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이슈로 떠들썩한 한 해를 보냈던 넥슨이 2020년은 도전적인 목표로 한해를 시작한다.
 
넥슨은 지난해 다소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6주년을 맞이한 장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PC방 점유율 4위에 머물던 피파온라인4는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역시 꾸준한 성과로 온라인게임 라이브 서비스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경쟁력은 비단 온라인게임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PC 및 모바일게임 사업 부문을 통합함에 따라 온라인게임 서비스 경험을 지닌 PM들이 모바일게임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서비스를 경험한 인력이 투입되면서 모바일게임 라이브 서비스 품질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V4에서 효과를 냈다.
 
서비스 70일을 앞두고 있는 V4는 모바일 MMORPG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경매장 및 작업장 관련 이슈가 없으며, 서버 안정성 또한 합격점을 줄만하다. 여기에 9주간 약 11회의 개발자 편지를 공식카페에 게재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반영하는 등 유저들과의 소통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장기 서비스 체제를 갖췄다.
 
넥슨 이정헌 대표가 신년사에서 “올해는 라이브 서비스 역량에 더욱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고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한 만큼, 라이브 서비스 역량 강화는 2020년 핵심 과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페리아 연대기, 드래곤하운드, 메이플스토리 오디세이, 데이브, 네 개의 탑 등의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야생의땅: 듀랑고, 니드포스피드 엣지, 배틀라이트, 어센던트 원 등의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한 효과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종료 및 프로젝트 중단으로 발생한 인력을 신규 프로젝트 혹은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에 분산 배치한다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라이브 서비스의 역량 강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이브 서비스 역량 강화와 더불어 2020년 넥슨의 청사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자체 IP(지식재산권)다.

바람의나라:연을 필두로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등 전성기를 함께했던 IP가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이 밖에도 2018 던파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던파 모바일(가칭)이 개발 중이다.
 
인기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이 남긴 성공 사례는 리니지M, 리니지2M을 필두로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등으로 무수히 많다. 하지만 넥슨은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메이플스토리M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올해 준비 중인 모바일게임은 그동안 출시했던 게임과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예측이 가능한 이유는 사업 방향성의 변화다. 최근 몇 년간 행보를 살펴보면,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보이겠다는 목표 아래 빠른 주기로 수많은 게임을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조가 달라졌다. 2019년 3분기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보면 수가 적지만 규모가 큰 게임, 강력한 IP, 깊이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직 체계를 정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게임은 V4가 유일하다. 생산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퀄리티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분석할 수 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V4는 출시 이후 리니지M을 위협하는 수준의 성과로 그동안 출시한 모바일게임 중 가장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다.
 
방향성 변화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기에 다시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며,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하게 다작보다 소수의 타이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람의나라와 마비노기 등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IP로 분류된다.
 
이렇듯 2020년은 변화를 선택한 넥슨이 시험대에 오르는 시간이다. 그동안 보였던 행보에 비해 신작 라인업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지만 퀄리티 향상에 집중한 만큼, 한층 높은 완성도를 갖춘 게임으로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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