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음악의 흥미로운 협업이 이뤄졌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앨범 전체 테마를 게임 세계관이 관통한다.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그리고 걸그룹 드림캐쳐의 새 앨범 'Raid of Dream'이 그 주인공이다. 

타이틀 '데자부(Deja Vu)는 킹스레이드 세계관에 녹아든 드림캐쳐의 꿈 이야기를 그렸다. 킹스레이드의 메인스토리를 테마로 안타까운 대립과 기시감 그리고 꿈과 꿈이 교차하는 의문과 혼란 속에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존재와 도전을 표현했다.

18일 진행된 컴백 쇼케이스에서 드림캐쳐의 가현은 "멤버 모두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게임으로 우리를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연은 "킹스레이드를 직접 플레이하면서, 게임 캐릭터가 됐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뮤직비디오 준비 과정을 밝혔다.

지유는 "킹스레이드 세계관 속에 우리가 녹아드는 방식"이라면서 '의심, 혼란, 반전'이라는 스토리의 3개 테마를 설명했다. 이어 "킹스레이드 타이틀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가 이런 곡을 부르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제안을 받고 정말 감사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드림캐쳐컴퍼니 조동현 본부장(왼쪽), 베스파 이원석 CSO(오른쪽)
드림캐쳐컴퍼니 조동현 본부장(왼쪽), 베스파 이원석 CSO(오른쪽)

쇼케이스가 끝나고 베스파 이원석 CSO와 드림캐쳐컴퍼니 조동현 본부장이 콜라보레이션에 얽힌 속사정을 공개했다. 

먼저 제의한 것은 베스파였다. 드림캐쳐라는 걸그룹을 처음 인지한 것은 작년 초, 킹스레이드 1주년 이벤트를 끝내고 일본 출시를 준비하면서였다. 비슷한 시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작은 업체 입장에서 독창적 콘셉트로 승부하는 등 공통점을 느꼈다는 것.

이원석 CSO는 올해 상반기 판데모니움 업데이트를 준비하면서, 해당 스토리에 담긴 감성이 드림캐쳐와 잘 어울리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드림캐쳐컴퍼니로 찾아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고, 양측은 각자의 팬에게 거부감 없이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콜라보 형태를 고민했다. 

그 결과 하나의 곡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판데모니움 스토리 엔딩에서 카셀과 프레이가 비극적 운명을 맞이할 때의 감정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동료들의 감정을 보는 애잔함을 담아내려는 것이 의도였다.

판데모니움의 엔딩 스토리를 정리해서 작사가 및 작곡가들에게 보내고 그것을 영감으로 곡을 만들었다. 드림캐쳐컴퍼니는 킹스레이드의 스토리와 감성에 만족했고 스토리 속 '배신'이란 코드에서 긴장감 있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드림캐쳐의 메탈 음악에 발라드 감성을 가미한 곡 '데자부'는 그렇게 탄생했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곡이 나오자 판이 커지기 시작했고, 'Raid of Dream' 앨범 전체의 테마가 킹스레이드 세계관을 반영하게 됐다. 

드림캐쳐컴퍼니 조동현 본부장은 "게임 OST 문의는 그동안 자주 있었지만, 베스파의 이번 제안은 특별했다"고 밝혔다. 게임에 의해 정식 활동곡을 만들었기 때문. 드림캐쳐는 바쁜 해외활동 일정 속에서도 한국에 올 때마다 틈틈이 녹음과 안무 연습을 병행해왔다.

베스파 이원석 CSO은 "리그오브레전드의 'KD/A'나 오버워치 시네마틱 영상처럼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 투입은 어려웠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계약관계가 아닌 상호호혜적 관계로 앞으로 함께 하고 싶다"고 이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킹스레이드와 드림캐쳐는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공통점을 가진 만큼, 서로의 행사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는 것. 

깜짝 발표도 있었다. 킹스레이드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IP를 풍성하게 확장시키는 한편 장기 생명력을 가지기 위한 시도다. 2020년경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방영할 예정이며 제작사는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일본 스태프가 대다수이며 최대한 우수한 인력을 갖출 것이라고.

애니메이션은 킹스레이드 원작 게임의 기본 줄거리를 반영하지만 색다른 시점과 각색으로 다른 스토리를 풀어낼 계획이다. 단순히 팬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일반 애니메이션 시청자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빠르면 올해 연말에 애니메이션 티저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원석 CSO은 기자들과의 대화를 마치며 유저들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

"킹스레이드는 순수 유저 성원으로 여기까지 왔다. 아직 경험과 역량이 대형 업체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유저들이 어떤 것을 좋아할지 모니터링하며 총력을 다 하고 있다. 10년, 20년 넘게 오래 가는 IP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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