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이 나선영웅전으로 수집형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9월 18일 출시될 나선영웅전은 루나라게임즈가 개발한 턴제 SRPG다. 전략적으로 위치를 선점하고 다수 캐릭터를 동시에 공격시키는 협공 시스템이 특징으로, 쉽고 편하게 즐기는 SRPG를 표방한다.

4일 사전체험회에서 게임의 초반 플레이를 맛볼 수 있었다. 첫 전투가 시작되면, 생각 이상으로 심플한 맵 구성에 놀라게 된다. 한 화면에서 모든 상황이 펼쳐지며, 스크롤할 필요가 없다. 전투 역시 빠른 속도로 전개되기 때문에 간편한 퍼즐을 풀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투 전개 역시 매우 간편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면서도 생각 없는 플레이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3속성이 상성으로 맞물리며, 지형 효과가 생각 이상으로 크다. 후반 콘텐츠를 플레이하게 되면 흥미로운 두뇌싸움이 연출될 가능성이 보인다.

일러스트 화풍은 인상적이다. UR등급 타니 풀스크린 일러스트는 보는 순간 감탄이 나왔다. 높은 등급이라도 퀄리티 차이가 조금씩 나는 점은 마음에 걸리지만, 대부분 감각적으로 캐릭터 개성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최초 공개된 한국형 캐릭터 춘향도 사용할 수 있었다. 한 칸을 건너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며, 높은 공격력을 가진 딜러로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고, 누군가는 앞장서서 대미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파티 내 역할 분담도 중요하게 이루어진다.

우려되는 지점은 첫인상이다. 인게임 그래픽이나 연출, 텍스트아트 등 비주얼 분야가 최신 감성이라고 보기 어렵다. 빠른 템포로 평가가 이뤄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위험은 있다. 게임성 강조와 프로모션을 통해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웹젠 국내사업1실 그린사업팀 유관민 PM은 나선영웅전의 가장 큰 특성으로 "SRPG지만 스트레스 요인을 줄인 것"을 꼽았다.

설명에 따르면, 성장 시스템은 다양하면서 자유도를 존중한다. 한계돌파나 스킬각성 등 흔한 시스템에 더해 캐릭터별 인장 육성, 연계 성장이 들어간다. 스토리라인에서 관계 있는 캐릭터가 성장하면 인연에 따라 다른 캐릭터의 능력치가 해금되는 것이 연계 성장이다. 헬릭스 힘을 통해 속성 단위로 이뤄지는 전체성장도 있다.

'78+3'이라는 숫자가 강조되기도 했다. 나선영웅전은 출시와 함께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 78종이 등장하고, 한국형 캐릭터도 이미 공개된 춘향을 포함해 3종이 추가된다.

유관민 PM은 "기본부터 하나하나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국내 유저를 위한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아직 공개되지 않은 2종의 한국형 캐릭터는 춘향보다도 퀄리티가 뛰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캐릭터 매력과 성능도 중요하지만, 한국 문화를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녹여내는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

"사정상 ios와 안드로이드 서버는 별도 운영이지만, 그렇다고 한쪽이 박탈감을 느끼거나 보상을 덜 지급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시연과 게임 설명이 끝난 뒤 미디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국내사업1실의 이진우 실장, 그린사업팀 유관민 PM이 참석했다.

국내사업1실 이진우 실장(왼쪽), 유관민 PM(오른쪽)
국내사업1실 이진우 실장(왼쪽), 유관민 PM(오른쪽)

Q: 한국에서 주류라고 보기 힘든 세로화면 UI를 갖추고 있는데.

유관민: 스크롤을 없애는 데 주안점을 뒀다. 단순하고 편하게 즐기도록 하려는 의도다. 맵의 효율성과 편한 조작을 고려한 결과 세로화면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맵이 작아서 단조롭지 않을까 우려가 들 수도 있는데, 뒤쪽 스테이지에서는 몬스터가 생성되는 구역이 있어 난이도 조절이 된다.

Q: 한국형 캐릭터인 춘향의 음성만 한국어던데, 통일할 계획은 없나?

유관민: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음성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렇다고 한국형 캐릭터가 일본어를 사용하면 어색하겠다 싶어 한국어 녹음을 따로 했다. 이렇게 진행하기로 작년 초 결정했다.

Q: 해외 지역에 추가로 서비스할 계획은?

이진우: 우리는 한국과 대만 판권을 확보했고, 루나라게임즈는 이번에 처음 파트너를 맺은 회사다 보니 우선 이쪽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후 공개할 다른 게임은 많은 판권을 확보해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Q: 시연에서는 너무 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려운 콘텐츠도 준비됐나?

유관민: 5인협공이 성공해야 열리는 히든 스테이지도 있고, 그밖에도 공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완성되어 있다.

이진우: 상성과 지형 형태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하드코어 난이도도 존재한다. SRPG를 좋아하는 유저들도 만족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수집형RPG를 두고 천장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따로 대비하고 있나?

유관민: 유저 간극을 어떻게 완화시킬지 서비스하면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벤트 등을 지속적으로 열고, 보상과 출석부 등 지급 방법을 다양하게 할 생각이다. 그런 방법으로 천장을 낮추도록 할 것이다.

Q: 인장 시스템으로 캐릭터를 다양하게 육성한다고 했는데, 다른 게임의 장비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유관민: 기존 장비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들이 정답을 찾고 옵션이 정형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우리도 무조건 막는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정형화된 육성을 좋아하지 않는 유저를 최대한 배려했다. 애정하는 캐릭터지만 성능 때문에 쓰지 못하고 뭍히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Q: 차후 공개될 한국형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나?

유관민: 여성성을 매우 강조한 캐릭터와, 귀여움을 강조하고 기존 성별관념을 재해석한 캐릭터가 있다.

Q: 과금모델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유관민: 2~3년 전 자주 나오던 말이 '착한 BM'인데, 거짓말이 될 수 있어서 그렇게는 말 못하겠다. 다만, 불합리한 BM은 갖추지 않겠다. 나 역시 한 명의 유저로서, 누가 봐도 너무하다 싶은 모델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진우: 과금과 무과금 유저 모두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육성에 도움되고 시간을 당길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지원해서, 무과금도 열심히 게임하면 충분히 뒤쳐지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

Q: 웹젠은 성인남성 지향 RPG가 주력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번 게임은 많이 다른데, 서비스를 결정한 계기가 있나?

이진우: 웹젠은 뮤 IP로 시작했고, RPG를 잘 만드는 회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새로운 장르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해왔다. 몇년 전부터 수집형RPG에 좋은 작품들이 나오면서 수많은 게임을 검토했다. 나선영웅전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예쁜 것을 떠나서 SRPG의 전략성을 추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개발사들과도  관계를 가지면서 좋은 게임 물색과 다양한 장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Q: 대만 지역 출시 일정과, 대만에서도 한국형 캐릭터가 추가되는지 궁금하다.

이진우: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만 시장에 맞는 신규 캐릭터를 준비할 생각이고, 웹젠 게임간 콜라보레이션도 고려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