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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LCK' 라이엇의 대처가 없으면 부활도 없다
송진원 기자 | 승인 2019.12.04 16:09

라이엇게임즈는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올해 처음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중계를 송출부터 경기 운영까지 전담했다. 또한 국제 대회 일정과 소환사의협곡 밸런스 패치, 신규 챔피언 업데이트를 병행하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적 팀전투(TFT)도 잇따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리그오브레전드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청사진을 발표했다. CCG와 시뮬레이션, 슈팅, 대전격투 등 신작들을 공개하고 ‘원 히트 원더’ 이미지 탈피를 선언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게임사로서 2020년 역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걸림돌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 그리핀이 김대호 감독과 계약을 종료하면서 불거진 논란은 LCK 전체로 퍼졌다. 양측이 폭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2019년 LCK 2회 준우승과 롤드컵 진출을 달성한 팀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불공정 계약과 폭언, 폭행이 자행되고 있었다. 

라이엇게임즈의 10주년과 신규 콘텐츠는 이른바 ‘카나비 사태’로 가라앉았다. 레전드오브룬테라 2차 비공개테스트와 LCK의 역대급 FA시장도 '프리 카나비'를 외치는 유저들의 목소리에 가려졌다. 신작과 운영으로 벗어나기에 미성년자 계약서 문제는 무거운 주제였다. 

사건의 대처도 미숙했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와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로 이루어진 LCK운영위원회의 성급한 발표는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사건 관계자들의 연루 내용이 각각 다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정보 공개 없이 동일한 날짜에 동일한 수준의 징계를 내렸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주관하는 토론회와 국민청원 20만 돌파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논란은 쉽게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핵심인 불공정 계약서도 그리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e스포츠 팬들은 LCK의 모든 것에 대해 화전(火田)처럼 개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와 e스포츠는 철저히 양분되어 있다. 2019년 e스포츠 분야에서 숱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또한 2016년 불거졌던 헬퍼 논란 역시 SK텔레콤 T1의 월드챔피언십 우승소식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 

결국 카나비 사태는 게임이 아닌 LCK의 대대적인 변화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동안 라이엇게임즈는 LCK 선수의 최저 연봉을 지원하는 등 e스포츠 정책을 펼쳐왔다. 카나비 사태에 대한 팬들의 충격이 큰 이유도 라이엇게임즈가 다져온 대외적인 이미지와 선수단 내부에서 벌어진 사건의 온도차다. 

김대호 감독과 조규남 전 대표의 사례처럼 과정은 결과만큼이나 중요하다. 절차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징계 발표 일정과 방식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했다. 사건을 엄중하고 빠르게 결정짓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정을 모르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독단적인 주장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하태경 의원이 9일 진행하는 e스포츠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에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박준규 대표가 카나비 사태 후속 조치 경과를 발표하기로 결정하면서,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약속한 LCK, 챌린저스 코리아 소속 선수들의 계약서 전수조사와 독립적 상벌위원회, 징계 재심 제도, 전담 민원 창구 설립에 대한 진행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생중계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에도 조사 결과 공개와 공정성 확보, 재발 방지대책 삼박자가 미흡하다면 LCK의 이미지는 걷잡을 수없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문화재 관련 사회활동을 전두지휘한 라이엇게임즈이고 케스파컵이 머지 않은 상황에서 카나비 사태에 대한 미흡한 대처는 아쉬운 부분이다. 계약서는 프로팀과 선수 간의 문제인 만큼 게임사가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다. 

LCK운영회의 이름으로 징계를 내리는 입장을 자처했다면 보다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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