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이하 AI),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차세대게임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GDC 2019(Gam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처음 등장했던 스태디아는 지난해 11월 북미, 유럽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AI도 머신러닝을 거쳐 고도화되고 있다. 알파고에 집중됐던 유저들의 관심사는 바둑을 넘어, 스타크래프트와 도타2, 블레이드앤소울로 넓어졌다.

국내 업계 역시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이동통신 3사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함께 지포스 나우를,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X클라우드를, KT는 유비투스와 협업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시범 운영 중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충분한 사양의 대역폭만 확보한다면 고사양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폰에서 실행할 수 있다. 빠르고 안정적인 5G 환경을 알리고 싶은 통신사에게 클라우드 게임은 최적의 홍보 수단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스태디아에 외신들의 상반된 평가가 이어지면서, 출시가 시기상조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풋렉, 보유했던 게임을 스태디아 버전으로 다시 구매해야 하는 이중 결제, 아쉬운 월정액 구조 등 스태디아로 전향할 이유를 보여주지 못했다.

클라우드 게임의 국내 흥행 여부도 스태디아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이 5G 통신망 구축에 속도를 올리고 있으나 서비스는 여전히 수도권, 대도시로 편중되어 있다.

요금제도 관건이다. 고화질 스트리밍 특성상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플랫폼과 게임 구매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블록체인도 기술의 잠재력과 성장속도를 받쳐줄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AI, 클라우드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손꼽히고 있으나, 높은 진입장벽과 바라보는 시선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로 편중되어 있다.

블록체인 게임 관련 기준도 확실하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인피니티스타는 지난해 11월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거부 판정을 받았다. 아이템의 토큰변환과 암호화폐 도입 등의 시스템을 악용,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블록체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포괄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별개의 기술이지만 유저가 데이터를 재화로 소유한다는 측면에서 밀접하게 이어진다. 아이템을 토큰화하고 다른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야말로 블록체인 게임의 장점인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확한 기준을 잡지 못하고 있다.

태동기에 접어든 게임 AI는 현실적인 문제보다 차세대게임의 기술적 접근에 집중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NHN 등의 게임사들은 음성인식과 추천리스트, 유저 편의 보조 등을 지원하는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AI는 상용화에 나선 다른 차세대 기술과 달리 이미 탄탄한 기술 기반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는 신경망 기반 머신러닝의 고도화로 이어지고 5G 통신기술 구축은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즉, 차세대기술의 전반적인 발전은 모두 AI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

사람들에게 알파고는 생소해 보일지 모르나,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영상 추천 알고리즘,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는 퍽 익숙한 기능이다.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AI가 머신러닝으로 학습할 데이터는 방대해진다. 이처럼 AI는 그 어떤 차세대기술보다도 유연하게 유저들의 삶을 지원하며 개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차세대게임은 변화의 실마리와 함께 많은 한계점을 드러냈다.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은 출시 전에 지적받았던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으며, 게임에서의 AI는 아직 태동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실한 제도와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형국이다. 혁신을 강조하기에 앞서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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