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 출시 전부터 한 가지 보장된 것이 있었다. 음악은 리니지2를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 중 하나란 사실이다.

엔씨소프트는 그 점을 알고 있는 듯했다. 리니지2M은 원작의 미려한 음악들을 최대한 옮겨오는 동시에, 재해석과 오리지널 창작을 덧붙여 더 다채로운 청각 활용을 만들어냈다.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표현법을 적극 활용한 것도 큰 특징이다.

리니지2M은 현재진행형이다. 아덴 월드가 어떤 그림을 가지고 움직일지 아직 미지수인 영역이 많다. 하지만 청각적 질은 이미 수준급에 오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게임 내외로 활용된 음악들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한 단계 다른 퀄리티로 볼 만하다.

11월 공개한 리니지2M 첫 OST 앨범은 오프닝 테마곡 'The Call of Destiny2(운명의 부름2)'였다. 테마곡은 엔씨사운드에서 직접 작사 작곡했고, 뮤지컬 배우 전동석이 보컬을 맡았다. 앨범은 보컬, 연주, 게임의 3종 버전으로 구성됐다.

오케스트라 녹음을 위해 미국 오션웨이 스튜디오에서 내슈빌 뮤직 스코링 오케스트라와 작업을 가졌다.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합창단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코링이 합창에 공동 참여하는 등 최상의 품질을 위해 구성한 흔적이 엿보인다.

'The Call of Destiny2'는 거대한 무대의 막을 올리는 위치에 선 곡이다. 장엄한 관현악 사운드에서 출발해 분위기를 천천히 고조시키다가, 혼성 합창단이 어우러지기 시작하면서 연주와 보컬 모두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후반부는 감동적이라고 할 만하다.

보컬 섭외 역시 의미가 깊다. 전동석 배우는 주변 인물들조차 유일한 취미가 리니지라고 인정할 만큼 리니지 시리즈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다. 공연 외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는 성향에도 불구하고 리니지2M OST를 맡은 것이다. 진심과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만큼, 감성을 최대한 담아 불렀다는 반응이다.

두 번째 OST는 12월 공개한 'The One'. 전동석 배우를 비롯해 동일한 세션이 녹음에 참여했다. 대중음악계에서 유명한 작곡가 황성제가 작곡을 맡아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꽉 찬 사운드를 통한 표현력을 보여줬다.

앞선 오프닝 테마곡이 대서사시를 표현했다면, 'The One'은 감성적인 뮤지컬 무대를 연상시킨다. 약속과 기억을 소재로 잔잔한 발라드가 전개되다가, 후반 합창으로 '지금 우리는 하나, 손과 손을 맞잡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대로 무대에 써도 위화감이 없을 분위기다.
   
1월 2일 공개한 세 번째 OST 'The Heroes'는 종족별 테마를 담았다. 게임에 등장하는 휴먼, 드워프, 엘프, 오크, 다크엘프의 개성을 살려 오리지널 곡을 창작한 것. 엘프 테마곡인 'Face Prejudice'는 생각 외로 활기찬 감성을 섞으면서, 그저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이뤄질 것이라는 선입견에 변화를 줬다.

엔씨사운드는 총 4개의 OST 앨범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 OST 'Warheart'는 1월 31일 공개된다.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목을 통해 전투의 긴박감을 표현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가능하다.

곡의 퀄리티뿐 아니라 유저를 향한 정보 소통도 활발하다. 엔씨사운드 유튜브 채널은 OST 제작과 녹음 과정을 담은 메이킹 영상에 더해, 리니지2M 속 모든 사운드를 만들어낸 비결을 공개하기도 했다.

게임이 사라져도 음악은 남는다. 음악은 과거와 현재 유저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동시에, 게임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이미지다. 리니지2M은 유저가 귀로 즐기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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