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바다’, IT 업계에서 빅데이터 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보는 귀중한 자원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만 보더라도 손님이 남긴 음식에서 교훈을 얻으라 강조한다. 유저를 상대하는 게임도 다르지 않다. 축적된 데이터는 다음 업데이트의 기반으로 활용된다. 규모가 커질수록 정보의 양은 많아지고 가치 역시 조명된다. 

빅데이터 분석은 이러한 과정을 광범위한 규모로 확대했다. Variety(다양성), Velocity(속도), Volume(대규모), Value(분석가치) ‘4V’로 분류되는 정보의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문자로 표기된 수치부터 영상, 음성, 사진 등 유저가 온라인에서 접하는 모든 데이터들이 빅데이터에 속한다. 

범주가 넓다 보니 축적 데이터량도 방대하다. 금융권에서 취합하는 데이터만 봐도 단위량이 페타바이트(PB) 수준이며, 일일 거래량을 고려한다면 생산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 무엇보다 자금의 전반적인 흐름을 담고 있는 정보인 만큼 정보의 가치는 활용도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이러한 가치는 빅데이터 분석의 핵심이다. 방치된 정보는 그저 기록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4차산업에서 대량으로 축적된 정보는 고객의 다음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빅데이터는 AI(인공지능)의 핵심 파트를 전담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경우 16만 건의 기보를 바탕으로 수십만 번의 가상 대국을 거쳐,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입력된 기보들에서 승률이 가장 높은 수를 도출하는 딥러닝은 넓은 범위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근간으로 만든 기술이다.

이 밖에도 건물 내부에 부착한 센서로 온도와 조명 수치를 분석해, 지출을 절감하는 IOT 기술이나 온라인 쇼핑몰의 추천 항목 기능들도 빅데이터 응용의 대표 사례다. 즉, 경제적인 가치를 추출하는 과정이야말로 빅데이터 분석의 의의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임 업계도 빅데이터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은 2017년, 인텔리전스랩스에서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로 게임 부가기능 고도화를 연구 중이며, 넷마블도 개인 맞춤형 게임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 프로젝트 고도화를 위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전문가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게임에 있어, 빅데이터 기술의 가치는 무엇일까? 포인트는 다양성이다. RPG의 몬스터 AI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은 공략의 열쇠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장르의 생명력과 몰입도를 감안한다면 무시하기 어려운 단점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머신러닝은 패턴 다양화를 위해 사례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실제로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블소 토너먼트 월드 챔피언십에서 공개했던 비무 AI는 1주간 약 35만 건의 경기를 소화했고 비록 패하긴 했으나 프로게이머 상대로 2대1 접전을 만들었다. 

패턴을 분석해, 콘텐츠로 활용한 사례도 있다. 야생의땅:듀랑고는 알고리즘에 따라 섬이 생성되는 절차적 생성 기법을 적용했다. 접속한 유저 수에 따라 생성된 섬은 서비스 시작 이후 100만 여개에 달했으며, 배치된 자원에 따라 퀘스트를 분배하는 등 수작업으로 할 수 없는 유연한 대처가 가능했다. 

게임 서비스와 운영을 보조한다. 기존 금칙어 기반 욕설 필터링은 우회가 쉽고 일상 단어와 비속어를 구분하거나 공격적인 표현을 찾는데 한계점을 드러냈다. 반면 넥슨이 개발 중인 딥러닝 욕설 필터링은 사전에 등록해 놓은 표현 데이터를 숫자로 모델링하고 해석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넷마블은 8월 시그라프 2019에서 캐릭터의 음성, 얼굴을 학습해, 더욱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다중작업 방식 음성 기반 얼굴 애니메이션’ 기술 논문을 발표했다. 규합된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결과물 제작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단순히 정보를 분석하는 행위를 넘어, AI와 IOT 등 4차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생산 데이터량은 늘어났으며, 방식에 따라 트렌드세터와 후발주자로서의 입지가 결정된다. 유행에 민감한 산업일수록 빅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먼 미래라 생각됐던 일들은 현실이 됐다. 유저들의 정보는 데이터화 되어, 다음 업데이트를 위해 소비된다. 한편으로 모두를 지켜보는 빅브라더의 음산함도 떠오른다. 무리한 해석일 수 있으나 다양한 가능성을 꽃피우는 지금이야말로 빅데이터와 4차 산업 기술의 접근법에 대해 논의해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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