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게임은 없을 것이다"

지난 9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2M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기술 면에서 그 말은 지켜졌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

리니지2M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심리스 오픈월드를 구현했다. 맵의 끝에서 끝을 텔레포트해도 로딩이 없으며, 연출은 다이나믹하다. 거기에 충돌처리기술을 제대로 구현하면서도 플레이가 원활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디자인을 선보인다.

리니지 IP의 엔드컨텐츠는 전투와 쟁, 공성전으로 이어진다. 리니지2M의 기술력은 이와 같은 전투를 불편함 없이 치르는 데에 집중됐다. 제대로 대규모 전투가 열렸을 때, 평가의 장도 함께 열리게 된다.

충돌처리 밸런스 조절과 함께, 사냥터별 레벨디자인이 현실적이고 정교하다. 길게 줄을 이어서 통로를 막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공성전이나 대규모 쟁 같은 특수한 경우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간이 널찍해 막기도 힘들 뿐더러, 한 곳을 막더라도 동선이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논란이 되는 클래스 뽑기는 리니지M의 변신 카드와 비슷한 개념으로 풀이된다. 게임 템포가 느리다 보니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뽑기를 통해 가지는 직업과 자연스럽게 얻는 직업이 성능 차이가 나는지, 차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더 필요하다. 65레벨에 얻을 것으로 예측되는 영웅 직업을 체험한 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먼 뒤의 일이다.

리니지M에서 기술력이 진화된 버전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스템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신 볼륨이 커졌고, 기술 향상으로 인한 편의성이 대폭 강화됐다. 정령탄 등의 몇몇 개념만 제외하면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이라기보다 '리니지M2'에 가깝다.

리니지 IP는 공통점이 있다. 성장 곡선이 절대 가파르지 않다는 것. 공격력 1을 올리는 데에 며칠의 노력이 들어가고, 후반에는 노력의 양이 몇개월로 늘어난다. 그만큼 성장에 성공했을 때 성취감은 크다. 성취는 이후 소셜 시스템까지 이어진다.

리니지2M도 마찬가지다. 사냥 중에 희귀(파란색) 장비만 얻어도 서버 알림으로 소식을 전할 정도다. 대부분의 유저는 희귀(초록색) 장비로 스펙을 구성하며, '6검 4셋'으로 불리는 +6 무기와 +4 방어구를 갖추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그 이상 강화는 장비 파괴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성장에서 가장 소중한 콘텐츠는 신탁 퀘스트다. 파밍과 보조사냥을 모두 책임지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벨업 뒤 아인하사드 신상으로 가거나 사냥에서 확률 드랍으로 새로운 신탁을 받게 되며, 아인하사드의 은총과 신탁의 증표를 포함해 다양한 보상을 얻는다.

기란 영지에 접어들면 신탁 랜덤보상 리스트에 희귀 보상이 하나씩 뜨기 시작한다. 대신 난이도가 함께 급상승한다. 레이드와 던전 사냥을 병행하면서 액세서리를 하나씩 갖추고, 희귀 장비를 노리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갈 수 있다. 다른 게임에 비해 어려운 과정이지만, 절묘한 성장 곡선을 유지한다.

다만 걸리는 점은 아데나 수급 문제다. 정령탄을 항상 사용하면 비용 소모를 감당할 수 없고, 사용하지 않더라도 벌기 쉽지 않다. 고급 기술서는 가격이 수천만 아데나까지 치솟기 때문에 인게임에서 가장 큰 장벽이라고 볼 수 있다.

1일차 양대마켓 1위 기념 선물이 10만 아데나였는데, 저녁에 100만 아데나가 추가로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운영진에서도 아데나 수급 문제를 출시 후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뒤에도 비정기적으로 아데나가 지급되고 있으니, 이후 시스템 부분에서 어떤 조절이 들어갈지 지켜볼 만하다.

리니지2M이 출시되고 이틀 뒤, 결국 구글플레이 매출 1위와 2위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각각 차지했다. 예상대로 화제를 독점했고, 향후 움직일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기술력은 확실히 입증했다. 게임이 호평을 받고 오래 가기 위해서는 그 기술력이 어떻게 콘텐츠의 재미로 연결될지 살펴야 한다. 쟁과 공성전 활성화가 기다려지는 것도 그런 이유다. 120여개 서버에서 각기 승리를 얻기 위해 수많은 혈맹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리니지2M이 깔아놓은 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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