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4분기는 전방위적으로 바쁘다. 국내 신작과 더불어 주목할 지점은 글로벌 확장이다.

지난 4일, 넷마블은 북미 자회사 카밤이 개발 중인 모바일 액션RPG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MARVEL Realm of Champions)를 공개했다. 마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우스라는 진영 개념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팀대 팀의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다. 

넷마블은 마블퓨처파이트를 통해 마블IP 게임의 토양을 다져왔다. 국내에서 최상위권에 랭크된 것은 아니지만 쉬지 않는 업데이트로 꾸준한 운영을 선보였고, 북미와 남미 지역에서 실적과 동시에 기업 인지도를 쌓았다.

넷마블의 글로벌 서비스는 긴 시간에 걸쳐 정착됐다. 2019년 4분기와 2020년 상반기는 공들여 준비한 여러 신규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다. 무대 확장이라는 의미와 동시에, 그동안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오랜 작업의 결과물이 하나 둘 열리는 셈이다.

전세계 국가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힘을 실어온 곳은 일본이다. 선호도가 높은 IP를 많이 들고 있고, 그것을 재산 삼아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미 리니지2 레볼루션과 일곱개의대죄:그랜드크로스 서비스를 통해 기업 인지도가 정착되기도 했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한국 게임은 넷마블의 두 게임뿐이다. 토양은 이미 비옥해졌고, 인지도와 IP 파워를 바탕으로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일곱개의대죄에 이어 요괴워치:메달워즈를 출시했고, 블레이드앤소울(블소) 레볼루션의 일본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6월 티저 사이트를 통해 현지화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했고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10월 10일 넷마블재팬을 통해 일본 출시 예정인 테라 오리진(TERA ORIGIN) 흥행 여부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4월 프로젝트T로 처음 티저페이지를 공개했고, 6월 테라 오리진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테라는 일본과 북미에서 의미 있는 흥행을 거둔 IP다. 일본으로 첫 공략을 실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기존 테라 시리즈에 비해 애니메이션 화풍이 강조된 것도 시장 특성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시장 상승세는 생각보다 빠르다. 7월 중국에 출시한 스톤에이지M이 기대 이상 흥행을 올렸고, 다름 주력 상품으로 킹오브파이터(킹오파) 올스타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서 게임성은 입증했다. 킹오파 IP의 폭넓은 인지도에 더불어 모바일 액션이라는 장르 재해석은 충분히 이목을 끌 여지가 있다. 

카밤의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와 함께, 또다른 북미 자회사 잼시티가 개발한 프로즌 어드벤처스(Frozen Adventures)도 11월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디즈니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스토리를 다루며, 쓰리매칭 퍼즐에 어드벤처 요소를 결합시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속된 협업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같은 그림을 그린다. BTS라는 한류 최고의 글로벌 콘텐츠는 게임 등 다른 문화매체와 얽히면서 독보적인 미디어 프랜차이즈를 구축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BTS월드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중심의 신작을 넷마블몬스터에서 개발 중이다. 외부 개발사의 퍼블리싱이었던 BTS월드와 달리, 넷마블에서 직접 기획하고 개발력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기대감을 가진다.

넷마블이 깜짝 발표한 3분기 잠정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6,198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860억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성공적 업데이트로 매출을 반등시켰고, 일곱개의대죄 성과가 반영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 안팎으로 다사다난했던 넷마블은 조금씩 숨을 고르고 있다. 게임은 이미 전세계 기업들이 실시간으로 펼치는 경쟁의 장이 됐다. 그 속에서 수집하고 다져온 IP들은 다양한 품종의 색채를 띤다. 이미 시작된 4분기 전쟁에서 넷마블의 농사 결과는 어떨까. 앞으로 펼쳐질 게임시장 동향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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