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주식회사(이하 펍지)는 배틀그라운드로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배틀그라운드는 펍지에 게임성 및 상업적 성과를 모두 안겨줬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역대 최다 GOTY(Game of the year)를 휩쓸었던 2017년, 얼리엑세스로 등장해 10개의 GOTY를 획득하며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얼리엑세스 이후, 3년이 되기 전에 판매량 6,500만 장을 돌파하는 등 상업적인 성공까지 동시에 거머쥐었다.

글로벌 기반의 폭발적 성공은 다른 게임사에 영감을 주기 충분했으며, 패키지 게임으로 구성된 BM은 유저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계속될 것 같았던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도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스팀차트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의 최근 동시접속자는 70만 명 내외다. 전성기 약 250만 명과 비교하면 약 4분의 1 수준이다.

지역 서비스로 유저 분산이 있었지만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비켄디 개편, 경쟁전 테스트, 신규 아이템 추가 등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음에도 반등폭이 크지 않았다. 과거 업데이트마다 반등했던 사례와 달리, 주목도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펍지는 위기 타파를 위해 e스포츠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e스포츠의 활성화가 게임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수년간 증명하고 있다.

올해 행사를 살펴보면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2019 펍지 네이션스 컵(PUBG NATIONS CUP, 이하 PNC)’과 ‘2019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UBG Global Championship, 2019 PGC)’, 3페이즈를 마무리한 ‘2019 펍지 코리아 리그(2019 PUBG KOREA LEAGUE, 2019 PKL)’ 등이 있다.

대회의 성과는 분명 있었다. PNC의 경우, 유료 입장(3차 기준 VIP 30,000원, BLUE 20,000원, RED 10,000원)에도 불구하고 장충체육관의 약 2,000석 좌석이 매진됐다.

특히, 한국 관객뿐만 아니라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눈에 띄어 국내를 넘어 글로벌 e스포츠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 e스포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는 미지수다. PNC가 개최되었던 8월 9일부터 11일까지 PC방 점유율을 보면, 12%대로 큰 변화가 없다. 스팀차트 역시, 해당 기간 동안 유의미한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유저들은 e스포츠의 저변 확보가 아닌, 업데이트 기반의 게임 환경 개선을 원하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업데이트에도 반등폭이 크지 않았는데, 이는 유저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최근 추가된 혈흔시스템이 있다. 리얼한 게임플레이를 위해 혈흔 효과를 개선했는데, 반응이 기획 의도와 완벽하게 반대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유저들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카페를 보면 ‘혈흔 효과 업데이트로 게임의 재미가 떨어졌다’, ‘혈흔 업데이트의 롤백이 필요하다’, ‘왜 업데이트를 한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업데이트 방향성과 유저 의견이 상충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사운드를 비롯한 몇 차례 업데이트에서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게 있었던 사례가 종종 존재한다.

이는 펍지의 방향성과 직접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생각하는 간극이 존재하며,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목소리를 모두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하지만 피드백을 수용하고 이를 토대로 개선하는 일은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펍지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콘텐츠나 시스템 추가가 아니다. 내실을 조금 더 가다듬고 유저의 목소리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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