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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5년',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노래한 게임의 가치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9.04 08:57

"지금 이곳이 여러분의 미래입니다"

2019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이소정 양의 아름다운 노래 '꿈 꾸지 않으면'으로 막을 열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던 시각장애인 소녀였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마음의 눈으로 본 별과 꿈을 이야기하던 그 하모니를 게임이 함께 하고 있었다.

참가한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기고 싶고,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관통하는 목소리였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한편, 그 과정에서 손을 맞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기본 개념을 가졌다. 그것은 게임이 사회 속에서 이룰 수 있는 수많은 가치 중 한 부분이기도 했다.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이제 또 다른 e스포츠 올림픽이다. 장애아동의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를 마련하고, 게임의 기능적 요소를 함께 활용하기 위해 2005년 시작됐다. 2009년 넷마블문화재단이 공동주최를 시작하면서 점차 규모가 커지고 운영은 성숙해졌다.

그 속에는 도전과 대결이 있다. 총 1,837명이 경쟁 부문 11개 종목에 참여했고, 17개 시,도에서 지역예선을 거쳐 선발된 학생 466명이 본선에 나섰다. 청각장애 부문에 하스스톤, 시각장애 부문에 오델로가 종목으로 자리잡는 등 장애를 딛고 승부에 나설 수 있는 대안을 게임으로 마련했다.

또 다른 테마가 있다. 체험과 축제, 그리고 소통이다. 기능성 VR게임 버추얼 키친과 버추얼 바리스타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 사업으로 탄생했다. 장애학생의 진로개발과 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다. 그밖에 e스포츠 게임 연습존과 로봇코딩 등 IT 체험존, 장애학생 바리스타관 등에서 서로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이 이뤄졌다.

순수 장애학생만 참가하는 개인전 외에도 종목에 따라 일반학생, 특수교사, 학부모 등이 협력하는 팀전이 존재했다. 예컨대 스타크래프트는 특수학급 학생과 일반학생이 2인 1팀을 이뤘다. 거기에 키넥트 스포츠육상 종목은 일종의 생활체육 역할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페스티벌을 만들어냈다.

김현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이 남긴 말은 울림을 갖는다. "그동안 게임은 경제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이야기해왔는데, 가장 의미 있는 게임의 효과가 이런 것 아닐까". 실제로, 게임의 정신적 가치는 오랜 시간 폄하되어 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게임은 쉼터이고, 꿈이고, 미래였다.

"장애가 있든 없든, 아이들은 큰 꿈을 꾼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꿈이 작아지곤 한다. 그런데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더 빨리 꿈을 잃어가는 것 같다. 아이들이 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다"

김병관 의원은 개막식 축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서로 이해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고, 많이 다르다고 느낀다면 더욱 그렇다. 장애는 우리 사회에서 큰 장벽과 같았다. 장애인들은 많은 것을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동들에게 빠른 상실은 무엇보다 큰 상처가 된다.

2019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더케이호텔서울에서 4일까지 진행된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어울리는 소통의 장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모두 어려움 없이 즐기는 게임을 매개체로 벽을 허물고 사랑할 수도 있다는 것, 그 희망은 15년 동안 서서히 자라나고 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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