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가 원작 캠페인과 유닛 모델링, 밸런스, 편의 기능 등을 개선해 2020년 1월 29일 출시된다.

워크래프트3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시작을 알렸다. 블리즈컨 2019에서 어둠땅을 연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처음으로 등장한 게임이기도 하다. 실바나스의 생명에 대한 복수심과 그녀에게 패배한 얼어붙은 왕좌의 주인 등 어둠땅의 핵심이 워크래프트3를 기반으로 한다.

실바나스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짚어봐야할 인물이 있다. 워크래프트3: 레인오브카오스 휴먼 캠페인 주인공 아서스 메네실이다. 로데론의 국왕이었던 테레나스 메네실의 아들이자 은빛 성기사단의 성기사 그리고 스스로 왕위를 계승하고(Succeeding You, father) 죽음의기사가 된 왕자.

아서스가 성기사에서 죽음의기사로 타락한 원인은 나스레짐인 말가니스의 증오다.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시연으로 공개됐던 휴먼 캠페인 정화(The Culling)는 아서스의 복수 행보가 시작되는 과정을 그렸다.

말가니스는 언데드 스컬지 세력을 키우려, 스트라솔름에 오염된 곡물로 역병을 퍼뜨린다. 이에 아서스는 제이나 프라우드무어와 우서 라이트브링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언데드로 변하기 전 미리 제거해야하기로 결정한다. 역병 창궐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으나, 성기사와 왕자로서의 지혜가 광기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성의 끊을 놓은 아서스는 폭주했다. 얼라이언스 전체보다 말가니스에 대한 증오심만을 불태웠고 복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말가니스를 쫒아 노스렌드로 향한 그는 복귀하라는 왕의 명령과 스승 무라딘 브론즈비어드의 만류를 모두 무시하고 저주받은 검 서리한을 뽑아, 복수에 성공한다.

목적을 달성했으나 서리한에게 홀린 아서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죽음의기사로 타락한다. 이후 나스레짐 티콘드리우스에게 켈투자드를 부활시키라는 명을 받고 옛 동료였던 성기사들과 아버지의 유골함을 지키던 우서를 죽이고 태양샘을 수호하던 실바나스까지 밴시로 부활시키는 등 완전한 스컬지의 행보를 언데드 미션을 통해 보여준다.

레인오브카오스가 죽음의기사 아서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프로즌쓰론은 아서스가 2대 리치왕에 오르는 과정을 설명한다. 일리단 스톰레이지의 공작으로 약해진 초대 리치왕 넬쥴은 아서스를 노스렌드로 호출한다. 아서스는 앞길을 막는 캘타스 선스트라이더와 일리단을 차례로 제압하고 얼음 왕좌를 부순 뒤, 자신이 2대 리치왕이 된다.

실바나스의 세력, 포세이큰의 유래도 프로즌쓰론에서 드러난다. 실바나스는 넬쥴의 약화로 자유의지를 되찾아, 비슷한 상황의 언데드들과 함께 자신들을 지배하려는 나스레짐을 차례로 처단한다. 주변의 모든 적을 제압한 실바나스는 아서스를 향한 복수심과 생명에 대한 증오로 포세이큰을 결성한다.

실바나스와 리치왕 모두 블리즈컨 2019에서 공개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신규 확장팩 어둠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다. 실바나스는 바로크 사울팽을 알 수 없는 힘으로 살해하고 3대 리치왕인 볼바르 폴드라곤까지 제압한 뒤, 리치왕의 투구를 파괴해 어둠땅의 통로를 열었다.

이처럼 워크래프트3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장인물의 기원을 다룬다는 점에서 출시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화두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분쟁, 초월적 존재에 맞서는 연합 전선 등 여러 일화를 다루었다. 정치와 전투 등 원드오브워크래프트의 복합적인 면모는 매력적인 요소이나, 신규 유저가 캐릭터의 모든 일화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2020년 출시 예정인 어둠땅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적합한  게임이다. 언데드 스컬지에게 리치왕의 의미는 무엇이며, 투구를 부순 실바나스의 근본적인 행동 원리는 무엇인지, 레인오브카오스와 프로즌쓰론으로 분산됐던 미션들을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하나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정화의 주 무대였던 스트라솔름과 실버문, 달라란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버전에 맞춰 다시 디자인해, 팬들이라면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 선임 애니메이터 키스 사이즈모어는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캐릭터의 모델링을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워크래프트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두 게임의 팬들이 디자인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제로스는 실바나스의 돌발 행동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녀의 행보는 좀처럼 알 수 없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폭주에 가까웠던 모든 행동이 어둠땅을 위한 포석이었는지 아니면 개인적인 변덕이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단서를 찾기 어렵다면, 분쟁의 시작을 담은 워크래프트3로 실마리를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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