 게임사의 전체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다.

일곱개의대죄 역시 동명의 일본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의 빡빡한 저작권 규정을 감안하면 여기에도 상당 부분이 로열티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을 출시하며 한국과 일본 양쪽으로 투자된 막대한 마케팅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환경에도 게임성을 해치는 과금 유도를 자제하는 유저 친화적 운영은 칭찬할 만하지만, 영업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은 여전하다.

현재 넷마블의 10여개 주력 게임 중, 자체 IP는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 정도. 둘 모두 롱런 효자상품이지만 2019년 시점에서 캐시카우로 불릴 위력은 아니다. 8월 출시한 쿵야 캐치마인드는 자체 IP이며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막대한 매출을 노리기보다 폭넓은 유저를 위한다는 특성을 가진 게임이다.

이제, 자체 IP 캐시카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넷마블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급성장한 계기는 2013년경부터 이어진 자체 IP 흥행 행진이었다. 몬스터 길들이기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이 모바일 3대장을 형성하면서 시장을 지배했다. 당시를 기억하는 유저라면, 자연스럽게 세븐나이츠2의 결과에 주목하게 된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유명 IP를 훌륭한 게임으로 재구성하는 넷마블의 능력은 인정받을 만했다. 세계적으로 마니아를 보유한 킹오파 IP로 대중적 액션을 뽑아냈고, 일곱개의대죄는 퀄리티와 운영에서 극찬을 받았다. 모바일 시장에서 손꼽히는 개발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남은 과제는 창작력이다. 새로운 스토리를 이어갈 세븐나이츠2에게 요구되는 지점도 비슷하다. 전작의 세계관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진부함을 떨쳐내야 하는 것이 속편이 지닌 과제다. 세븐나이츠 IP의 확장은 전성기의 귀환을 이뤄낼 잠재력을 가진다.

A3:STILL ALIVE는 사실상 0에서 다시 시작하는 IP다. 작년 지스타에서 공개된 콘텐츠가 독특하고 완성도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더불어 자체 IP가 어필할 만한 매력을 출시 이후 보여준다면 넷마블의 새로운 활로가 뚫릴 수 있다.

권영식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출시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웰메이드로 낼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마블 역시 두 게임에 들이는 공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자체 IP 흥행은 사업 성과를 넘어서 유저들의 만족감, 그리고 게임계 전체를 위해 필요하다. 최근 한국 게임계에서 폭발력을 가진 IP가 새롭게 등장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매력을 끌고 팬덤을 모으는 신규 콘텐츠가 없다는 의미다. 참신한 창작 능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넷마블이 다시 IP 홀로서기로 뛰어오를 수 있을까. 하반기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 미션의 성공 여부는 넷마블의 하나 남은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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