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가 양대 마켓 매출 및 인기 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1위, 매출 2위(15일 기준)를 기록 중이며, 애플 앱스토어 인기 4위, 매출 5위다. 객관적인 지표 외에도 이벤트 아이템인 호박이나 펫 바실리스크 등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달빛조각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원작의 충실한 구현>
원작 구현은 달빛조각사의 확실한 인기 요인이다. 달빛조각사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는데, 원작이 게임 판타지 최초의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IP(지식재산권)다.
 
여기에 원작이 방대한 자유도의 가상현실 게임을 다루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제약이 심한 모바일에서 어떤 방식으로 원작을 구현해낼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달빛조각사는 원작 구현을 위해 메인스토리 곳곳에 원작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배치했다. 튜토리얼에 등장하는 허수아비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허수아비를 위드처럼 수없이 두드린다고 해서 달빛조각사로 전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근면성실한’이라는 칭호를 업적 보상으로 제공하면서 나름의 성취감과 함께 원작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메인퀘스트 진행 중 필드에서 마주치는 위드, 페일, 이리엔, 수르카, 로뮤나 등의 등장인물은 원작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하다. 위드의 직업인 조각사로 전직하면, 위드의 스킬인 조각검술과 자연 조각술, 조각 파괴술 등 원작에서 글로 볼 수 있던 스킬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원작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다만, 직업의 자유도를 비롯한 몇몇 부분에서 아쉽거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는데, 아직 게임이 58권의 원작에서 2권의 분량만 반영한 상황이기에 추후 업데이트로 서서히 채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초창기 MMORPG의 감성>
SD캐릭터로 대표되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달리, 달빛조각사의 게임성은 초창기 MMORPG처럼 다소 하드코어한 면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은 스탯 분배다. 캐릭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직업에 맞는 스탯이 자동으로 상승하지 않고, 유저가 직접 원하는 스탯에 포인트를 투자한다. 적합한 능력치를 선택하기 위해 시행착오가 필요하며, 자연스럽게 게임 이해도를 쌓을 수 있다. 비교적 최근 MMORPG에 입문한 유저라면 이 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자신의 입맛에 따라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만큼 자유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화 시스템도 클래식한 느낌을 전달한다. 다른 모바일 MMORPG의 경우, 강화 수치가 두 자릿수를 넘어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달빛조각사는 7강 이상만 돼도 확률이 50% 이하로 급감하며 강화에 성공했을 때 전체 메시지가 발송된다. 즉, 강화 수치 한 단계마다 높은 가치를 부여한 것으로, 리니지로 대표되는 클래식 MMORPG의 감성을 전달한다.
 
퀘스트 역시, 비슷하다. 스토리 진행을 위한 메인퀘스트가 존재하지만, 지역퀘스트나 서브퀘스트, 히든퀘스트 등 여러 가지 임무를 통해 성장 동선이 획일화되는 것을 방지했다. 그중 히든퀘스트는 특정 몬스터를 잡아서 획득한 아이템으로 시작되는 등 특수한 조건을 달성했을 때 발생하는데, 가이드가 따로 제공되지 않아 유저들이 직접 포인트를 찾아 이동해야 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생활콘텐츠와 전투콘텐츠의 유기적 연계>
MMORPG에서 전투콘텐츠 못지않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생활콘텐츠다.
 
달빛조각사는 이를 위해 제작, 채집, 요리, 낚시, 하우징 등 수많은 생활콘텐츠가 조재한다. 재료 수집이 다소 까다롭지만, 조각상 제작이나 요리 등의 기능으로 전투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전투와 생활콘텐츠의 연계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특히, 스탯을 일시적으로 상승시켜 장비 착용 조건 혹은 몬스터 테이밍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음식의 제작이나 스탯으로 올릴 수 없는 능력치를 상승시켜 전투에 도움을 주는 조각상 제작은 유저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조각을 위해 필요한 재화가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비를 분해하거나 수렵으로 얻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는 생활콘텐츠와 전투콘텐츠의 유기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양 콘텐츠가 서로 시너지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듯 달빛조각사는 다소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초창기 MMORPG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녹여냈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에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출시 이후 지금까지 달빛조각사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로 미루어 볼 때 충분히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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